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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nry Hong Oct 25. 2024

에필로그

그래도 뉴욕

계획했던 6개월의 뉴욕 생활이 이미 지났다.

한국과 다르지 않은 생활을 하면서도 뉴욕에 남기로 결정했다.

학원의 학생 비자만 유지한다면 체류에 문제도 없다.

학원에는 출석 확인만 하고 강의실을 빠져나가는 이들이 수두룩하고,

2년 넘게 영어 연수만 하고 있는 사람들이 흔하다.

단지 사람들에게 영어 학원에 다닌다고 솔직히 말하면 잠자코 듣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그들은 별의별 조언인지, 잔소리인지 아님 그냥 참견인지를 늘어놓았다.

이런 사람들에게 이혼녀라고 이야기했다면 어떤 소리를 들어야 했을까?

왜 그랬는지는 나조차도 잘 모르겠는데.. 어쩌면 그냥 지루한 걸 못 참았는지도 모르겠다.

동네 세탁소 사장이 뉴욕에는 어떻게 오게 됐냐는 질문을 했고, 나는 공부하러 뉴욕에 왔고 박사 과정 중이라고 장난으로 말했는데 질문한 사람이 토를 달지 않았다.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이 사람만이 아니었다. 

나는 장난스레 박사 공부하고 있다고 한 건데 모두가 다음 질문을 잊었다.

뭘 알아야 질문을 했겠지.

지금 내가 처한 수준을 정확히 보여 주는 것 같아 씁쓸하지만 현실을 인정한다.

같은 언어를 쓰는 안정감 때문에 한국 사람 많은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한국 사람들과 어울리지만 않는다면 뉴욕은 매력적인 곳이다.

한국 사람들을 만나며 생기는 불편함은 감수하기로 나 자신과 타협했다.

이유는.. 그래도 한국보다 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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