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라면 당연히 멸치육수로
된장국을 끓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다시마와 표고버섯
그리고 감자, 무, 양파, 대파와
된장, 다진 마늘을 넣고 끓였다.
마지막에 두부, 대파와 청양고추로
마무리를 했다.
100% 식물성 재료들로만
끓인 것이다.
"자기야 와서 간좀 봐봐."
"오오!! 이거 정말 멸치육수 없이
끓인 거야?
괜찮은데? 맛있어!!"
"맞지? 나도 너무 맛있네.
육수의 진한맛은 좀 줄어들었어도
채소를 오래 끓여서 그런지
다른 맛있는 맛이 난다.
더 깔끔하다고 해야 하나?"
"응 맞아. 채소가 이렇게 맛을
내는 줄은 몰랐네.
이 된장국 매일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우리는 된장국과 함께
상추, 오이고추, 오이, 쌈장
김치, 두부, 감자와 함께
현미밥을 잔뜩 퍼서
저녁식사를 했다.
"자기야. 저녁식사 너무 만족스럽다.
맛있고, 배부르고, 건강하고.
게다가 설거지도 편해.
기름기가 없으니까
주방세제 안 써도 될 것 같아."
"나도 너무 만족스러웠어!
특히 밥 먹고 나서도
속이 너무 편해서 좋다.
이렇게 속이 편할 수 있는 거였어?
항상 밥 먹으면
트림하기 바빴는데,
이러다 우리 역류성 식도염도
금방 낫는 거 아냐? 하하하"
처음 겪는 종류의 만족스러움을
느낀 첫날의 밥상 이후로
꾸준하게 자연식물식을 실천했다.
매 끼니 푸짐한 쌈들과 현미밥을
주식으로 했고,
고구마, 감자, 단호박, 옥수수 같은
음식들도 맘껏 먹었다.
로컬푸드에서 판매하는
화학 첨가물이 없는
국내산 두부도
매일 사 먹었다.
과일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사서 먹었다.
시작 전 가장 걱정스러웠던
부분도 금방 해결되었다.
매 끼니 먹은
고기반찬에 대한 갈망이나
저녁마다 마시던
맛있는 안주에 술 한잔에 대한 생각이
자연식물식 시작 후
일주일 만에 사라진 것이다.
"오빠. 혹시 고기 먹고 싶은 생각 들어?
신기하게도 나는 전혀 안 드네."
"나도 마찬가지야. 더 신기한 건
내가 술생각이 안 난다는 점이야.
이게 말이 되나? 우리 정말 매일 먹고
마셨는데, 어떻게 일주일 만에
그 생각이 사라지냐."
"그러게. 정말 신기하다.
자연식물식을 하면서 좋은 점을
많이 느끼니까 계속해보고 싶어.
살도 빠지는데, 컨디션도 좋아지는 것
같고 뭔가 몸이 가벼워지는 것 같다고
해야 하나?"
"맞아.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있어.
정말 음식만 바꾸면, 다이어트랑 건강이랑
모두 해결되는 건가?"
"일단 지금까지는 힘든 점이 하나도 없네.
체중도 조금씩 줄고 있고.
특히 배부르게 먹으니까 스트레스 안 받아서
너무 좋다. 특히 오빠 헬스장 다닐 때
식단 한다고 음식 무게 측정하고
어플에 입력하는 거 진짜 싫어했었잖아."
"맞네. 맞아. 자연식물식은
그런 거 안 해서 너무 좋다 하하.
그리고 배부르게 먹으니까 전에 먹던 음식들이
생각 안나는 것 같아.
원래 배고프면 머릿속에서
온갖 음식들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잖아.
오! 마침 배고픔과 관련해서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이 있는데
한번 들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