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자연식물식 다이어트
첫날이다.
기상 후 우리는
평소처럼 레몬수 한잔을
마셨다.
생 레몬을 착즙 후
물에 섞어서 마셨는데,
5개월 전에 요가를 잠깐 다닐 때
원장님이 알려주신 식습관이다.
노폐물 제거에 좋다고 했다.
처음 3일 정도는 속이 쓰렸지만
적응이 되고 나니
아침마다 안 마시면
개운한 느낌이 없다.
배출도 전보다 잘 되는 것 같고
나쁜 점은 없는 것 같아서
꾸준히 마시고 있다.
밥솥을 열어보니
어제 예약해 놓은 현미밥이
완성되어 있었다.
주걱으로 살짝 떠서
먹어봤는데, 맛이 괜찮다.
식감이 백미보다 거칠었지만,
오래 불린 덕분인지
아니면 물을 기준보다 넉넉하게 넣어서 인지
생각보다 부드러웠다.
이 정도면 백미를 안 섞고
100% 현미밥으로 꾸준히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점심에 먹을 도시락을 쌌다.
먼저 현미밥을 조금 담고
상추, 오이고추를 담았다.
어제 쪄놓은 고구마와 바나나
그리고 파프리카랑 셀러리도
먹기 좋게 잘라서 담았다.
12시에 도시락을 먹었다.
처음 먹어본 현미밥은
백미보다 더 고소했다.
다만 오래 씹어야 하는 게
약간 불편하긴 했다.
고구마랑 바나나는
원래 달콤한 음식이니
먹는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나머지 채소들을 먹는 게
쉽지 않았다.
책에 나온 대로 완벽하게
하려다 보니 쌈장도 없이 먹으려 한 게
실수였다.
"생 채소만 먹으려니 도저히 맛이 없네."
식사 후 아내와 연락해 봤는데,
나와 같은 반응이었다.
"자기야 저녁에는 쌈장을 같이 먹어보자.
그냥 먹기에는 상추랑 셀러리가
너무 맛이 없다."
"오케이! 그러자 하하."
식사 후 퇴근시간까지
배가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뭔가 포만감이 부족했고,
말 그대로 '허'했다.
집에서 아내와 식사를 준비하며
내 의견을 이야기했다.
"자기야. 저녁식사는 현미밥을
더 많이 먹어보자. 책에 배부르게 먹으라고
나와있었잖아. 다이어트한다고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도시락에 현미밥을 적게 담았어.
일하는 동안 계속 허하고 배고픈 느낌이더라고."
"맞아. 나도 그랬어.
밥 많이 먹는 거 살찔까 봐 조금 무섭기는 한데
책을 믿고 그렇게 해 보자.
아참! 아까 쌈장도 같이 먹자고 했잖아?"
"응. 맛없게 먹으면 꾸준히 못할 것 같아.
차라리 쌈장을 함께 먹으면서
맛있게 식사하는 게 꾸준히 할 수 있는
방법 같아서. 자기 생각을 어때?"
"나도 정말 동의해!
맛나게 쌈장 만들어서
채소 왕창 먹어 보자 하하하."
우리는 된장, 고추장, 다진 마늘과
참깨를 넣고 쌈장을 만들었다.
참기름을 안 넣었지만,
참깨를 갈아서 수북이 넣으니
고소하고 괜찮은 쌈장이 되었다.
"자기야. 저녁식사는 된장국 먹자.
내가 만들어 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