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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 May 30. 2021

가짜 보리차를 만드는 법

대학 살사들 이야기, 보리알 차와 보리 맛 차

추운 겨울날 보리차 한잔이 주는 따뜻함을 느껴 본 지 꽤 오래되었다.

스타ㅇㅇ가 들어오고, 여기저기 골목까지 커피 전문점이 생기면서,

나는 보리차보다는 커피가 더 친숙해졌다.


굳이 커피와 보리차 만드는 과정을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 보리차는 끓여야 제 맛이 난다.

티백도 좋지만, 잘 은 보리알을 넣어 푹푹 끓여 먹는 보리차가 원조의 맛과 구수한 향을 진하게 낸다.


사무실에 손님이 찾아오면 우선 차부터 내주던 시절이 있었다. 고 작은 갖가지 행사 준비 오고 가는 사람이 많았던 우리 실에는 일정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이 근무하고 계셨는데, 그분은 언제나 보리차준비해 놓으셨다.


따끈한 보리차 한잔이 생각난 어느 날,

살짝 제쳐져 있는 과장실 문 앞에 조용히 다가다.

'선생님, 보리차 한잔만 부탁합니다' 했더니, 리컵에 영롱한 보리차 한잔을 주셨다.(대학에서 직원 상호 간 호칭은 선생님으로 통한다)

사무실 자리로 돌아와 따끈한 보리차가 전해주는 구수함을 맛보았다.


'잘 마셨습니다' 잔을 돌려주며 뒤돌아서는 나에게, '보리차 맛이 어때요?' 묻길래, '아주 구수 해서 좋았습니다' 했더니, 그레 웃으며 '그거 가짜 보리차예요'했다.


가짜 보리차 만드는 법은 간단했다.

뜨거운 주전자에 맥심 커피 몇 알을 넣고 휘휘 젓는다. .


색깔도 맛도 보리차와 구분하지 못할 만큼 똑같았다.


진짜와 가짜가 온통 뒤섞여 있는 오늘

진짜 '보리알 차'와 커피 넣은 가짜 '보리 맛 차'는

누가 구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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