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던 무렵인 1943년 11월에 오웰은 2년 남짓한 BBC 라디오 프로듀서 생활을 접고, 좌파 주간지인 <트리뷴>지에 문예 부문 편집장 일을 맡는다. 그리고 같은 때에 집필에 들어가 1944년 2월에 완성한 『동물농장』은 여러 출판사로부터 거절당하다 결국 1945년 8월에야 출간된다.
1.'인도'의 특정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방송을 했다는 것
해당 언어를 알되 문화적 배경은 다른 사람들에게 시를 방송한다는 것
을 극복하기 위해 시도한 방송 방식은 어떤 것이었는지? (p163~165)
- 우리는 가능한 경우라면 언제나 시를 쓴 사람이 직접 나와 방송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우리가 인도의 특정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방송을 했다는 사실이, 방송을 구성하는 테크닉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다는 점은 덧붙이고 싶다. 본질적으로 우리의 문학 방송은 인도의 대학생들을 겨냥한 것이었는데, 소규모의 적대적인 그 청취자들은 영국의 선전 운동이라 할만한 다른 무엇으로도 접근할 수 없는 대상이었다.
- 해당 언어를 알되 문화적 배경은 다른 사람들에게 시를 방송할 경우, 어느 정도의 논평과 설명은 불가피한데, 우리가 대개 따랐던 방식은 월간 문학잡지를 가장한 형태의 방송을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편집진이 회의실에 앉아 다음 호엔 뭘 실을까를 의논하는 시늉을 했다. 누가 어떤 시를 제안하면 다른 누구는 다른 시를 제안했고, 잠시 의논을 하다 시가 정해지면 다른 목소리가 시를 읽었고, 목소리의 주인공이 그 시의 작가라면 더 좋았다. 이 시는 자연스레 다른 시를 불러냈고, 프로그램은 그런 식으로 진행됐는데, 대개 두 편의 시 사이에 최소한 30초의 의논이 있었다. 30분 분량의 프로그램에서 목소리는 여섯 정도가 제일 알맞은 것 같았다. 이런 유의 프로그램은 짜임새가 엉성할 수밖에 없었으나, 하나의 테마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하면 어느 정도 통일성이 있어 보였다. 우리가 상상으로 만드는 잡지의 한 호는 전쟁이란 주제를 다뤘다.
- 비공식적 토론의 모양새→ 어려운 밋밋하고 교과서적인 소재의 분위기가 크게 완화되는 장점
- 여러 발언자들은 서로에게 말하는 듯한 형식으로 실은 청취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 또한 그런 식으로 접근하면 적어도 그 시가 나오게 된 맥락을 설명해 줄 수 있는데, 그런 맥락이야말로 일반인들이 시를 대할 때 결핍을 느끼는 부분인 것이다.
2. 이런 프로그램 방법에 대해 오웰이 굳이 언급한 이유는?(p166)
시를 대중화하는 수단으로 라디오를 이용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과 관련하여 나 자신과 여러 사람에게 이런 저널 아이디어를 가져다줬기 때문이다. 나는 시를 쓴 사람이 직접 방송을 하는 게 그저 청취자들에게만 어떤 효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시인 자신에게도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발견하고서 매료되었다. 시를 방송하는 방법에 관한 한 영국에선 별달리 시도된 바가 거의 없으며, 시를 쓰는 많은 사람들이 시를 크게 소리 내어 읽는다는 생각 자체를 해본 적이 없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마이크 앞에 앉음으로써 시인은 우리의 시대와 나라에서는 달리 접할 수 없는 새로운 관계를 자기 작품과 맺게 된다.
3. '우리 문명'에서 '시'의 '현재' 위치 (p169~171)
우리 문명에서 시는 단연코 가장 불신받는 예술, 다시 말해 일반인들이 '어떤' 가치도 찾아내려 하지 않는 유일한 예술임이 분명하다. 일반인들은 점점 더 시에 반감을 갖게 되고, 시인은 점점 더 거만하고 난해한 존재가 되어, 결국엔 시와 대중문화 사이의 단절이 일종의 자연법칙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우선 표면적으로 볼 때 시가 인기 없다는 건 더없이 완벽한 사실이다.
다수 대중이 '시'에는 거부감을 갖고 있을지언정 '운문'에는 큰 거부감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시를 싫어하는 것은 시가 불가해성, 지적 허세, 그리고 남들 바쁜데 혼자만 한가로운 소리를 한다는 느낌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시를 대중화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는, 후천적인 억제를 완화시켜 주는 일이다. 그것은 사람들이 기계적인 야유를 내뱉는 대신에 듣도록 해주는 문제다.
4. '시를 다시 대중화'하기 위해 오웰은 '라디오'를 희망적인 매체로서 제시한다.
그러나 이 경로가 어려워지는 이유로 무엇을 들고 있는가?(p172~173)
- '라디오'라는 단어 자체가 고함지르는 독재자나, 아군 비행기 세 대가 귀환하지 못했음을 알리는 점잖고 묵직한 음성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 전파를 타는 전 세계의 모든 방송이, 현상을 유지하고자 하며 그래서 일반인들이 너무 똑똑해지는 걸 막으려 하는 정부와 거대 독점기업의 통제하에 있기 때문이다.
- 예술 작품이 만들어지는 경로가 점점 더 관료의 통제하에 들어가고 있는데, 관료의 목표란 결국 예술가를 망가뜨리는 것, 혹은 최소한 거세라도 해버리는 것이다.
- 현대 국가는 지식인의 자유를 말살하려는 경향을 보이지만, 동시에 모든 국가가 갈수록 국가의 홍보를 맡아줄 지식인들을 필요로 하게 된다. 영국 정부는 이번 전쟁에 돌입할 때 문단의 지식인들을 배제할 의사를 거의 공공연하게 밝힌 바 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시점엔 거의 모든 작가를 정부 각 부처나 BBC로 끌어들였다. 정부가 내키지 않으면서도 그런 사람들을 흡수한 것은, 그들 없이는 지탱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5. 작가가 전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p174)
마이크가 시를 일반인들에게 다시 돌려줄 수단이 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으며, 시가 글보다 말에 가까워짐으로써 유익할 것인지조차도 확실치 않다. 하지만 나는 그런 가능성들이 존재한다고, 문학을 아끼는 사람들이 너무 무시당하고 있는 매체에 더 관심을 가질지도 모른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싶다.
6. 제목 <시와 마이크>에서 제목이 비유하는 직접적인 표현 찾기(p174)
라디오는 발전 초기부터 관료화되는 바람에 방송과 문학의 관계가 제대로 검토된 적이 없다.
애석하게도 난 시를 즐기지 않는다. 왜일까? 지금 생각해 보니 수업 시간에 시 낭독하는 시간이 즐겁지 않았던 기억이 났다.
포만감이 절정을 이루는 5교시나 6교시 때 주로 시 읊는 시간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많은 사람 앞에서 시 낭독하는 게 너무 싫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동시는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 다행인지 그런 나를 위해 요즘 시 그림책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그림책으로 시를 만나면 또 다른 세상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시와 마이크>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대충 느낌은 왔다.
오웰이 BBC 방송활동한 내력을 이미 알았기 때문에 라디오 방송 때 시 낭독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사람들이 시를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한가롭다는 인식 부분에서 우리나라 옛 선조들이 특히 양반들이 시를 읊었던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쁘게 일하는 백성보다야 느긋하게 생활하는 것이 양반의 특권이었기에 백성 입장에서는 양반이라는 계급에 대한 특권이었고 양반 또한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특권이라 여겼으니 오웰이 말한 '시'가 배척당하는 이유와 다르지 않았다.
홍보를 맡아줄 지식인들이 필요로 하게 된다는 국가의 입장에서 오늘날과도 크게 다르지 않음에 놀라웠다.
오웰은 라디오에서 마이크를 잡고 어떤 시를 낭독할지 궁금해진다.
남다른 그림책 큐레이션
요즘 '시' 그림책이 종종 출간한다.
딱딱한 텍스트를 보다 운율적인 시와 더불어 그림과 함께 보며 예술을 만날 수 있는 시 그림책 한 권을 소개한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전병호 (지은이), 김주경 (그림) 도토리숲 2020-09-07
어우리 집 하늘은
반 평이다.
처마와
담 사이에서
네모난 하늘.
고개를 삐끔 내밀다
해가
그냥 가더니
달도
한걸음에
건너가 버린다.
옥상에 오르면
아무도 가지지 않은
수천 개의 별은 모두
내 차지이다.
우리 집 하늘은
억만 평이다.
방정환문학상을 수상하고, 한국동시인협회 회장을 지낸 전병호 시인이 지은 시다.
힘든 어린 시절 옥상에 올라가 밤하늘을 보며 마음에 위로를 받았던 감정과 추억을 담아 쓴 동시 '우리 집 하늘'에, 잔잔하고 따뜻한 정감 있는 그림으로 아이의 하늘에 대한 마음과 끝없이 펼쳐지는 하늘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