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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미인 앨리 Aug 13. 2024

여름 별미_옥수수 & 감자

여름 그림책큐레이션 (5) _ 여름 체절 채소 편

여름에는 더위만큼 우리에게 많은 먹거리를 준다.

봄, 여름, 가을, 겨울마다 제철 먹거리로 우리 입을 즐겁게 한다.

특히 여름에는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 보양식도 먹는다. 몸을 보호하는 데에는 제철 음식, 과일, 채소만큼 좋은 보약이 없다. 이상하게 어릴 때는 채소가 입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여름이면 생각나는 채소가 있다.

바로 옥수수, 감자, 토마토다. 그중에서 옥수수와 감자에 대한 그림책을 소개한다.


시장에 가면 옥수수가 나올 때쯤 더위가 시작됨을 알 수 있다. 단단한 노란색 옥수수는 삶기 전엔 투박해 보이지만 삶고 나면 윤기가 반지르르 흐른다. 지나가던 고객 눈을 사로잡는다. 예전에는 집에서 삶아 먹었다면 요즘은 굳이 힘든 일을 하지 않다 보니 삶은 옥수수를 구입한다. 초보 주부에게는 옥수수 삶기가 만만치 않다.

약간 달면서도 쌉쌀한 맛을 내기 위해서는 소금, 설탕 그리고 마법의 가루 신화당의 황금비율 맞추기가 어렵다. 나처럼 요리가 어려운 주부는 시장에서 사 먹는 걸 더 선호한다.

탱글탱글한 옥수수, 하나씩 알갱이를 뜯어먹는 재미가 있고 한 줄씩 씹어먹는 재미도 있다.

하모니카 분다는 말이 생각나는 옥수수.

노란 알갱이가 유혹하는 다양한 그림책을 만나보자.




1. 옥수수 : 성장과정 / 상상 / 오감관찰

(1) 밀짚모자 : 김윤이 글,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2019.07.11.
- 출처: 알라딘 서점 -

옥수수가 생각나는 여름, 사람을 밀짚모자로 지칭하며 옥수수가 어떻게 자라는지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싹이 트는 이른 봄부터 뙤약볕 아래 옥수수가 여물어 가는 한여름까지 옥수수 한살이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한 장씩 책장을 넘길 때마다 조금씩 자라는 옥수수 모습과 자연의 흐름에 맞춰 묵묵히 일하는 농부를 독자는 만난다.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순간이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우리가 손쉽게 구하고 맛있게 먹는 옥수수는 누군가의 땀과 수고가 깃들어져 있음을 그림책으로 깨닫는다. 옥수수 한 알 한 알에 담긴 농부의 마음을 느낀다.


김윤아 작가는 부모님이 은퇴한 후 시골로 내려가신 덕분에 계절마다 시골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더운 여름, 훌쩍 자란 옥수수 밭 사이로 밀짚모자만 겨우 보이는 아버지를 보며 <<밀짚모자>> 제목이 떠올라 그림책을 구상했다. 부모님은 기꺼이 모델이 되어주셨고, 옥수수를 수확할 때까지 꼼꼼하게 관찰하고 스케치화한다. 덕분에 농촌의 아름다운 풍경과 실감 나는 농부 모습을 만난다


(2) 옥수수 대탈출: 안주미 글, 그림 / 현암주니어 2021.04.05.
- 출처: 알라딘 서점 -

식탁 위에 놓인 옥수수. 군침 흘리며 바라보는 강아지 시선에 주목한다.

아이가 손 씻으러 간 사이, 강아지가 슬그머니 턱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입맛을 다신다.

그런데, 옥수수가 들썩들썩하더니 옥수수 알갱이 하나가 빼꼼 얼굴을 내민다.

여기저기서 쏙쏙 빠져나오는 옥수수 알갱이들! 눈이 커다래진 강아지가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먼저 탈출한 옥수수 알갱이들은 잽싸게 식탁 아래로 뛰어내리더니 줄 맞춰 다음 작전 장소를 향해 달려간다.

옥수수 알갱이들은 어떤 작전을 펼칠까?


- 출처: 알라딘 서점 -

<<옥수수 대탈출>>은 옥수수 알갱이를 쏙쏙 빼먹은 자리마다 구멍이 송송 난 속대를 보고 상상한 이야기다. 작가는 좁은 자리에 갇혀  옥수수 알갱이들이 자유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기를 바라며 만들었다. 엉뚱 발랄한 탈출 작전은 만화 같은 장면 구성으로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강아지 시선을 따라가며 강아지 표정에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과연 옥수수 알갱이들은 무슨 일을 벌이는 걸까?


(3) 찍찍찍 마을 옥수수 축제 : 멜리 글, 그림 / 위즈덤하우스 2024. 07.29.
- 출처: 알라딘 서점 -

찍찍찍 생쥐들이 옥수수로 축제를 할 예정이다. 맛있는 옥수수를 실컷 먹고, 기다란 잎으로 미끄럼틀도 타고, 공연에 쓸 옥수수수염과 잎도 살뜰하게 모은다.

멜리 작가는 사계절 그림책 시리즈로 꼬마 멧밭쥐 다섯 친구들의 이야기를 펼친다.

이번 시리즈는 햇살이 쨍쨍 내리쬐는 무더위, 그러나 맛있는 열매가 영그는 여름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찍찍찍 마을에 여름이 찾아온다. 멧밭쥐 친구들은 여름밤 축제에 선보일 특별한 마법 공연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꼬맹이, 소심이, 똘똘이, 통통이, 행복이까지 다섯 친구들은 함께 노는 게 가장 즐거운 단짝이다. 공연의 주인공을 맡은 행복이는 친구들을 데리고 수염을 구하러 옥수수밭으로 간다.

옥수수를 맛나게 먹고 옥수수수염과 잎도 모으는데 그때, 동그란 무엇이 휙 날아온다. 옥수수 줄리가 흔들리더니 "멍"하는 소리도 들린다. 과연 이들은 무사히 마을로 돌아가 마법 공연을 성공적으로 해냈을까?


(4) 옥두두두두 : 한연진 글, 그림 / 향출판사 2022. 07. 01.
- 출처: 알라딘 서점 -

<<옥두두두두>>를 읽고 나면 당장 '옥수수'를 먹으로 가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타이포그래피 그림책으로 글자로 오감을 느낀다. 옥수수 모양, 소리, 감촉 등 오감을 자극하는 그림과 글이 재미있다. 맛 좋게 익어가고, 보기 좋게 자라나고, 듣기 좋게 펑펑 터져서 누군가에게 먹거리가 되는 옥수수 이야기를 반짝반짝 담았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오옥슈슈슈슈, 옥두두두둑, 억스스스스, 옥수수, 누수수"

말놀이의 세계에 푹 빠지는 옥두두두두를 읽을 때는 다음 세 가지 단계에 따라 읽으면 더 재미있게 만난다.

처음에는 그림만 본다. 타이포그래피(글자디자인)도 그림이기 때문에 그림이 변하는 모습과 타이포그래피가 변하는 모습을 살펴보면 조화롭게 연출한 아름다움을 만나게 된다.

그다음에는 슈슝이들이 하는 말을 들어본다. 다섯 슈슝이들은 땅속에서 저마다 생각하는 모습을 만난다.

마지막으로 슈슝이들 말과 타이포그래피 리듬을 따라 읽어보면 말맛이 달라진다.

말놀이도 하면서 그림놀이가지 할 수 있는 오감관찰 그림책입니다.




2. 감자 : 상상, 성장과정, 자존감

타박타박 삶는 감자, 여름에 더 맛있게 먹는 감자다.

푹 삶은 감자도 맛있지만 더운 여름에는 타박이 감자 먹는 게 더 끌린다.

감자는 조금 오래 두어도 된다는 편견으로 며칠 보관하다면 싹이 올라올 때가 있다.

싹만 자르고 먹어도 괜찮지만 너무 심할 때는 버리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유독 불량 감자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감자가 자라는 이야기와 자존감을 찾아가는 불량 감자를그림책으로 만나보자.


(5) 감자가 만났어 : 수초이 글, 그림 / 후즈갓마이테일 2017. 07.11.
- 출처: 알라딘 서점 -

감자가 다양한 채소를 만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완성되는 그림책이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으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식재료가 만나 창작물이 탄생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사과, 바나나와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은 콩, 가지, 호박을 만나면서 귀엽고 재미있는 무언가로 변한다. 기발하고 재미있는 상상을 만들어내는 그림책이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반복되는 어구와 의태어가 적절하게 사용되어 경쾌한 운율로 책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아삭아삭 주홍 당근, 매끈매끈 보랏빛 감자 등 책을 읽는 동안 호김심과 상상력이 자극된다.

그런데 마지막엔 똥을 만난다. 과연 감자는 똥을 만나면서 무엇이 되었을까?

<<감자가 만났어>> 그림책은 수초이 작가의 첫 그림책이다. 특유의 풍부한 터치와 색감, 재미있게 해석한 캐릭터 표현을 실크 모노 프린트, 아크릴릭 등의 다양한 기법을 콜라주로 완성했다. 특히 주인공 감자는 작가가 4년 전 영국 활동 후 한국에 들어와 작업한 후즈갓마이테일의 키즈 아트 포스터 속에 있던 감자로, 작가만의 기발한 상상력을 더해 유쾌하고 신나는 그림책을 완성했다.


(6) 불량감자 : 오다라 글, 그림 / 페이퍼독 2024.07.01.
- 출처: 알라딘 서점 -

책표지에 동공이 커진다. 책인지 과자인지 헷갈린다. <<오다라의 불량감자>> 그림책은 감자칩 과자봉지를 떠오르게 한다. 과자봉지를 옆에 두고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가 있다. 실제로 책을 들고 마트로 가 과자코너에 두고 사진을 찍었는데 감자 과자와 거의 비슷해 웃음이 나왔다.

"싹이 났네. 불량감자라고?"

싹이 난 불량감자는 불량감자가 되고 싶지 않다. 물에 몸을 불려도 보고, 퍼런 부분을 털어내며 변신을 시도한다. 얇게 더 얇게. 가볍게 더 가볍게. 한결 가벼워진 몸과 마음을 빨간 버스에 싣는다. 뜨거운 바람 타고 감자 칩들의 바삭한 여행이 시작된다. 시원한 동해 바다로 떠나는 불량감자들. 처음 보는 바다와 산을 바라보며 불량감자들은 그곳에서 신나게 논다. 배를 타기도 하고 잠수도 하며 밤에는 폭죽놀이하며 추억을 쌓는다.

불량 감자로 포기했다면 만나지 못할 순간들은 사진으로 남겨본다.


오다라 작가는 불량감자이지만 부족해도 행복해지는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준다.

완벽한 인생이 아니면, 실패한 인생인가? 불행해지는 걸까?

작가는 아니라는 것을 우리에게 말해준다. 우리도 안다. 완벽한 인생만이 최고가 아니라는 점을.

나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매일매일이 더 소중하고 완벽하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싹도 나고 울툴불퉁해서 상품성이 없는 불량감자지만 이 책의 주인공이 되었다. 불량감자들의 여행을 통해 있는 독자들이 그대로의 자신을 긍정하며 주어진 시간 속에서 최고의 즐거움을 찾는 여정이 되기를 바란다.


구석구석에 그림이 많다. 어떤 그림을 무엇을 나타내는지 글과 함께 읽으면 자기도 모르게 키득키득해진다.

고소하고 짭조름한 감자칩을 먹으면서 <<불량감자>> 그림책을 함께 읽으면 좋다. 또한 과자봉지와 같은 점 다른 점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불량감자가 완벽해지려고 애쓰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즐겁게 살아가는 것처럼 우리 모두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자.


(7) 감자 감자 뿅 : 재희 글, 그림 / 킨더랜드 2024.06.25.
- 출처: 알라딘 서점 -

빨간 바탕에 제각각 다른 모양의 감자들이 보인다. 책 제목이 놀이할 때 불렀던 노래를 기억하게 한다.

그리고 뒤표지에서 보여주는 감자 비밀. 과연 감자에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 출처: 알라딘 서점 -

이 부분을 읽으면서 뽑아도 나고 뽑아도 나는 게 뭘까 생각하다 문득 새치가 떠올랐다. 너무너무 신경 쓰이고 모두 나만 쳐다보는 것 같다는 감자 이야기가 내 이야기처럼 들렸다.

<<감자 감자 뿅>> 그림책은 누구나 감추고 싶은 비밀에 대해 들려준다. 비밀은 고민일 수도 있고, 단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친구가 몰랐으면 좋겠고, 부모님도 몰랐으면 한다.

감자는 고민 끝에 비밀을 가리기로 한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자신의 비밀을 감추기만 하던 감자는 처음으로 목욕탕에 갔다. 겨우 감추었는데 모든 걸 드러내야 하는 현실에 안절부절못한다. 다른 감자들이 비밀을 보고 놀란 눈으로 보거나 수군거릴까 봐 걱정했는데, 이상하게도 목욕탕은 평온하기만 했다. 아무도 감자의 비밀을 놀라워하지 않았다. 감자는 깨달았다. 목욕탕을 통해 누구나 저마다 고민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목욕탕에서는 비밀이 없다. 누구나 단점이 있다는 사실을 아무렇지 않게 공개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아무도 그 비밀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 목욕탕에서 나오면 개운한 이유는 무엇일까? 감자의 경험은 타인을 보는 다른 눈을 같게 한다. 숨기고 싶은 신체 비밀이 있다면 감자 감자 뿅 손을 잡아보길 바란다.

한결 마음이 가볍고 개운해짐을 느끼게 된다.



요즘 시장이나 마트에 가면 많이 만나는 채소가 감자와 옥수수다.

제철 채소로 사람들에게 인기 많다. '옥수수' 관한 그림책에서는 표면적인 부분에 집중하면서 자라는 과정과 상상에 접근하는 그림책이 많았다. 반면에 '감자' 그림책은 아무래도 '싹'에 집중되면서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가 풍성했다. 우리가 먹는 음식으로 밖과 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그림책으로 무더위를 날려본다.





여름 별미: 옥수수 & 감자

여름 그림책큐레이션 5탄(채소 편)


(1) 노란색의 유혹 : 옥수수


(2) 불량감자 나가신다 :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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