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를 쏘다
Shooting an Elephant

< 나는 왜 쓰는가 - 버마 시절의 글: 1922~1927>

by 그림책미인 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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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쏘다 Shooting and Elephant> 1936년 가을 <뉴 라이팅>지에 게재되었다.

<교수형>과 더불어 버마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슬이며 사후에 출간된 에세이집의 제목으로 선정되었을 만큼 유명한 작품이다. 1936년 오웰이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에서 "1936년부터 내가 쓴 심각한 작품은 어느 한 줄이건 직간접적으로 전체주의에 '맞서고' 내가 아는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지하는' 것들이다"라고 할 만큼의 그이 작가 인생에서 중요한 해였다. 같은 해 6월에 결혼한 그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가게를 하고 텃밭을 일구며 집필에 열중했는데, 1월부터 3월까지는 한 진보단체의 의뢰를 받아 잉글랜드 북부 노동자들의 열악한 생활을 취재했고, 12월에는 이 르포 원고를 완성하자마자 스페인내전에 참전하러 떠났다. 이 원고는 오웰이 스페인에서 싸우던 이듬해에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이란 책으로 발간되어 이전에 출간한 4권을 다 합친 것보다 널리 읽혔다.


1) 첫 세문장과 마지막 세 문장


첫 세 문장
:남부 버마의 몰멩(버마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1826~1852년까지 영국령 버마의 첫 수도)에서 나는 많은 사람들의 미움을 받았다. 살아오면서 남들에게 미움을 받을 만큼 내가 중요해진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나는 막연하고 사소한 반유럽 정서가 상당히 독한 그 도시에 배속된 경찰관(경찰 간부)이었다. (p31)

역사를 모르는 사람도 호기심이 생길 수 있는 임팩트 있는 문장이로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의 미움을 받았다.' 무슨 이유로 왜 그곳에서 미움을 받았는지 궁금해진다. 미움을 받을 만큼 내가 중요해진 것 처음이며 을이 아닌 갑의 위치라는 설명에 독자는 어떤 분위기일지 짐작 가능하다.


끝 세 문장
:그래서 나중에 나는 그 콜리가 코끼리 때문에 죽은 걸 큰 다행으로 알게 되었다.
덕분에 나는 법적으로 정당할 수 있었고, 코끼리를 쏠 핑계가 충분했던 것이다.
나는 내가 코끼리를 쏜 게 순전히 바보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한 짓이었다는 걸 알아차린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 (p42)

묘하게 첫 세 문장과 끝 세 문장이 연결된다. 경찰 간부로써 어떤 일을 했는데 이건 정당하며 핑계 가능하며 내가 한 짓이 옳아다는 걸 정당화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의심적은 정당화가 누군가에게 들킬까 봐 두려워하는 모습도 있음을 알게 된다.


2) 몇 년도에 있었던 일을 몇 년도에 쓴 것인지 확인


버마 시절(1922~1927년 / 19~24세)에 경험한 사실을 적었다.
이때 조지 오웰은 대학 대신 '인도 제국경찰'에 지원, 합격한 조지는 영국 식민지인 인도의 관할을 선택(버마)
1927년 7월에 휴가를 얻어 영국에 오기까지 5년 동안 식민지 경찰 간부 생활한 바탕으로 소설 『버마 시절』(1934),「교수형」(1931), 「코끼리를 쏘다」(1936) 에세이가 나왔다.
→제국의 식민 통치와 그 앞잡이 노릇을 하는 자신에 대한 환멸. (p464~465)

3) 이 글을 쓸 당시 오웰의 '제국주의'에 대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감정' '생각'을 드러낸 단어 찾기

(p32)

조롱 띤 노란 얼굴들
제국주의가 사악한 것이니
나는 이론적으로는 전적으로 버마인들 편이었고, 그들의 압제자인 영국인들을 전적으로 적대시했다.
내가 하고 있던 일에 대해서는, 내가 설명할 수 있는 그 어떤 정도보다 지독하게 혐오했다.
제국의 추악한 짓거리들을 지근거리에서 보게 된다.
이 모든 게 견딜 수 없는 죄책감으로 나를 짓눌렀다.
동양에 가 있는 영국인이라면 누구나 그랬듯 내 문제를 철저히 함구한 채 혼자 해결해야 했던 것이다.
내가 알았던 것이라곤 섬기던 제국에 대한 나의 증오와, 도무지 알을 할 수 없게 만들려던 악독하고 자그만 인간들에 대한 나의 분노 사이에 내가 끼어 있다는 사실 뿐이었다.

오웰이 생각지도 못했던 제국주의에 대한 민낯과 그것을 알면서도 덮어야 했던 압박감 그리고 그런 그를 바라보는 버마인들의 표정에서 갈등하는 그의 얼굴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4) 작가가 하고픈 말(주제문)이 드러난 부분?


그래서 나중에 나는 그 쿨리가 코끼리 때문에 죽은 걸 큰 다행으로 알게 되었다.
덕분에 나는 법적으로 정당할 수 있었고, 코끼리를 쏠 핑계가 충분했던 것이다. 나는 내가 코끼리를 쏜 게 순전히 바보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한 짓이었다는 걸 알아차린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 (p42)

포악한 짓을 해도, 바보 꼭두각시처럼 행동을 해도 모든 것이 법적으로 정당할 수 있었던 제국주의의 모습을 말한다. 식민지 통치는 당연한 것이며 정정당당하다고 부르짖을 수 있는 핑계가 아닐까? 법적으로 이상 없으면 폭력도 정당화될 수 있다는 모습이 우리 현실과 다르지 않다. 바보가 되지 않기 위해 바보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서슴지 않고 했던 만행들이 제국주의 가증스러우면서 바보 같은 꼭두각시 행동일지도 모르겠다.


5) 제국주의의 본질을 간파: 그것이 무엇인지 드러난 부분?(p33)

코끼리 한 마리가 시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있다는 전화가 왔다. 도움을 달라는 요청에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몰랐지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고 싶어 조랑말에 올라타고 그곳으로 향했다. 소총을 챙겼으며 코끼리를 잡기에는 너무 빈약했지만, 그 소리는 위협용을 쓸 만하다 싶었다. 야생 코끼리가 아닌 '발정기'를 맞은 길든 코끼리였다. 길든 코끼리가 다 그렇듯 녀석은 '발정기'가 닥치자 묶여 있었는데, 전날 밤 사슬을 끊고 탈출한 것이었다. 무기가 없는 버마인 주민들은 녀석이 나타나자 속수무책이었다.

'길든 코끼리'와 '발정기' 코끼리 표현으로 제국주의가 식민지를 길들인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무기가 없는 그들에게 제국주의는 어떻게 다가갔던가. 뒤에 이야기는 더 이어지지만 짧은 도입 부분에서도 제국주의가 무기를 사용해 식민지인을 제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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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오래 생각할 부분: p38

그때 나는 내가 결국엔 코끼리를 쏴야 한다는 걸 문득 깨달았다. 사람들이 내가 그러리라 기대하고 있었으니 그래야만 했던 것이다. 나는 2000명의 의지가 나를 거역할 수 없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손에 소총을 들고 서 있는 그 순간 나는 백인의 동양 지배가 공허하고 부질없다는 것을 처음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여기 무장하지 않은 원주민 군중 앞에 총을 들고 서 있는 백인인 나는 겉보기엔 작품의 주연이었지만, 실은 뒤에 있는 노란 얼굴들의 의지에 이리저리 밀려다니는 바보 같은 꼭두각시였던 것이다. 그 순간 나는 알게 되었다. 백인이 폭군이 되면 폭력을 휘두르고 말고는 자기 마음이지만, 백인 나리라는 상투적 이미지에 들어맞는 가식적인 꼭두각시가 된고 만다는 것을 말이다.

누군가를 짓밟고 올라가야 하거나 누구보다 위에 있으려고 할 때 당연히 그들보다 더 많은 힘과 부가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며 갑질 행동을 한다. 하지만 오웰이 말하는 부분을 다시 생각해 보면 그 위치에서 내려오지 않기 위해 그들에게 보여줘야만 하는 허상이 존재함을 알게 되었다. 그들 또한 나약하고 선한 감정과 생각이 있을지라도 겉으로 드러내지 말아야 하는 가식적인 면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바보 같은 꼭두각시라는 문구가 참으로 와닿는다.

그는 가면을 쓰고, 그의 얼굴은 가면에 맞춰져 간다. 그러니 나는 코끼리를 쏴야 했다.
백인 나리는 백인 나리답게 행동해야 한다.
단호하고, 생각이 분명하고, 확실히 행동하는 것처럼 보여야 하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장소에 따라 가면을 다르게 써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페르소나라 부르며 내 안의 자아가 가진 수많은 다양성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내 마음과 다르게 행동해야 할 때가 있다. 오웰이 코끼리를 쏘고 싶지 않았지만 쏘아야만 했던 것처럼 우울하지만 항상 밝은 이미지로 나를 포장해야 할 때는 '나'라는 존재에 의문을 던진다. 백인 나리는 백인 나리답게 행동해야 한다는 문구처럼 그 상황에서는 '나'가 아닌 내가 있는 위치에 있는 나답게 행동해야 한다. 약한 모습은 보이지 말아야 하고 단호하고, 생각이 분명하고, 확실히 행동하는 것처럼 보여야만 내 가치가 올라갈 때가 있다. 비웃음을 사지 않기 위해 기나긴 투쟁이 필요할 때도 있다.


7) 오웰의 '묘사'(p36~37)/오웰의 표현 / 오웰의 문장 음미


얼굴은 진흙투성이였고, 눈은 번쩍 뜨고 있었다. 이는 훤히 드러나 있는 게 견디기 힘들었을 고통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거대한 짐승의 발굽에 의한 마찰로 그의 등껍질은 토끼 가죽 벗겨지듯 깨끗이 일어나 있었다.
큰 총을 본 그들은 내가 코끼리를 쏠 거라며 모두 흥분해서 소리쳤다. 그들은 코끼리가 자기네 집을 대놓고 부술 때는 대단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제 코끼리가 총에 맞을 거라고 하니 달라졌다. 영국인 군중이라도 그랬을 것처럼, 이 일은 그들에게도 제법 재미있는 사건이었다. 더구나 그들에게는 고기 생각도 있었던 것이다. 나는 어딘가 마음이 편치 않았다. 우선 나는 코끼리를 쏠 생각이 없었으며 자기 뒤를 따라오는 군중이 있다는 건 언제나 당혹스러운 일이다.
녀석은 군중이 다가오는 것에 조금도 관심이 없었다. 풀을 한 다발씩 뜯어 무릎에 쳐서 닦은 다음 입에 쑤셔 넣기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나는 돌아서다 나를 따라온 군중을 흘낏 보고 말았다. 막대한 인파였다. 적어도 2000명은 되고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었다. 그들은 길 양쪽을 다 막고 길게 늘어서 있었다. 빛깔 요란한 옷들 위로 길게 이어져 있는 노란 얼굴들의 물결이 보였다.

오웰은 글은 화려하지 않는데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상상하게 한다.

나라면 어떤 표현으로 글을 썼을까 생각하면서 감탄만 일어난다.

사람이 얼마큼 많은 지도 숫자로 명확하게 쓰면서 어떤 행동으로 자신을 주시하고 있는지 생생하게 표현한다.

또한 죽은 사람 시체에 대해서도 그냥 길거리에 누워있는 것이 아니라 얼굴과 처참하게 코끼리에게 피해 입은 장면을 글로 잘 쓴다.

역시 오웰은 글쓰기에 있어 천재임을 확인한다.


제국주의란 강력한 군사력을 토대로 정치, 경제, 군사적 지배권을 다른 민족이나 국가로 확장시키려는 패권주의 정책을 말한다.

과거 유럽이 그랬고 일본이 그러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백인의 미적 주도권 아래에서 성장하고 있다. 미술, 음악, 건축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조차 서구의 미학적 시선에 갇힌다. 우리가 어릴 때부터 교육받아온 모든 형태나 음감은 사실, 유럽적인 예술 미학을 소비하는 것이다. 스케치북과 물감 대신 한지와 먹을 쥐여주지 않는다. 장조의 클래식 대신에 단조의 국악을 먼저 교육하지 않는다. 어린아이가 처음 손에 쥐는 크레파스나, 물감, 기학적인 레고는 모두 유럽적인 기호이다. 이렇게 교육받은 동양의 모든 사람들은 백인의 시선을 통해 형태를 보는 것이다.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제국주의는 이미 우리들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남다른 그림책 큐레이션


제국주의에 대한 내용으로 나온 그림책은 드물다.

어렵기도 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를 바라는 아동문학상 기피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그래도 집에 있는 책을 찾아보니 어렵게 다가왔던 제국주의 관한 그림책 한 권을 발견했다.

어쩌면 조지 오웰 에세이를 다 읽고 읽으면 또 다른 느낌으로 나에게 다가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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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알라딘 도서 -
존 마스든 (지은이), 숀 탠 (그림), 엄혜숙 (옮긴이) /물구나무 (파랑새어린이) 2004-12-31
원제 : The Rabbits

생태와 문화를 파괴하는 대륙의 이민사와 식민 지배를 우화적을 그려낸 그림책이다.

토끼들은 '순한 토끼 탈을 쓴 제국주의'로 등장한다. 겉으로는 순하고, 안으로는 침략적인 속성을 담아 내고 있다. 제국주의의 본질을 직접 경험한 오웰처럼 이 책에서 토끼들은 산과 사막으로 널리 퍼져 결국 땅은 헐벗고 검붉게 타게 된다. 처음에는 작았던 토끼들이 책장을 넘길수록 점점 거대한 몸집으로 전경을 점령한다. 제국주의의 이중성과 근대 문명의 기계화를 암시하는 그림이 돋보이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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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ey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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