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런치북에서 무턱대고 "연재"를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는데 처음 들었던 생각은 수년전에 꽤 많은 내용을 썼던 블로그의 글들을 나름 순서와 체계있게 정리하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냥 copy & paste 보다는 그 글들을 바탕으로 하되 새로운 글들을 덧붙혀 가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블로그를 쓸 당시는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하늘로 날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시끄럽게 달려가다가 겨우 땅에서 바퀴가 떨어지던 긴박하고 아슬아슬한 시기였고, 이제는 비행기가 cruising altitude (순항 고도)에서 편안하게 날라가는 단계가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륙한지 오래되지 않아 갈길은 멀고, 중간중간 turbulence 를 만나는 일이 여러번 있겠지만 말이다. 우선 첫 글은 그때 썼던 글을 copy 하는 것으로 시작하려고 한다. //
무슨 이유에서 글을 쓰기로 마음 먹은 것인가? 단순히 "돈 모으는 방법" "부자되는 방법"을 나누려는게 아니다. 좀 더 깊이 있게 우리의 "인생"의 질 (quality) 을 높여보고자 하는 것이다. 나는 부자가 되고싶다. 읽는 독자들도 모두 같은 생각일 것이다. 몇명은 그렇지 않다고 부인하겠지만 부인하는 이유는 실제로 부자가 되고싶지가 않아서가 아니라 "부자", "돈"이라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그 개념을 제대로 투명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돈이란 무엇일까. 돈은 좋은것도 나쁜것도 아니다. 굉장히 중립적인 (neutral) 것이다. 돈은 이 세상에 있는 대부분의 것들의 가치를 측정해주는 도구이다. 돈이라는 것이 없었던 세상에선 채소를 재배하는 사람이 과일을 재배하는 사람한테 가서 "채소를 좀 줄테니 사과를 주시오" 했을것이다. 또 채소를 가지고 미용실에 가서 "채소를 줄테니 머리를 손질해주시겠오?" 라고 했을것이다. 근데 내가 필요하거나 원하는 것을 가진 사람이 내가 가지고 있는것을 원하지 않을 수가 있기 때문에 (원하는 경우가 더 드물었을것이다) 너무 불편했을것이고, 그래서 돈이라는 게 생겼을 것이다. 돈은 물물/서비스등을 교환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채소와는 달리 돈은 아껴둘수있다. 썩지 않기때문에 미래를 위해 아껴둘수도 있고 자녀들에게 물려줄수도 있다. 부자와 가난한자를 나누는 척도가 아니고, 좋은 집, 좋은 차, 명품백과 동등한 것으로 여겨서 "욕심"에 연관지어서 부정한 것으로 분류될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추가: 위의 문단은 8년전에 순수히 필자가 아무 역사의 근거 없이 상상과 논리를 바탕으로 쓴 내용이었는데 최근에 홍춘욱 박사의 책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를 읽다가 비슷한 내용을 보게 되었다. 다음과 같다.)
"... 크로이소스나 로마의 황제 같은 절대 권력자들이 이 번거롭고 귀찮은 주화 주조를 한 건 편리함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열 개의 서로 다른 상품만 만들어지고 거래되는 어떤 사회를 가정해보자. (표준화된) 주화가 없다면 거래를 훤하는 사람들은 서로 값어치가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두 상품을 물물교환해야 한다. 소 한 마리와 면사 여섯 포, 마차 한 대분의 땔감과 곡물 두 가마처럼 말이다. 열 개의 상이한 상품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물물교환 경우의 수는 45가지나 되지만, 문제는 물물교환이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서 면사를 구하려는 사람이 정작 면사를 가진 사람이 원하는 물건을 갖고 있으리란 보장이 없으니 말이다."
위에서 보듯이 단순히 "여러종류의 가치를 서로서로 이어주는 도구"로 생각한다면 결코 부정적일 수 없고, 우리 인생의 모든 부분, 이 세상 모든 부분에 어떻게든 연관이 되어있다고 볼수 있다. 이 세상 모든 것에는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물건에 가치가 있듯이 건강에도, 시간에도, 심지어 사랑에도 가치는 있다. 다만 사랑같은 경우 그 가치가 너무 높아서 돈의 액수로 측정할수 없을 뿐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난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내 시간을 희생할수 있고 내 가진것을 희생할수 있어요"라고 말할때 사랑의 가치가 시간이나 물건보다 크다고 말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돈이 인생 전체에 영향이 있다고 한다면 우선 돈문제에 관해서 바로 알아야하고 컨트롤해야한다. 가진 돈을 컨트롤하는것 뿐 아니라 돈을 원하는 마음, 돈에 대한 자세 등도 컨트롤 할수 있을때 삶이 전반적으로 안정을 잡고 삶의 질이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다르게 말해서 자신의 재정 영역을 컨트롤하지 못할 때 삶은 도미노처럼 한 부분씩 쓰러져 갈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다.
필자는 미국에 살고 있는 이민자이다. 영어, 한국어 어느쪽으로도 프로페셔널한 글을 쓰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영어로 써야 할지 한국어로 써야 할지 고민고민하다가 글의 대상을 한국인으로 잡고 한글로 쓰기로 마음먹었다. 한국만의 특별한 문화와 역사, 금융문맹, 돈과 행복에 대한 삐뚤어진 관점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미래가 어두운 한국을 만들어 왔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것은 한국에 있던 해외에 있던 관계없이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난 중학교 2학년이 끝나갈때쯤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을 왔다. 그 당시에는 진지하게 농구선수가 되고 싶었지만, 곧 그 꿈은 접었고, 대학을 처음 시작할땐 film/video 전공을 선택했었지만, 편입을 할때는 전공을 일본어로 바꾸었다. 그렇게 대학을 다니던 중 accounting (회계학)을 처음 접하고 난 후 accounting 을 minor (부전공)로 하기로 결정했고 (학교에 accounting 전공이 없었기 때문) 그 후론 모든 공부가 accountant 가 되기 위한 준비였다. Accounting이 personal finance 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진 않지만 accounting에 대한 기본지식이 어느정도 personal finance에 도움이 되긴 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대학교를 졸업하고 5-6년이 지날 때까지도 personal finance 에 대해선 깊이 생각해보질 못했다.
난 한번도 부자였던 적이 없다. 어렸을 때 아빠가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는 모르지만 한번도 우리집이 잘 산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잘 사는 것이라는 건 굉장히 상대적이고, 많은 사람들이 봤을때 우리는 잘 사는 것이었겠지만...) 그리고 대학생이 되면서 누나와 따로 나와 살기 시작하고 그 후로 계속 일을 해서 먹고 살았다. 대학교를 다녔던 3년간의 기간동안에는 엄마의 도움을 받았고, 그 외에는 혼자서 먹고 살았다. 샌드위치가게 (sandwich maker), 꽃집 (배달), 자동차 부품가게 (배달), 비디오 프로덕션 회사, 아버지가 하시던 textile knitting 공장 (사무업무), 학교앞 분식점 (캐쉬어), 옷 가게 등에서 일하면서 대학 시절을 보냈다.
문제는 쓰는게 버는 것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변명을 하자면, 나는 대학생때 신분 문제가 풀리지 않았었기 때문에 financial aid (장학금)를 받을 수도 없었고, student loan (학자금)을 받을 수도 없었다. 크레딧카드를 어렸을때부터 쓰기 시작해서 크레딧카드가 삶의 일부분이 되어있었다. 돈이 없음이 bottom line으로 깔려있었기 때문에 써야 할때는 오로지 크레딧카드였고, 매달 되는 만큼 갚으며 살아왔던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 자제도 하지 않고 헤프게 돈을 쓰진 않았었다. 아무리 갖고 싶은게 있어도 신중히 고민하고 결정했고, 그 때부터 지금까지도 돈을 쓰는 것에 대해선 굉장히 예민한 편이다.
어쨌건 18살때 처음 Capital One 카드를 만들었을 때는 credit limit (한도액)이 $200 이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자연스럽게 내 머리속에 들어온 생각은 “이 돈을 쓰면 이자가 붙기 때문에 내 손에 있는 현금을 쓰는것보단 안 좋긴 하지만 그래도 어쨌건 지금 내가 쓸수 있는 돈이 이만큼이구나” 라는 것이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 돈”이라고까진 생각하진 않았지만 그냥 자연스럽게 “내가 쓸 수 있는 돈”을 생각할때 credit limit 에 남은 돈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바보같은 생각을 가졌다는게 부끄럽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깊은 hole 에 빠졌었고, 그 구렁텅이에서 struggle 하고, 빠져나올 방법을 알아가면서 많이 배우고 이렇게 글을 쓰게 될 용기를 가지지 않았나 싶다.
"개구리 삶는 방법"이라고 하는 유명한 예화가 있다. 팔팔 끓는 물에 개구리를 넣으면 반사적으로 개구리가 점프해서 물밖으로 뛰쳐 나오지만, 미지근한 물에 넣고 아주 천천히 온도를 높이면 개구리가 조금씩 따뜻해지면서 온도에 익숙해지다가 삶아진다는 얘기다.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삶의 많은 부분에서 교훈을 주는 예화인 것은 확실하다. 내가 $200 짜리 카드가 있을때 쓰면서 “빚쟁이”가 될 것을 걱정하지 않은 것은 마음만 먹으면 쉽게 벌어서 갚을수 있는 액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학생때 $5,000 이 크지 않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지금은 큰 돈이지만 졸업해서 직장인이 되면 금방 갚을수 있는 돈일텐데 뭘” 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수 없이 쓰게 되었다. 긴 얘기를 줄여서 하자면 2009년쯤 (대학 졸업후 사회생활 3년차) 에 나는 빚이 $90,000 정도가 되었고, 그 빚을 거의 그대로 안은 채로 결혼을 했다. 2010년에 결혼해서 2015년 6월 현재, 돌이 지난 둘째 딸까지 있고, 우리 가족은 이제 몇달 후면 완전히 debt-free (부채 청산)가 된다. 그게 놀랍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우리 부부의 월급이 평균보다 한참 밑을 맴돌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약간은 믿기지 않을 수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다른 포스팅에서 따로... (여기에서 "평균"이라고 하는 건 나와 가까이 지내던 사람들 또는 나와 비슷한 시기에 같은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의 평균이라고 볼수 있다)
내가 블로그를 계획하고 위의 내용의 반 이상 쓴건 2014년 12월이었다. 그때는 debt-free (無 빛: 빚이 전혀 없음) 로 가는 과정의 거의 중간 단계였기 때문에 내가 하는 말에는 별 힘이 없었다. 이제는 거의 95% 를 끝낸 단계이고, 그 과정을 통해 우리 가족의 삶이 180도 변한 것을 체험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할말이 있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난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한다. 친한 사람들과는 몇시간이고 얘기를 나눌수 있다. 날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조용하고 내성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좀 시간이 지나고 보면 아니라는 것을 잘 알수 있다. 그렇다고 외향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요즘에는 웨딩비디오 상담을 하면서 결혼을 준비하는 동생들에게 여러가지 조언을 해줄 기회가 많이 있다. (참고로 나의 2nd job 은 videographer) 그러면서도 아직 자녀가 아직 없는 사람들에게는 내가 하는 말들이 잘 흡수가 안된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가치관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가치관, value system, 무엇에 얼만큼의 가치를 두는지, 무엇을 우선으로 생각하는지... 이건 모든 사람이 성별, 연령, 자라온 환경 등등 가지각색이지만, 적어도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자식을 “끔찍히” 사랑한다는 공통점 (정상적인 부모라면...)이 있기 때문에 약간은 소통의 연결고리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맥락으로 볼때 또 하나, 하나님을 믿는 크리스챤이 아닌 경우에는 더 가치관의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내가 가진 생각이 그들에게는 어쩌면 말도 안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난 결코 믿음이 대단한 사람은 아니다. 크리스챤들 사이에 있으면 어쩌면 너무나 세속적으로 보일수도 있다. 그렇지만 인류를 하나님이 창조하셨고, 죽은 뒤에 천국이 있다는 것만 확실하게 믿고 있다면 결코 non-christian 과 같은 가치관을 가질수는 없다는 생각을 한다.
나도 아빠가 된지 이제 3년밖에 되지 않았다. 아빠가 되고난 후 알게 되었다. 누군가를 이정도까지 사랑할수 있다는 것을. 아이를 낳기 전에, 결혼을 하기 전에, 있지도 않은 존재를 사랑하는건 불가능하다. 그런데 내가 이 정도로 사랑할수 있는 존재가 생길 것을 미리 알았었더라면 내가 이렇게 살아오진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적어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2년 정도는...
오늘 새벽에 이 글을 올릴 플랫폼 (블로그)을 개설했다. 그리고 블로그 소개란 후반부에 이렇게 적었다. "두 딸들에게 최고만을 주고 싶은 한 아빠의 "돈에 관한 이야기.” 내가 돈에 대해 얘기하는 것도 결국은 내 두 딸들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섣불리 판단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돈을 많이 벌어서 사주고 싶은 것을 다 사주거나 큰 돈을 물려주는 그런 단순한 생각과는 거리가 매우 멀다. 최고만을 주고 싶다고 했을 때의 “최고”는 흔히들 생각할 수 있는 세상의 기준에서의 "최고"랑은 약간 다른 차원이다.
다시 아까 위에서 하던 얘기로 돌아가서. 내가 결혼하기 전부터 내 두 딸들을 사랑했다면 (좀 말이 안되긴 하지만) 더 열심히 공부했을 것이다, 돈을 쓸 때 더 신중했을 것이다, 내 커리어를 위해서 더 노력했을 것이다, 등등등... 그리고 십년 이십년 후에도 또 같은 말을 할 것이다. 크리스챤으로 살아가면서 힘든 상황에 처할 때마다 “하나님이 이 상황에 있게 하셨다”라고 말하면 왠지 신앙도 좀 있어보이고 나의 책임은 없어지는 것 같아서 아주 좋은 탈출구로 사용할 수 있지만, 난 차마 염치가 없어서 그런 종류의 말을 쉽게 하지는 못 한다. 매순간 100%의 노력을 쏟은 후의 결과라면 충분히 그렇게 말할수 있지만, 100%를 쏟지 않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인간으로써 내가 100%의 노력을 쏟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내 딸들에게 지금 이 모습인 것에 대해서 “미안해”라는 마음이 가득한데, 두 딸들이 어느정도 커서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었을 때 똑같은 말을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면서 살고 싶다.
난 가계부 관리에 관해서는 좀 극성맞을 정도이다. 내 돈을 철저하게 관리한다고 말할수도 있다. 문제는 credit card limit 을 내 돈처럼 여겼다는 것이지만... 2002년부터 지금까지 $2 이상의 지출은 다 기록했다. Credit card 회사에서 주는 0% balance transfer promotion 도 3% transaction fee 까지 계산해서 시간이 지날수록 save 하는 금액이 얼마인지 다 계산해본 후에 실천에 옮겼다. 철저한 가계부 정리로 credit limit 을 넘기거나 payment due date 을 넘기는 건 상상할수도 없는 일이었고, 위에서 말했듯이 20대 후반의 나이에 $90,000 의 빚이 가능했던 것도 credit score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 거기다가 대학교에서 accounting 을 공부해서 accounting 에 대한 지식도 쌓고, personal finance 에 대해선 자신감이 넘쳤었다. 수년이 지나서야 그것이 오해였다는 것을 깨우치게 되었다.
2014년 3월 생일에 아내가 책을 선물로 사줬다. Dave Ramsey 의 The Total Money Makeover 이라는 책이었다. 이 Dave Ramsey 라는 백인 아저씨가 나한테 찬물을 끼얹었다. 한국사람들한테 이 사람 아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이 모른다. 근데 미국 사회에선 굉장히 유명한 사람이다. iHeart Radio 에서 토크쇼로는 가장 청취자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어쨌건 LA 로 출퇴근할때 매일같이 이 아저씨의 토크쇼를 들었다. 이 아저씨와 내가 비슷한 것이 있다. 뭐냐면, stupid 한 financial mistake 을 했는데 이 아저씨가 자주 쓰는 표현을 빌리면 "with 0’s at the end”... 실수를 그냥 적당히 한게 아니고 완전히 다른 스케일로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실수에서 벗어나왔던 경험과 거기서 깨달은 것을 나누고 싶어하는 마음, 그게 나랑 이 아저씨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램지 아저씨가 가장 자주 인용하는 성경구절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Proverbs 22:7 (NIV)
The rich rule over the poor, and the borrower is slave to the lender.
빚에 대한 내용의 정리라고 보면 된다. 어떤 사람은 빚 시스템을 잘 활용해서 돈을 아끼거나 부자가 되려고 하기도 하지만 빚은 빚이다. 그리고 빚진 자는 빌려준 자의 slave, 곧 노예라는 것이다.
돈이 급하게 필요한데 돈이 없을 때 가까운 친구한테 몇백불 빌린 적이 몇번 있었다. 빌릴 때 명확하게 몇달 후 정도에 갚을 수 있을거라고 얘기하고 빌렸고, 말한대로 그 기간 내에는 갚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빚을 다 갚기 전에 내가 쇼핑을 한다거나 비싼 레스토랑에서 외식을 할수가 없었다. 설마 했다 하더라도 쏘셜미디아에 share 할 수는 없었다. 내가 빚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쓰는 돈은 전적으로 그 친구의 돈인 것이다. 심지어 이자를 붙히고 정확한 날짜에 갚았다고 하더라도 빚이 남아있는 한 난 갚아야 되는 돈을 쓰고 있는 것이다.
내가 full-time 으로 일하면서 wedding video 도 병행하고 있을 때는 video 를 만들어주는게 항상 밀렸었다. 그때는 오히려 그 죄책감이 좀 더 심했다. 비디오 편집이 밀려있어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면 쏘셜미디아에 아무것도 올릴수가 없었다. “쟤는 우리 비디오 아직도 안 만들어주면서 지금 놀고있네” 라고 말하는게 들리는거 같았다. 그리고 농구를 하러 갔는데 밀린 비디오의 고객이었던 신랑을 만났던 때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그 비디오를 끝내서 전해주기 전까지 내 시간은 내 시간이 아니었고, 남에게 주어야 할 빚진 시간이었던 것이다. 그때를 기억하면 “노예”라는 단어가 결코 과장된 단어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믿는다.
Credit card 회사는 얼굴을 볼수 없기에, 그리고 어마어마한 이자를 뜯어내기 때문에 빌려도 그런 마음이 들지 않기가 쉽다. 어떤 사람들은 은행에 잔고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자율이 낮다는 이유로 차를 살때 융자를 받는다. 숫자만 볼때는 맞는 말일수도 있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똑같은 생각이었다. 자신이 똑똑하고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일 수록 더 이 계산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문제는 그 계산에는 마음의 평안함, 자유함 등이 빠져있다는 것이다.
Debt-free 로 사는 인생, 미래를 위해 탄탄하게 재정을 준비하는 인생, 시간이 흘러서 돌아봤을 때 후회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인생을 사는 모습을 공유하고 싶다. 나만 잘 사는 것보단 최대한 많은 사람들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 쓴 시기: 2015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