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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농구하는회계사 May 22. 2024

materialism

지난번에 얘기했듯이 나는 두 달 전에 차를 바꾸게 되었다. 200,000 마일을 돌파하는 5월쯤에 차를 바꿀 것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차를 바꾸기 한 달 전쯤부터 coolant (냉각수)가 많이 세기 시작했다. 몇 년 전부터 약간씩 세는 것은 알고 있었고, 틈틈이 레벨을 체크하고 모자라면 채워 넣으면서 타고 다녔는데, 그렇게 꽉 채운 지 몇 주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냉각수가 없다는 싸인이 계기판에 떠서 "뭔가 심상치 않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 후로는 일주일도 되지 않아서 싸인이 뜨기 시작했고, 정비소에 가서 검사를 해봤더니 몇 천불이 드는 작업이었다. 팔면 $2,500 정도를 받을 거라 예상했기 때문에 몇천 불을 들여서 그걸 고치는 건 말이 안 되는 선택이었고, 그 상태로 계속 채워가면서 타다가는 다른 큰 문제들이 생길 수 있을 확률이 높다고 판단해서 어차피 5월에 바꾸려고 계획했던 것을 몇 달 앞당겨 일찍 바꾼 것이다. 


태어나서 몇 년 지나지 않아서 생기는 욕구가 바로 물질욕이다. 어떤 것이 누구의 소유인 가는 명확하게 그어져 있는 선이기 때문에 좋아 보이는 것이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의 의미를 알게 되고,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것들 중에 "내 것"으로 선을 그을 수 있는 것은 너무나 적기 때문에 계속해서 더 원하고, 더 좋은 것들이 있음을 알게 되고, 또 더 원하고 하는 것이 반복된다. 


식욕을 없애려고 노력한다고 없어지지 않듯이 물욕도 노력한다고 쉽게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그렇게 노력이라도 한다면 큰 발전일 텐데 노력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는 경우가 보통일 것이다. 마케팅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자. 어떤 기가 막힌 성능의 전자제품이 출시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이런이런 기능이 있는 이런 제품이 얼마에 나왔다고 말 그대로 광고만 하고 구매의 여부는 소비자에게 맡기는 건 그 제품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나 다를 것이 없다. 마케팅은 대학교의 전공이다. 인간의 심리를 연구하고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로부터 굳이 없어도 되는 이 물건을 안사면 큰일 나겠다 싶을 마음이 생기게 하는 것.  행복으로 가는 열쇠는 이 제품 하나에 달려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대부분의 성공하는 제품들의 회사에는 marketing genius (마케팅 천재)들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대중의 소비자들은 그들의 똑똑함에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고 한다. 


"제니가 인스타 올리면 벌어지는 일"이라는 타이틀의 포스팅이 인스타그램에 여러 번 뜨는 걸 봤다. 제니가 입거나 들기만 하면 바로 유행이 된다는 내용이다. 수많은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엄청난 돈을 주고 톱스타들과 계약을 하는 이유다. 너무나 이윤이 많이 남는 투자이기 때문이다. 광고모델들에게 몇 밀리언 들이면 그것으로 인해 대중으로부터 벌어들이는 돈은 몇십, 몇백 밀리언이 된다는 것이 명확하게 나타나있는 것을 통계로 알고 있는 것이다. 굳이 통계를 찾아볼 필요도 없다. 


미국은 스포츠의 천국이다. 언제나 스포츠 이벤트가 최고의 시청률을 찍는다. 운동선수들은 왜 그렇게 큰돈을 벌까? 한 꺼풀씩 벗겨가며 생각해 보자. 기본적으로 게임 자체가 가진 재미도 있지만, 그들의 놀라운 재능자체가 entertainment이다. 스포츠는 너무나 재미있는 볼거리이다. 최고의 선수들을 모아놓고 리그를 만들어서 게임을 진행하고, 관중들이 돈을 내고 와서 보게 함으로써 리그와 팀들이 돈을 벌고 그렇게 해서 선수들이 먹고사는 것일까? 그건 티도 안나는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큰돈은 결국 광고에서 나온다. 리그에서 방송국에 broadcasting rights를 판다. 방송국은 엄청난 돈을 들여 그 방송권한을 사는데 그게 남는 장사인 이유는 광고에서 들어오는 수입 때문이다. 그럼 30초 또는 1분의 광고 spot을 사는 회사들은 왜 큰돈을 들여 광고를 만들고 그 짧은 광고 시간을 사서 광고를 할까? 그렇게 광고로 대중에게 마케팅을 하면 광고를 내느라 들인 돈 보다 훨씬 더 큰 수입이 들어온다는 것을 벌써 통계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를 예를 들긴 했지만 우리가 티브이로 보는 대부분의 것들이 비슷한 원리로 돌아간다. 


냉각수가 세어서 며칠마다 냉각수를 계속 넣어줘야 했던 내 예전 차 얘기로 돌아가보자. 꽉 채워 넣은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아 또 경고등이 들어와 냉각수를 채워 넣는 건 꼭 내 물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물건을 사는 것과 같다. 하나를 사면 뭔가 채워진 거 같지만, 끊이지 않는 욕구와 욕구충족의 반복이다. 반면에 물건을 갖는 것이 나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 것을 깨닫는 것은 그 냉각수 세는 부품을 새것으로 바꾸는 것과 비슷하다. 무슨 말이냐 하면, 욕구가 생길 때마다 순간순간 그 욕구를 충족시키는 건 그 순간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쉬운 해결책이지만,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나의 욕심을 스스로 수그러뜨리는 것은 어쩌면 너무 어렵고 번거로운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marketing 은 빛을 발한다. 대중의 마음을 이리저리 휘두르는 것은 너무나 재밌는 일이기 때문이다. 


재산이 어느 정도 축적되어 그것을 누리는 것을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창 조금조금씩 쌓아나가야 할 시기에 대중들이 흘러가는 대로 다 누리고 살려고 하다간 결국 financial freedom을 누려보지도 못한 채 매 순간순간마다 빠듯하게 버티며 살아가는 인생을 갖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Photo by Tim Hart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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