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위혜정 Sep 13. 2024

나쁜 사람, 그 이유가 뭘까요?

외부 환경의 중요성 <루시퍼 효과>

 난데없이 나쁘게 구는 사람으로 힘든 경험을 할 때가 있습니다. 겉보기에 크고 멋져 보였던 사람이 한순간에  돌변하는 경우도 있고요. 가끔은 나를 변호하나 설명을 보태도 소용이 없습니다. 어떻게 해보려고 해도 안 되는, 나의 소관이 아닌 영역 있기 마련이지요. 그럴 땐 살짝 그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모두가 날 좋아하게 할 수도, 그럴 필요도 없 때문입니다. 단 한 사람으로 인해 불필요한 소모 휘말리는  미련한 일입니다. 이것이 인생 진리일 지도 모릅니다.


 퍼 효과(Lucifer effect)라는 말이 있습니다. 선한 사람도 도덕성을 잃고 악으로 변할 수 있는 심리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입니다. '시퍼' 하나님을 찬양하는 천사였습니다. 끝까지 선한 천사로 남았으면 좋았으련만 하나님과 자신이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여 반역 하게 됩니다. 결국 하늘에서 쫓겨 타락 천사가 되고 맙니다. 자신을 높이려는 교만함으로 인해 루시퍼는 선에서 악으로 변질되었습니. 'as proud as Lucifer(루시퍼 같이 교만한)'라는 표현 생길 정도로 영어권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죠. 이런 루시퍼를 성경에서는 어떻게 묘사고 있을까요?


너 아침의 아들 계명성이여 어찌 그리 하늘에서 떨어졌으며 너 열국을 엎은 자여 어찌 그리 땅에 찍혔는고
네가 네 마음에 이르기를 내가 하늘에 올라 하나님의 뭇 별 위에 내 자리를 높이리라 내가 북극 집회의 산 위에 앉으리라.
가장 높은 구름에 올라가 지극히 높은 이와 같아지리라 하는도다.(사 14:12-15)


 [이사야]에서 '계명성'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계명성이란 '열 계(啓)'와 '밝은 명(明)'으로 해뜨기 전 가장 밝게 빛나는 샛별, 즉 금성니다. KJV 성경에서는 '너 아침의 아들 계명성이여'를 'Lucifer, son of the morning'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문맥상 계명성은 루시퍼를 가리키는 말이 되겠죠. 원래 루시퍼는 라틴어로 '빛(lux)을 가져오는(ferre) '라는 어원다. 추락한 샛별의 타락, 밝게 빛나던 아침의 별이 하늘에서 떨어 상황이 된 것이. 'fall(떨어지다)'이라는 단어가 왜 '타락'의 의미를 갖 되었는지 이해되는 지점입니다.

루시퍼의 추락, 귀스타브 도레
추락한 천사, 알렉산드로 카바넬

 신약 성경 [누가복음]에서도 루시퍼 언급고 있습니다. 는 어둠의 세계를 지배하는 사단과 동일시됩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사단이  하늘로부터 번개같이 떨어지는 것을 내가 보았노라
(눅10:11)


  하늘에서 겨난 사단 루시퍼는 하나님께 복수하기 위해 간교한 뱀(serpant)으로 변신하여 에덴동산에서 하와가 선악과를 먹도록 유혹합니다. 이는 [창세기]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런데 뱀은 여호와 하나님이 지으신 들짐승 중에 가장 간교하니라.
(창 3:1)

여호와 하나님이 여자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찌하여 이렇게 하였느냐 여자가 이르되 뱀이 나를 꾀므로 내가 먹었나이다.(창 3:13)

 



 선을 상징하는 천사가 어떻게 하루아침에 악의 화신이 되었을까요? 이에 대한 의문을 조금이나마 해소수 있는 책 <루시퍼 이펙트(2007)> 미국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 교수의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선량한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주제를 다룹니다. 사회 심리학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이 실험 다음과 같이 설계되었습니다.

 

 스탠퍼드 대학 지하에 모의 감옥 설치됩니다. 실험 참가자인 일반 대학생들에게 죄수, 교도관의 역할임의로 부여되었고요. 연구 주제는 실제와 같은 극한 환경 속에서 인간이 심리적으로, 그리고 행동상 어떤 변화를 겪는지 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2주간 계획되었던 실험 뜻밖에 6일 만에 종료마는데요, 이유는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참가자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고 합다. 


 경찰까지 동반 죄인들 체포와 검사 과정, 교도소라는 위압적 환경과 교도관에게 부여된 절대적 권위  설정 속에서 인간의 이성은 허물어져 습니다. 교도관들은 점차 가학적으로 변해갔고, 죄수들은 굴욕과 비참함으 빨려 들어갔습니다. 결국 우울증, 경 쇠약, 고문과 가혹 행위 등 극단적인 심리 변화가 관찰 실험 중단기에 이르렀. 물론 연구자의 과도 개입, 실험 조작설 많은 논쟁거리 남겼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남겨주는 연구.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은 인간 내면 깊숙이 내재되어 있는 폭력성과 같은 악이 지금 당장 드러나지 않는다고 부재한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어둠의 본성은 이성의 통제 하에 잠시 갇혀 있을 뿐, 특정 조건이 만족되어 문이 열리는 순간, 언제든 풀려날 수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심리 기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개인을 압도하는 상황은 언제든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자만할 수 없는 이유가 되겠지요.




 우리는 알게 모르게 '나는 특별하다'라는 자기중심적 편견에 갇혀 살아갑니. 어떠한 상황 가운데서도  나만은 도덕률 지킬 수 있으리라는 착각  있는 것이죠. 하지만 환경, 주어진 지위와 역할 등의 외부적 요인인간의 행동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는 직간접 경험으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


 루시퍼에게 천사장이라는 높은 '지위'는 교만 빗장을 푸는 열쇠였습니다.  이외의 타인을 으로 놓아야만 하는 폭력성이 고개를 든 것입니다. 인터넷익명성 날카로운 댓글을 휘두르게 하는 '환경' 될 수 있습니다. 익명이라는 커튼 뒤에 숨어서 무분별한 비방을 남발하다가 명예훼손으로 고발되고 나서 선처를 구하 사례 빈번하게 볼 수 있습다. '명령에 따랐을 뿐이다.'라는 변명으로 대량 학살 자행한 수많은 전쟁 부역자들 역시 개인의 윤리적 판단 억누르강압적인 '시스템' 앞에 굴복했습니다. 거창한 예시를 들지 않더라도 'OO 때문에 그랬어.' 하며 자신의 잘못을 남 탓, 외부 탓으로 돌리는 자기변호 역시 부지불식간에 일어나는 도덕적 해이입니다.  외부 환경과 시스템, 사회적 지위와 권 의해 촉발되는 윤리적 이탈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역사와 함께 흘러온 산물인 것이죠. 


  누구나 나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합니다. '쟤는 왜 그런 거야?' 판단의 잣대를 들이대기 전에 '나는 안 그랬을까?'를 지속적으로 성찰해야 합니. 내부에서 촉발된 것은 물론이거니와 외부 상황이 자극한 심리적, 행동적 왜곡이 걷잡을 수 이 번전에 말이죠. 나쁜 행동은 타고난 기질뿐만이 아니라 여러 요소들의 복합적 작용이라는 이해가 있다면 좀 더 유연해질 수 있습니다. 도덕적 자기 구속력이 살짝 풀려 궤도에서 벗어날 때인간 본성의 약함을 인정하고 다시 돌아오면 됩니다. 누군가 나에게 못되게 굴면 '저런 행동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 하며 문제의 원인을 나에게서만 찾는 자책의 시궁창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인간에게 절대선 없습니다. 끊임없 바로 잡음이 있을 뿐이지요. 나에게는 성찰과 교정을, 상대에게는 이해와 선긋기로 정상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노력이면 충분합니다. 나에게 나쁘게 구는 사람이 있나요? 속 부글부글 끓지만 맞받아 치며 은 사람이 되지 마세요.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 하며 넘기는 배포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선에서 악으로 왔다 갔다 뒹굴고 있는 그에게 연민의 시선을 보내다 보면 나의 마음이 지켜집니다. 결국은 그가 아닌, 나를 위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이전 02화 성공한 사람은 왜 유혹에 넘어질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