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일몰, 바다 수영, 해산물 저녁 식사, 세 가지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곳은 단연 짐바란 해안이다.짐바란 해변은 응우라이 공항과 가깝고 꾸따해변 남쪽에 위치해 있다.
짐바란 해변 위치
하도 유명해서 어떤지 보러 갔다가 한눈에 반해 버렸다. 시간 따라자연이 만들어내는 하늘의 색조는 인공으로 도저히 만들어 낼 수 없는, 사진기로도 순도 백 프로의 하늘을 그대로 담아낼 수 없는 경이로움그 자체다. 멍 때라며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빛깔들에 물들어 눈과 마음이 호사를 누리는 시간이었다.
시간 따라 변하는 하늘빛
해변을 따라 식당들이 촘촘히 붙어있고, 식당 앞으로 다이닝 테이블이 겹겹이 세팅되어 해산물 디너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시야를 가리지 않고 해변가 바로 앞에 환하게 트여있는 테이블을 미리 선점해 두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이와 함께라서 가만히 앉아 노을 감상할 여유를 일찌감치 포기했다. 자리가 어떻든 상관하지 않고 그냥 모바일 액티비티 예약 플랫폼인 Klook을 통해 해산물 디너를 예약하고 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들은 가자 마자 좌석을 스치고 지나가 촉촉이 바닷물에 젖은 모래 속에 얼굴을 박고 게잡이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구멍을 파고 들어간 게가 천지에 널려있다. 해변 바로 앞자리가 무슨 소용이랴. 아이의 짐을 놓아둘 터, 내지는 수영 후 씻을 물 제공이 식당 예약의 첫 목적이 돼버렸다.
한참 게잡이를 한 후, 식당에서 차려준 크랩, 오징어, 생선, 새우, 조개 등의 해산물 디너를 만찬으로 즐긴다. 유명 해변이라 그런지 외국인들도 많지만 한국인들로 북적하다. 바로 앞 뒤로 한국인 신혼여행 커플과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여유롭게 저녁 식사와 바다의 향을 즐긴다. 여기저기서 한국말이 들려오니 정서적인 편안함은 있다. 게잡이로 몸을 푼 아들 녀석은 뒤늦게 바다 수영에 맛을 들였다. 갈아입을 옷을 따로 챙겨 갔기에 맘껏 놀라고 했다. 바다가 얕고 파도가 강하지 않아서 찰랑거리는 물의 터치를 느끼며 발 담그고 몸 담그기 좋은 곳이다.
쭉 뻗은 수평선 위로 층층이 피어오른 구름, 끊임없이 물결에 부서지는 새하얀 파도의 향연, 그 어떤 인공 물감으로도 재현할 수 없는 저녁노을의 화려한 색조는 가슴속에 잊히지 않는 예술로 담겼다. 남편은 총각 시절 짐바란 해변에 대한 기억이 그리 낭만적이지않았다고 하던데 아들과 나에겐 최고의 시간이었다. 나중에 셋이서 완전체가 되어 다시 오면 또 다른 맛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밤늦게 폭죽놀이도 하며 오후부터 저녁을 아름다운 색감으로 물들여준 우리의 시간에 무한한 감사를 느끼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