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 하나로 밥상을 차리다
딸에게 보내는 요리편지
딸이 떠난 뒤, 우리 집 부엌이 조금 조용해졌다.
밥 냄새가 덜 나는 날이면, 마음도 덜 따뜻하게 느껴진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일하는 딸과 통화할 때면,
늘 마지막은 먹는 이야기로 끝난다.
떡볶이, 순대, 곱창전골, 미역국, 김치찌개…
먹는 걸 좋아하는 딸은, 집밥이 고픈 모양이다.
회사 식당이 있긴 하지만,
낯선 음식을 매일 먹기엔 부담스러운가 보다.
가끔은 얼큰한 찌개 생각에 한식당을 찾아다니기도 한다는데,
그건 아마도, 입맛보다 고향의 맛을 찾는
마음이 시키는 일일 것이다.
멀리 있으니 도시락을 싸줄 수도 없고,
그저 “잘 챙겨 먹어라”는 말밖에 해줄 수 없어 안타깝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딸 혼자서도 쉽게 해 먹을 수 있는, 따뜻한 한 끼가 있다면 좋을 텐데... “
전자레인지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요리라면,
냄비도 불도 필요 없으니
요리 왕초보도, 가볍게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시작된 것이 바로
‘실리콘 찜기로 만드는 전자레인지 요리 시리즈’다.
특별한 재료도, 복잡한 과정도 없다.
냉장고 속 남은 재료와 전자레인지 하나면 충분하다.
딸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따뜻한 밥 냄새 속에서 잠시 마음을 놓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이 레시피는 멀리 있는 딸을 위한 기록이지만,
어쩌면 혼자 밥을 먹는 누군가를 위한 응원일지도 모른다.
세상 어디서든,
따뜻한 밥 냄새는 마음의 불을 다시 지펴주니까.
-이 연재북의 모든 레시피는
*전자레인지(700W 기준)*로 조리했다.
-사용한 용기는 전자레인지용 실리콘찜기이며,
-전자레인지용으로 안전한 용기면 뭐든 괜찮다.
-별도로 설명이 없으면 모두 뚜껑을 닫고 조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