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모든 걸 항상 얻을 순 없어

You can't always get what you want

by 까치

언제나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는 롤링스톤즈의 노래가 며칠 내내 머리를 맴돈다. 졸업 후에도 꾸준히 작가 활동을 열심히 하는 친한 친구를 만나고 온 뒤로 왠지 나는 기분이 약간 시무룩해져서 집으로 돌아왔다. 만남은 평소같이 즐거웠고 어김없이 그 친구와 그의 작업을 굉장히 좋아하며 존경한다. 그런데 마냥 즐겁지 않은 이 감정은 어디서 발생되는 걸까 며칠 내내 고민했다. 긍정적인 동기부여이거나 자극일까? 아쉬움일까? 질투일까? 어째선지 잠이 안오는 새벽에도 계속 심장이 타박타박 뛴다. 최고가 되고 싶다는 못된 마음일까, 하고 싶은 것 모두를 동시에 이루고 싶다는 비현실적인 소망이나 오만함일까.

나는 살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제대로 소화하는 연습을 많이 해보지 못해서 여전히 미숙하기만 하다. 남편에게 나 약간 속상한 것 같은데 이 기분을 어떻게 가라앉힐 수 있을까? 물어보니, 그냥 느껴야 한단다. 그리고 지나갈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한단다. 그런데도 나는 자꾸 무언가 해야 할 것만 같다. 부정적인 감정을 그대로 인정할 수 있을까?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 노동자로 돌아가면 앞으로 작가 활동을 더 하지 못하게 될까 불안한 것 이려나. 지금 수많은 기회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오랫동안 고민하고 결정한 일들이 정말 맞는 선택일까. 별의별 질문이 나를 갑자기 괴롭히기 시작한다. 나는 정말 욕심이 많은 인간임에. 사실 입장이라는 것은 주관적이라 나는 그 친구의 재능, 시간적 여유로움과 부모님으로부터의 경제적 지원을 부러워한다면 그 친구는 나의 경제적 독립성과 남편과의 관계에서 나오는 안정성을 원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건 사람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지금 내가 얻어 낸 것, 나에게 가치가 있는 일에 집중을 하고 감사할 일을 극대화하는 연습을 계속 해내야겠다.


어떤 특정한 일을 하기 위해선 한정된 시간과 신체의 제한이 따르기도 한다. 내가 선택한 그 일을 하기 위해선 안정적 수입도 필수 요소로 따라온다. 그 수입을 얻는 과정에서라도 의미있는 일을 선택하기로 했고 나는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선택한 것이다. 지금 나의 몸과 정신은 만들 수 있는 생산성의 최고점을 찍고 있다. 그 전에 없던 새로운 생명을 만들고 키워내는 일. 개인 작업은 나중에 언제라도 할 수 있다. 아니면 딱 1-2년만 기다려 달라고. 모든 것을 한꺼번에 컨트롤하려 안절부절 할 필요 없다고 매일같이 말해줘야지. 원한다면 언제라도 다시 시작할 능력이 된다는 것을 스스로 믿어주고 기다려 주자.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것은 포기해야 하는데, 나는 항상 두 손을 꽉 채워 지고서도 어떻게 남은 새끼 손가락으로라도 더 움켜쥐려는 사람인 것 같다. 두 손이 차있으면 새로운 것을 제대로 온전히 집어 낼 수 없는데도. 인생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장거리니까 서두르지 말고 내 페이스대로 한 걸음 한 걸음 곧은 땅을 느끼고 박차며 나아가자. 잘하고 있다. 그리고 좀 인정하고 받아 들여! 부정적인 감정은 누구나에게 언제든 생겨날 수 있다고. 그것도 인생의 한 면이라고. 조바심 내지말자.

keyword
이전 13화HSP의 임신과 출산 2: 출산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