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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여고시절의 친구들과 추억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그리고 지나간 시간들!

by 모닝페이지 Mar 25. 2025


길가에 핀 작은 꽃 하나에도 깔깔 웃음이 터지던 예쁜 시절이 있었다. 지나가는 새들만 봐도 즐거웠던 그때, 우리는 한없이 맑고 순수한 여고생이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창가 너머 여의도가 보이는 친구 딸의 결혼식장에서 우리는 다시 만났다.


오래전 기억 속에서 웃고 떠들던 친구들의 얼굴이 하나둘 떠올랐다. 몇십 년이 훌쩍 지난 지금, 우연히 마주한 동창들은 반갑기만 했다. 그 시절 자주 오가던 골목길, 함께 뛰놀던 운동장, 소소한 이야기로 밤을 지새우던 날들이 다시금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특별히 친하지 않았던 친구들도 '동창'이라는 이유만으로 정겨웠다. 여고 시절의 추억이 우리를 자연스럽게 이어주었다.


"혹시나 동창을 만날 수 있을까?" 기대 반, 설렘 반으로 결혼식장에 들어섰지만, 이렇게 반가운 얼굴들을 마주하게 될 줄이야! 갑작스럽게 들려온 내 이름, 익숙한 목소리. 순간 시간은 거꾸로 흘러갔고, 우리는 다시 십 대 소녀가 된 듯했다.



예식이 끝난 후,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남편을 먼저 보내고 친구들과 함께 한강 고수부지로 향했다. 쌓이고 쌓인 이야기들이 끝없이 흘러나왔다. 웃고, 떠들고, 또다시 웃고.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었다. 부산에서 먼 길을 올라온 친구를 배웅하기 위해 고속버스터미널까지 함께 갔다. 


터미널은 여전히 그 자리였지만, 모든 것이 달라진 듯했다. 예전처럼 부모님이 계신 고향으로 향하는 것이 아닌, 이제는 우리가 누군가의 부모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레 다가왔다. 그리고 마스크를 써야 하는 세상이 낯설게만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따뜻했다. 함께 나눈 소소한 커피 한 잔, 그리고 끊임없이 이어진 이야기들. 변한 것들이 많았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분명 있었다.



헤어짐의 순간, 등을 돌려 떠나는 친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마음 한구석이 시렸다. 손을 흔들며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순간, 버스가 출발하고, 그와 함께 우리의 지난 추억들도 한 조각씩 흘러가는 듯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시간이 흘러도, 다시 만나면 언제든 그때처럼 깔깔 웃을 수 있을 거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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