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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Jul 16. 2021

1,330개의 삼진을 먹고도 야구를 계속했다구?

그는 결국 21년간 729개의 홈런을 날린 홈런왕이 되었다.

1895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독일계 이민자 가정 8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가족이 술집을 한 탓에 환경은 최악이었고,

동네의 문제아로 손꼽히던 아이였다.

6살 때부터 음주, 흡연을 하였다고 하니

나머지는 보나 마나.

그러던 중, 7살 때 들어간 성모 마리아 직업학교(St. Mary's Industrial School)에서

선생으로 일하던 머사이어스 보틀리어(Matthias Boutlier) 신부를 만나 야구에 입문,

야구 선수 인생을 시작한다.

남들보다 두 배는 되는 덩치 탓에 처음에는 포수를, 그 후 왼손 투수를 하게 된다.


성모 마리아 직업학교의 야구팀에서

뛰어난 선수로 활약하던 중,

볼티모어 오리올스(Baltimore Orioles)

잭 던 감독의 눈에 들어,

갓 스무 살이 되던 해, 마이너 리그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다.

이때 '베이브'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프로 생활이 처음이라 뭘 몰랐던 데다,

아직 촌티를 못 버리고 감독만 따라다녔기

때문에 "어린애"라고 불리게 되었다.

즉, 그의 이름에 붙은 이 별명은 애칭이 아니라 놀림거리였다.

메이저 리그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이자 뉴욕 양키즈 최고의 선수.


1920년대 미국 전체를 상징하는 인물이었으며,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포츠 선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조지 허먼 "베이브" 루스

(George Herman "Babe" Ruth).


야구를 모르는 여자들도 안다는

'홈런왕 베이브'의 이야기이다.


사실 그는 타자가 아닌 투수로

메이저리그 경력을 시작하게 된다.

워낙 홈런왕의 이미지가 강해 기억하는 이들이 많지 않지만, 그는 최고의 좌완투수였다.

1920년 뉴욕 양키즈로 이적하면서 온전히 공을 놓고 타자로 전업하게 된다.

야구를 해본 사람이거나 야구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은 안다.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것도 어렵지만 두 가지 모두 정점에 오르는 일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것을 일찌감치 이뤄냈던 야구선수는

베이브 루스 단 한 명뿐이었다.


그의 기록을 1921년부터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나

야구를 이야기하고자 함이 아니니

그가 도대체 무슨 실패를 겪었는지 살펴보자.


이미 자기 혼자 다른 세상 레벨이었던

그는 계속 잘 나간 것이 아니었다.

관중석에 난입하여 퇴장당하고 주장 자리를 빼앗기는 일은 꺼리도 아니었다.

원래 음주와 문란한 성생활 등

방탕한 생황을 즐겼고,

재능을 믿고 연습을 게을리한 탓에 1925년에는

몸매 관리에 실패하며 체중이 무려 260파운드(120kg) 가까이 나가게 된다.

이 시즌에 그는 실제로 병이 나서 팀 이동 중

기절해 입원했으며,

사망설까지 나온 터라 일부 신문은 그가 사망했다는 오보를 내기도 했다.


정점까지 올랐다가 오만함에 젖어

방탕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운동선수들은 숱하게 많다.

하지만 그가 레전드로 불리게 된 이유는

그가 자신의 오만함을 인정하고

다시 자신을 일으켜 세웠기 때문이다.


그는 다시 몸을 만들기 시작했고

바닥까지 떨어진 양키즈에 대한 관중의 야유를

환호로 바꾸고 만다.

시즌 바닥에서 다시 우승까지 거머쥔 양키즈는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루스가 홈런을 3개나 쳤지만 아쉽게 패배하고 만다.


그리고 이듬해 1928년 루스는 전설로 불리는

시즌 60 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장식한다.

21년간 멋진 전성기를 보낸 그는,

60살도 채 되지 않은 53세에 후두암으로

생을 마감한다.

이후 그의 후배 테드 윌리암스

'베이브 루스도 홈런보다 삼진을 훨씬 많이 당했으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라는 말을 하면서 그는 다시 한번 후배들과 관중들에게 주목받게 된다.


사실 야구를 좀 아는 사람들이라면

21년간 700개가 넘는 홈런을 치면서

3배 정도의 삼진을 얻는 것이

유독 많은 숫자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특히나 홈런을 많이 치는 장타자의 경우는 특이할만한 예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알만한 야구선수 후배가 이런 얘기를 한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자신의 지명도가 높고 관중들의 기대가 높을수록

홈런을 때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압박감과

무엇보다 안타는 고사하고 허무하게

삼진을 당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얼마나 맥 빠지는 일인지 누구보다

자기 자신이 잘 안다.


그가 자신의 재능을 과신하고

방탕한 생활에 빠졌다가

단 한 시즌만에 다시 자신의 몸을 만들고

정점의 실력으로 돌아오기까지

얼마나 뼈를 깎는 노력을 했을지

우리는 상상도 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

그의 야구 인생을 통틀어

홈런왕이라고 불린 그 이면에 있는

3배가 넘는 삼진의 수는,

그가 '모 아니면 '라는 식으로

배트를 휘둘렀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는 어떤 공이라도 결코 그냥 보내지 않고

자신의 온 힘을 다해 배트를 휘둘리기 때문에

삼진을 먹었다.


모든 관중들이 그의 등장만으로

홈런을 기대한다.

그가 배트를 휘두르며 타석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투수는 이를 악물고 그에게 홈런을 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바로 앞에 앉은 포수는 거대한 그의 몸집과

기운을 느끼면서 결코 홈런을 맞지 않으려고

투수와 안간힘을 쓰며 머리를 짜낸다.


그 상황을 모두 알면서

그 기대와 압력을 모두 짊어지고서도

홈런왕의 기적 같은 기록을 세운 그는

공 하나하나에 홈런을 때리겠다는 신념을

모두 쏟아붓고 배트를 휘둘렀다.

그렇게 얻은 삼진이다.


눈치 보고, 번트를 대려고 하거나

적당히 자신에게 맞는 공을 찾으려고 하지 않았다.

볼에 해당하는 공보다는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이 홈런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았다.


누구에게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잘 못 되면 어쩌지?

이번에도 안되면 어쩌지?

왜 나한테 자꾸 이런 일이 생기는 거지?

내가 길을 잘못 들어선 걸까?

하지만, 지금 당신이 무언가를 준비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해왔고

노력하고 있다면 당신은 두려움과 싸워야 한다.

싸워서 이겨내야 한다.

당신을 압박하는 그 엄청난 두려움과

주변의 가당치도 않은 기대가

결코 홈런왕 베이브 루스만큼 크지 않을 것이다.


당신의 일이 성공하는지 못하는지와는 상관없이

당신의 일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 같지만

그 사소하지만 무거운 압박감과 두려움 역시

당신이,

당신의 인생에 승자로서 자격이 있는가를

검증하는 과정이고 테스트임을

당신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인생에 무엇하나 의미 없는 과정은 없다.

홈런을 때리려는 욕심만 가진 스윙은

어깨에 쓸데없는 힘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홈런을 치는 연습을 할 때를 기억하고

그 호흡에 맞춰 전심전력을 다해 휘두르는 스윙은

겉으로 보기엔 큰 차이가 없어 보일지라도

스윙을 하는 당사자는 확실하게 안다.

그때만 느낄 수 있는 그 느낌을.


그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단련이 필요하고

수많은 수양이 필요하다.

그것이 곧 준비이고,

준비하지 않은 자는 결코 원하는 스윙의 느낌을

확인할 수 없다.


이제 당신은 그 스윙의 느낌을 얻기 위해

수천번 수만 번을 준비하는 것이고

그런 준비과정에서도

베이브 루스처럼

수많은 삼진을 당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또 베이브 루스처럼

그 삼진보다 더 값진 홈런을

얻어내고야 말 것이다.


나는,

그리고 당신을 믿고 기다려주는

사랑하는 이들은

당신이 그럴 수 있을 것이라

지금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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