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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목사 아동학대 사건 -8

도대체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 4

by 발검무적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2077


이 소설은100% 실화에 근거한 이야기임을 밝혀둡니다.


도대체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 4 -



“네,”


“내가 아버님까지만 뵙고. 나도 원래 하, 학 관파인데 내가 자세히 볼 수도 있지만 거의다 안 봤어요.”


“저도 상식적인 것만 지금 몇 가지 큰 예를 말씀드린 거예요.”


“그렇게 이렇게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니까 사람이 정감이, 감흥이 오가니까 어느 정도 다 이해가 가요. 가고 그러니까 이제 저하고 얘기해서 오늘 이거 짐 다 내서 다 가고 이런 문제들 사장님하고 소상히 상의해서 이제 처리하도록 하시자구요. 어차피 갈 사람들인데.”


교수의 어머니가 가만히 있다가 한 마디 거들고 나섰다.


“나는 내가 2층 하고 여기 1층 데크를 이사 전날에 다 칠해주기까지 했어요.”


“내가 해외 나가고 없는데 그래도 전세 들어올 사람들 깨끗한 게 좋다고 칠순이 넘으신 부모님 두 분이서 오일스테인을 데크에 다 다시 칠해주시기까지 했어요.”


“에이그. 그러니까 어르신들이 그렇게까지 정성 들여서, 내가 이사 오는 날 뵈었다니까? 아버님을? 이렇게 좋은 집을 전세 주는 마음이 어떨까, 에휴. 아버님한테 그날 여쭤보니까 교회는 안 다니시고 절에 다니신다는 거여.”


“이래 놓으니 우리가 다시 들어오는 게 아니라 누가 새로 들어오려고 해도 이게 마음에 들겠어요? 행여 이거 다 망가진 거 우리가 미리 체크 안 했으면 오늘 이삿짐애들이 다 망가뜨렸다고 뒤집어 씌우고 갈 거예요? 이게 뭡니까? 버젓이 깔끔하게 공사 다해놓은 것을. 저 밑에 거대한 단조 대문 있잖아요. 대문 하나만 500만 원 정도 해요. 그런데 보세요.”


정원에서 계단을 한참 내려가 대문 쪽으로 가서 손가락을 대문의 녹슨 부분을 가리키며 교수가 설명했다.


“아까 난로도 말씀드렸지만, 집주인이시라면 이렇게 된 꼴을 그냥 보시겠습니까?”


“.....”


남자가 뒤따라와서는 힐끔 보고 민망한 표정으로 아무런 대꾸도 못했다.


“까만 락카 한통이면 녹슬기 전에 물기 없을 때 싹 한 번만 뿌려줘도 이렇게 험하게 녹슬지는 않아요. 이걸 당신이 목사라고 소개까지 하면서 제가. 다른 거 다 필요 없단 말이에요. 저는 종교가 없어서 그런 것까지는 모르겠지만 신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가 자신 손으로 특약까지 써가면서 ‘개인 집에서는 절대 예배 보지 않겠습니다.’라고 적고 ‘제가 신도를 불러서 예배를 보게 되면 5600만 원의 배액을 손해 배상하겠습니다’까지 써놓고서는 증거 다 확보한 사람 앞에서 법대로 해보래요. 할까요, 법대로?”


“에이. 법이라는 게 뭔 소용 있어?”


교수의 감정 섞인 으름장에 남자가 손사래를 치며 너스레를 떨었다.


“제 말이요.”


“사람끼리 말이 통하면 되는 거지.”


“한 마디 양해나 용서를 구하지도 않고서...”


“그러게, 나도 이런 걸 보면 마음이 아파. 이게 뭐 대단한 거라고 그냥 닦고서 락카만 몇 번 뿌리면 그만이었을 걸. 그랬으면 이렇게까지 상하지는 않았지.”


“이게 자기 집이어도 이랬겠습니까?”


“저 동생은 그런 이치를 몰라. 그러니까, 나이는 적어? 나이는 오십이 넘은 사람이 저러고 앉았으니...”


“이거 벌써 다 터지고 갈라진 거 보세요. 어휴. 저 사람 또 그러겠네요. 이거 다 자연적으로 터지고 갈라진 거라고.”


“집이라는 건 관리 안 하면...”


“제 말이요. 이런 전원주택을 줄 때는 사람을 봐가면서 준다구요. 우리도 자기가 목사라니까 게다가 여기 오기 전에 안성의 구옥에서 살아봤다니까 자기 집처럼 관리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하니까 그런 거지, 에휴. 이게 제 집처럼 관리한 꼴입니까? 만약에 동생 아니고 모르는 사람이 이랬다고 하면 형님 되시는 분은 양해가 되시겠어요?”


“그건 내가 납득이 가. 모르면 주인한테 물어라도 보고 그래 가면서 했어야 하는데.”


옆쪽으로 가서 쓰러진 소나무 옆쪽 나무를 보면서 다시 교수가 똑같은 말을 반복하며 속상한 티를 냈다.


“여기 보세요. 이런 식으로 나무가 쏠려 쓰러지게 하는 걸 방치하면 여기 벽이 아무리 콘크리트라고 하더라도 이 힘이 2년간 가해진다면 견딜 수 있겠습니까?”


남자가 오버하며 눈을 크게 뜨고 콘크리트 벽을 만지며 너스레를 떨며 대꾸했다.


“어휴! 이게 바위도 다 들어보려요, 흙과 나무가 힘이 얼마나 센데요.”


“저기 정문에 녹슬어서 다 터지고 갈라지기 전에 간단히 손볼 수 있었던 것처럼 이것도 나무가 쓰러지기 전에 전문가 불러서 손보고 했으면 이렇게까지 위험한 지경엔 안 왔을 거 아니에요. 반대쪽을 잘라서는 이쪽으로 더 쓰러지게 해 놓고서는 자기가 뭔 증거를 없애려고 했는지 엉뚱한 반대쪽 가지를 잘라놓고서는 그게 변명이라고 하는 게 말이 됩니까?”


“......”


“그렇게 해놓고서는 오늘 아침부터 카톡 떡하니 보내온 게, ‘이사 시작했습니다. 보증금 다 보내주세요.’ 아무리 생각이 없어도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나이나 어리면 세상을 아직 잘 몰라서 그러나 보다 하겠는데, 이게 뭡니까, 자기 입으로 현역 목사라고 소개를 한 사람 행동이. 아니 목사인 사람이 자기가 교회 없이 집에서 예배활동을 해놓고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에 문서로 특약까지 써놓고는 ‘죄송합니다. 제가 교회도 없고 신도도 얼마 없어서.’ 하고 고개를 숙이고 사과는 못할지언정”


“신도도 얼마 없어. 동생은 늘 수년 동안 집에서 예배를 드렸던 사람이라.”


“제 말이요. 그러면 솔직하게 몇 명 안되는데 불러다가 예배를 했습니다. 정말 특약까지 해놓서 이래서 죄송한데...”


“그렇지 사장님 하고는 그렇게 얘기가 되어야지.”


“제 말이요.”


“왜냐면 건물주인이기 때문에 그 부분은 당연히 양해를 받아야지.”


남자는 교수에게 맞장구를 치며 연신 눈치를 살폈다. 교수가 순진해서 그의 페이스에 말려 맞장구에 마음을 열었을 것이라고 남자는 확신했다.


“그래서 한국에 들어와서 처음 만난 자리에서 떠봤다구요, 버젓이 거실에 단상하고 키보드에 화이트보드에 장비까지 다 갖추고 벌여뒀길래. 예배를 하셨나 봅니다? 아닙니다. 조카가 와서 조카와 가족 예배를 봤습니다. 이게 무슨.”


“로마에 사는 조카가 있는데”


“로마에서 매주 여기로 예배를 하러 왔나 봐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지 말라는 듯 교수가 핵심을 쿡 하고 찔렀다.


“하하핫! 그건 아니고.”


“그러면 보수비용 부분에서 자신이 얼마 정도 책임을 질 건가에 대해서 말을 해야 하는 게 맞잖아요.”


집 옆쪽으로 지저분하게 오래된 낙엽과 쓰레기들이 쌓여 있는 것을 보며 교수가 탄식하며 말했다.


“이거 보세요. 지저분한 변두리 건물에 교회를 얻어서 예배드리는 목사라도 자기 교회면 그 앞에 빗자루질이라도 해요. 이게 2년 동안... 하아!”


“그래. 사장님 이제 고런 게 이제 마음에...”


“아니 저는, 저 서운한 거 얘기하는 거 아니에요. 저두 합리적으로 객관적으로 누가 보더라도 잘못했네 하는 부분만 얘기하는 거예요. 그러면 양해를 구하고 하다못해 자기가 예배 안 하겠다고 특약까지 적었잖아요. 그러면 ‘이만저만해가지고 죄송했습니다.’라고”


“그래. 일루 오셔.”


“형님분 생각에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남자는 그 말만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교수의 질문을 받아 채서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도 이제 뭐 통상적인 게 있으니까 그거 뭐 저거 큰 거 아닌데, 어쨌든 내가 사장님한테 송구의 말씀을 먼저 드리고...”


“아니 그건 형님분이 하실 말씀이 아니잖아요. 이게 지금, 예를 들어 제가 막되어 먹은 사람이라서 육두문자 쓰고 언성 높이고 이랬다면 내 동생도, 집주인이 그렇게 감정적으로 나오니까 그렇게 반응한 거였나 봅니다. 뭐 이런 건 이해가 가요. 카톡 보셨겠지만 동생분이 감정적으로 목사로서는 해서는 안될 별말을 다 쓰는데도 저는, ‘목사님 이렇게 감정적으로 응대하는 건 서로에게 도움이 안 됩니다. 순리대로 일을 처리하시지요.’라고 보냈다구요”


“하하하. 그거 봤어요.”


“예. 오죽하면 내가 이럴 거 아닙니다. 나도 내일이면 오십인데 나이 먹은 사람들끼리 이러지 맙시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사람들이 자식까지 키우면서 엉? 순리대로 합시다. 그랬더니 저희는 정신적인 피해보상부터 시작해서 모두 법대로 할 테니까, 어쩌구. 제가 제일 황당한 게 아무리 세상 물정을 몰라도 전기세를 지금 형님한테 설명한 것처럼 길지도 않아요. 5분 설명하면 다 이해가 되었잖아요, 아까. 당신이 전기세 감면 지원받아서 2년 동안 당신이 전기세 얼마를 냈는지 누구보다 잘 알 테니까 확인해보면 알 거 아니냐. 그러면 얘기가 끝날 것을 거기다 대구 지금 문서라고 보낸 게 우리 대신에 전기세 200만 원 착복한 거에 대해서 토해내시기 바랍니다. 이게 지금...”


“히히히. 그리고 말이라는 게 그렇게 하면 감정이 나서 못 쓰는 거고.”


“오히려 제가, ‘감정적으로 그렇게 응대하는 건 도움이 안 됩니다. 순리대로 가야 합니다.’ 이렇게 안정하라고 말했으니 원. 제가 감정적인 사람이었다면 오케이 나도 당신 예배드리고 한 거 증거 사진 다 있으니까 5600만 원 배액 손해배상액으로 법대로 받아낼게. 집 수리고 뭐고 됐으니까 그거 내놓고 나가. 이랬을 겁니다. 그러는 게 맞나요? 할 말 없겠네요. 증거 사진 다 있으니까.”


“하하하! 그런데 사장님은 예배드리는 걸 왜 그렇게 싫어하셔? 하나님한테. 서울대까지 나오신 분이.”


“제 얘기의 요점은, 예배는 목회활동이잖아요. 다락방 예배라던가 구역예배라던가 목사가 찾아다니면서 들려주는 예배는 있어도 내 집에서 목회활동을 하는 건, 정말 영세한 개척교회도 열기 어려운 사무실 같은 공간에서 하는 경우는 들어봤어도, 어느 목회자가 멀쩡한 집에서.”


“우리 동생은 교인도 거의 없어요.”


“그러면 차라리 지금 형님처럼, ‘사실 그랬는데 너무 죄송합니다.’라고 해야죠.”


“그러게 말이라도 그렇게 할 수 있지.”


“남의 집에도 여나믄명 놀러도 오고 그러는데 저희 사정이 이러니 조금 봐주실 수 있겠습니까? 이것도 아니고 알았다고 특약 쓰겠다고 우리는 예배 안 한다고.”


“동생이 그게 문제야. 저기요. 사장님. 그거는 내가 다 알아들었고 내가 위로할 거는 위로하고 저기 한 거니까 나머지 사장님도 얼른 갈 사람 가고 사장님 이것도 수리해서 이제 다시 내놓아야 하잖아요.”


남자는 빨리 돈 얘기로 넘어가야 하는데 구체적인 돈과 관련된 협상으로 넘어가지 않고 이야기가 돌자 감질나는 듯이 애가 타는 티가 역력해졌다.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도 이 지경이라 다른 사람한테 빌려주지도 못하고 주식에서 큰 손해 보면서 돈 빼가지고 온 거예요.”


“아휴. 알죠. 누가 요즘 그 정도의 돈을 손에 쥐고 있다가 턱 주겠어요.”


“그래서 어제도 전화를 했어요. 어떻게 하실 거냐구. 지금처럼 상의하자고 전화한 거 아닙니까? 그랬더니 전화를 안 받아.”


“동생 하곤 얘기가 안돼. 나하고 얘기하셔야지.”


“부인도 전화를 안 받아.”


“그래서 내가 어제 여기서 잤어요.”


“아니 이게 무슨 스무 살, 20대 처음 신혼부부라서 연륜 있는 형님의 도움이 필요한 사태인 겁니까, 이게?”


“근데 이게, 사람 성향은 못 바꾸더라고.”


“성향은 그렇더라도 상식은 알 거 아닙니까?”


“상식도 그래, 성향이 그러면 평생 그거 가지고 가더라니까. 그러니까 그거는 제가 이제 사장님 위로하니까 그건 이제 추스르시고...”


“그래서 형님 생각엔 어떻게....”


교수의 질문에 남자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꼬기 시작했다.



다음 편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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