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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목사 아동학대 사건 - 9

도대체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 5

by 발검무적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2078


이 소설은100% 실화에 근거한 이야기임을 밝혀둡니다.


도대체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 5 -


“그래서 나는 그래.... 우리 사장님 그렇게 이 집 전세 놓았다가 수리할 것도 이제 생기고 그래서 좀 드릴 것 좀 드리고 근데 나는 이제 그랬지. 내가 2년 전에 이 집 이사 올 때도 왔었고 중간중간에도 와봤었고 하니까 이게 인지상정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아니 갓난쟁이 둘 데리고 사는데 뭘 그렇게 망가뜨렸냐?’ 이제 그랬는데 얘기를 들어보니까 납득이 가고 그러네. 그러니까 사장님 수리하는데 어느 정도 드리고 동생한테 얘기해서 얼른 짐 싸가지고 나갈게. 어휴! 나도 몇 년동안을 차 두 대 가지고 목회하고 가르치고 하는데 아주 이사하는데 다 보냈네. 교회가 두 개 있고 또 부동산 한두 개 있고 그러니까 진짜 할 일을 못해요. 몇 년을 이사하다가 개판 났다니까 한 십여 년 가까이. 여기 동생네도 내가 안성에서 이사 올 때도 와보고 이번에도 또 오고. 그러니까 이것도 또 해놔야 어디 가서 2년 또 살고 그러니까... 저기요 이 대화가 일차적으로, 한번 경험하면 그 사람 아는 거고 적어도 한 번만 경험하면 그 사람 딱 알아버리는 거여. 대화 안 되는 사람은 어차피 안돼, 동생 하고는.”


신학대 학과장이라며 자신을 소개했던 남자는 얘기하면서도 은근히 교수의 눈치를 계속 살폈다.


“제가 그게 느껴져서 계약 전에 부인되시는 분이 부동산업자랑 같이 와서 대놓고 ‘어 여기서 예배드리면 되겠네.’ 하는 말을 들어서, ‘내가 바로 계약 파기할 테니까, 저는 신뢰를 깨는 사람한테는 집 못 맡기니까 이 계약 못하겠다고’. 그랬더니 아까 그 부동산업자가 자기 돈, 수수료 못 받을까 봐 다 성사된 마당에 그런 말을 해서 계약이 틀어지려고 하니까.”


“그렇지.”


“예배 안 한다고 특약을 별도로 쓰게 할 테니까 한 번만 봐달라고. 아 됐으니까 다 못 믿겠다고. 그 우여곡절 끝에 들어온 집입니다. 그렇게 들어왔으면 나갈 때 어휴 여기서 애기도 태어나고 저두 더 번창하시고 잘 사십시오. 우리도 그렇게 얘기하고 저쪽도 그렇게 얘기하고 그렇게 하는 게 맞잖아요. 이게 이럴 일입니까?”


“...”


남자가 할 말이 없다는 듯이 입맛만 다시며 시선을 떨궜다.


“내가 2500만 원 견적도 이 동네에서 코로나라고 지금 노는 사람들 많다고 싸게 싸게 견적을 낸 금액이 그건데 여기서 그래 어느 정도 감안하시겠습니까? 그러면 어떻게 어떻게 합시다 이러고 상의를 해야 하는데 전화도 안 받고 그러고 있다가 ‘저는 한 푼도 못 냅니다. 나는 잘못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줄 아시고 법대로 할 테니까, 우리 쪽에서 피해보상을 청구할 테니까’ 이 따위로 나옵니까?”


교수의 어머니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을 거들었다.


“아니, 그러면서 저주를 한다고 그러잖아요.”


“아휴 그건 말이 안돼서 그러는 거예요. 동생하고 사장님 하고는 내가 보니까 열 번 붙여놔도 말이 안 돼. 그러니까 어머님도 그렇고 어르신들 생각은 다 비슷한 거야. 동생 하고는 말이 도저히 안 된다고. 집 이렇게 내줬다가 이렇게 된 게 나도 마음 아프고 그러니까 사장님 그저 내가 위로하는 차원에서 그냥 이렇게 생각해드리고 그렇게 하고서 얼른들 이사들 가고 고쳐서 내놓고 그래야 사장님 또 생돈 또 잉? 내놓는 사람한테 다시 받고 그러지. 에휴. 인생사가 그래요.”


남자는 교수의 어머니까지 눈치를 힐끔거리며 반응을 계속해서 살피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요?”


교수가 다시 채근하듯 물었다.


“그 뭐 어떻게 해? 사장님이 달라는 거 조금 드려야지 뭐.”


“그러니까요. 매듭을 짓지요.”


바로 결론으로 돌입하는 듯 단도직입적으로 교수가 말을 꺼내자 정작 남자가 입을 다물었다.


“.......”


물색없이 곁에 서 있던 교수의 어머니가 침묵을 깨며 남자의 곤란한 상황을 도왔다.


“내가 이사 들어오는 날 이 사장님도 봤어.”


“아. 어르신도 계셨었나? 나는 아버님이랑만 얘기를 해서.... 하하하. 조금 기억이 나는 것 같기는 해. 하하하. 그래, 맞아.”


교수가 더 이상 그의 너스레를 볼 필요 없다는 듯이 말을 끊었다.


“어떻게 할까요? 그냥 깔끔하게 5600만 원 떼고 보증금 드리고 나가라고 정리할까요?”


“아니, 그냥 이제 다 지난 거니까 그런 건 감정적으로 하지 말고.”


남자가 곤란한 얼굴이 되어 교수에게 비굴한 미소를 띤 얼굴로 말했다.


“그러니까 여태까지 순리대로 하자고, 감정적으로 그러지 말자고 했던 건 저예요. 아니 상식적으로 여쭤볼게요. 누가 지금 아쉬운 쪽입니까?”


“예배나 이런 부분은 서로 신앙이라던가 달라서 그런 거니까, 이제...”


“아니 다르고 아니고를 떠나서, 제가 단도직입적으로 여쭤볼게요. 이 집에서 예배 안 했습니까? 아니 신도 불러서?”


교수는 아침부터 켜 둔 핸드폰 녹음기에 그의 자백성 증언을 확실히 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아니 신도나마나 교인도 별루 없고 우리 조카가, 로마에 있는 조카가 와서 이렇게.”


“아, 걔 하나가 와서 예배를 강단 놓고 키보드에 칠판까지 설치하고 예배를 했어요?”


“있어봐야 여기 우리 저기 이렇게 저기 지인들. 교인이 그렇게 없어.”


교수의 추궁이 이어지자 남자가 거짓말은 못하고 말을 빙빙 돌렸다. 자신이 생각했던 자백성 증언을 확실하게 잡아둬야 하겠다고 생각한 교수가 끝까지 그를 몰아붙이기로 마음먹고 물었다.


“그래서 없는 교인인데 교인이 와서 예배를 했잖아요.”


“예배야 드렸것지. 목사가 예배를 안 드렸것어?”


“아니 근데 버젓이 강단의 단상이 있고, 설교문 있고, 옆에 키보드에 찬송가가 뭐고 다 있어요. 그래서 내가 조심스레 떠보듯 물었다구요.”


“하하하. 내가 신학교 학장이고 목사다 보니까 예배 얘기가 나오면 자꾸 웃음이 나.”


그의 웃음이 거슬렸는지 교수의 아내가 따져 물었다.


“그런데 저희가 모르는 줄 알고...”


“그런데 저 분이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거예요.”


교수가 정작 불쾌한 목사의 행태를 지적하자 남자가 계속 어쩔 줄 몰라 헛웃음만을 흘렸다.


“하하하”


“그러면 목회자라고 자기를 소개한 사람이 당신네 가족에 저주를 하겠다고 하는 것에서부터가...”


“에휴! 내가 다 풀어드릴게. 무슨 놈의 저주야 저주가.”


아내가 그제서야 서운한 맘이 울컥했는지 따지고 들었다.


“혹시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그 사람의 기도 때문에 사고 나는 건가 싶어 가지구”


“그래서 내가 그랬어요. 하시라고, 저주의 기도든 뭐든.”


교수가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


“내가 총회장급 목사니까 내가 다 풀어줄게요.”


“사이비 목사가 하는 기도 하나님이 들어주지도 않을 거니까 할 테면 하라고.”


“그래도 무섭잖아요.”


순진한 교수의 아내가 내뱉듯 말했다.


“그거는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고, 내가 다 풀어드릴게. 옛날에 우리 목사 하나가 시원찮은 목사가 저기하면 부흥목사가 와서 내가 다 풀어주겠다고 그러고, 그랬다고. 내가 다 풀어드릴게.”


“아니 제3자도 아니고 형님이시니까 더 잘 아실 거 아니에요. 이게 뭡니까?”


“나도 그래서 그냥 아휴! 그냥 이렇게 그냥 복잡하게 됐나, 그래 가지고.”


“자기가 ‘이만저만해서 도리상 제가 잘못했습니다. 어느 정도 조금 감해주시며 안 되겠습니까?’ 이래도 시원찮을 판에. 어? ‘법대로 합시다. 200만 원 전기세 먹은 거 어쩌구.’ 내가 뭘 어떻게 먹어? 자기가 전기세를 낸 적도 없으면서. 그 설명에 대해 동생분이 설마 못 알아들었을까요? 지금 5분이면 형님도 알아들었을 설명을? 자기가 2년 동안 내지 않았을 전기세를 자기가 가장 잘 알 텐데? 도대체 뭡니까, 이게?”


“그래서 이번 일은 이렇게 하셔. 동생이 이런 큰 집 가지고서 정원 가꾸면서 나무를 가꾸면서 살아본 사람도 아니고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그런 걸 다 아는 사람이 고의적으로 그랬다면야 문제가 되지만...”


“아니 그런데 상식적인 수준이잖아요.”


“아니 나이만 많지, 그런 걸 몰라요.”


“좀 보세요. 삼십 대 신혼부부가 왔어도 이러진 않아요.”


“그러니까 사장님 이렇게 하셔. 뭐 젊으신 분들이 이렇게 좋은 전원주택을 어렵게 마련하셔서 이렇게 살기까지 얼마나 고생을 하셨겄어. 그래서 와서 그렇게 됐으니까 내가 조금 더 해 드리라고 하고 그냥 예배니뭐니 다 지나간 얘기야. 마음 푸시고 내가 다 풀어드릴 테니까 그렇게 하자고.”


“그런데 저는 또 겁이 덜컥 나는 게, 저렇게 마지막까지 동생분 같은 사람이 살고 있으니까 저분이 또 얼마나 또 뭘 망쳐놓고 얘기도 안 해주고 또 입을 꼭 다물고 가면 어떻게 하나. 그래서 오늘 제대로 확인하러 왔어요. 이사를 나간다니까 왜냐면 지금 자기가 싱크대 원목 뜯어놓은 것도 제가 얘기를 했더니만 ‘어? 저는 이런 거 처음 봅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부인되는 분이 주섬주섬 그 뜯어놓은 걸 이만큼 손에 가지고 와요. 모아둔 거야. 애가 그런 걸 알고. 그런데 한다는 소리가, ‘우리 애는 35개월이라 그걸 뜯을 힘이 없으니까 우리 책임이 아닙니다.’ 자아, 사람이 뜯지 않고 프랑스 원목 그 손잡이가 모서리만 다 뜯겨 있어요. 애 손 닿을만한 위치의 부분만. 위의 똑같은 부분은 멀쩡해. 그거를 자연적인 마모니까 우리는 책임이 없다고.”


“그러니까 우리 사장님. 에휴. 내가 다 위로하고 내가 송구의 말씀드리고...”


“아니 저는 송구의 말씀 다 필요 없고. 어떻게 정리할까요?”


“이게 인생이라는 게 가도 가도 끝이 없어요. 산 넘어 산이고 그러니까 우리가 살다가 더 어려운 일 안 당하고 살아야 돼.”


“오죽했으면 제가 집사람한테 저 사람도 어렵게 목회 활동하는 사람인가 본데... 하면서”


“사장님도 잘 되셔야 되고. 또 우리 동생도 인생 배우면서 잉? 어린 딸 둘 낳아가지고 나이 먹어서 기를래니까 그 사람도 보통 문제 아니여. 나는 이제 애들이 3,40 다되어서 출가했으니 망정이지. 그래서 나는 용돈 받아가면서 활동하지만 저 사람은 저 애들 길러가면서 해야 되는데 고생문이 훤해요. 그러니까 사장님이 좀 이렇게 이해해주시고 내가 해서 사장님 수리비 이렇게 해서 얼마 드리고 해서 짐이야 뭐 아까 3분의 2 다 줘버렸는데. 내가 보니까 못 갈 것 같더라고. 그래 가지고 보내버렸지. 다시 오라고 해서...”


“아니 연락도 안 받고 있다가 당일 아침에 카톡 띡 해서는 이사 시작했습니다. 돈 보내주세요. 그게 뭡니까, 애들도 아니고.”


“그게 사람이....”


“수차례 전화를 걸었어요, 상의해보겠다고. 전화를 안 받아.”


“마음이 안 통하면, 이게 나머지가 다 이렇게”


“아니, 지금 보세요. 이게 마음이 안 통하는 부분입니까, 동생분이? 몰상식한 거예요? 말은 정확히 하자구요. 우리가 먼저 수차례 전화를 했어요.”


“그러니까 나두 그러잖아.”


“그런데 전화도 안 받았어요.”


“나무를 자를 것 같았으면 주인한테 물어보고 상의를 하고 해야 하는 건데. 그러잖아요. 그걸 말도 안 하고 잘라버리고. 나는 손 하나 안 댄 줄 알았어. 그런데 사장님 얘기 듣고 와서 보니까 그게 아니네. 지가 뭘 또 손을 본다고 봤구만, 멋대로. 그러니까 이렇게 하구 이게 있어요. 우리 같은 사람들은 나도 이렇게 원래 꿈이 사업가였고 목회생활을 3,40년 이렇게 해두 무슨 일 있으면 다 물어봐요, 관계자들한테. 그러면 그분이 처리할 것은 이렇게 이렇게 하라고 할 거 아니에요.”


“네.”


“그러면 아무 일이 없는 거여. 왜? 내가 다 물어봤으니까.”


“그러게 집 사람 전화로 전화 한번 주셨더라고요. 의사 선생님 맞으시냐고, 이름 확인하면서.”


자신이 몰래 교수의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이 발각되었다는 사실에 남자가 자신도 모르게 당황하면서 긍정을 해버렸다.


“네.”


“그러구 나서 누군지 밝히지 않고 그냥 끊으셨다고.”


“네.”


“그런데 다른 건 다 차치하고 법적인 것을 하려면 요새 널린 게 변호산데, 좀 상식적으로 알아보고, 하다못해 부동산 중개사한테 물어보더라도 이전에 들어오기 전에 증빙용으로 찍은 사진이 있고 당신이 그렇게 손상을 입혔으면 손상에 대해 해 줘야지요.라고 들을 텐데 그건 상식 아닙니까? 그걸 오십이 넘은 사람한테 누가 가르쳐줘야 하는 특수한 법률적 상식이 아니잖아요. 내가 살다가 남의 집 빌렸는데 집을 상하게 했어요, 그럼 고쳐주고 가는 게 맞는 거 아닙니까?”


“......”


“나는 몰라라, 그냥 가요? 애들도 아니고 내가 그냥 암말 안 하고 감추고 가면 아무도 모를 거야, 이거예요?”


“지금 여기가 2억 9천에 들어왔었죠?”


“예.”


“그러면 2억 9천이면 사장님이 뭔가 얘기를 하는 게 예의이긴 하지마는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게 있어요. 나는 이렇게 무슨 학을 가지고 얘기하는 사람도 아니고 턱 봐서 상황이 그러면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이니까. 내가 그렇게 해서 한 500만 원 드리라고 할게요. 500만 원만 그렇게 해서....”


“네? 그것만 받고 우리가 이 공사를 다 해요?”


다음 편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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