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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 - 18

존중과 사랑의 상관관계

by 발검무적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2392


모든 사랑은 달콤하며, 주고받을 수 있는 것.
이런 달콤함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은 행운아.
하지만 이것을 잘 느낄 수 있는 사람은 영원히 행복한 사람.
-쉘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사랑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문득 예의라는 것이 필요하지 않고 그런 것은 오히려 가식적인 것이라고 여기는 요즘 사랑하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과연 그것이 사랑의 본연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사랑이라는 것은 존중이라는 것을 어떤 식으로든 표현하나요?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그저 필요 없는 가식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당신은 어떻게 사랑하고 살아가나요.


이제 들려줄 얘기가 당신이 그러한 것들을 생각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열일곱 번째 생일을 맞는 아들에게 뭔가 이제 아이가 아니라는 의미의 선물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성인이 되기 전에 근사한 구두를 신는다면, 그리고서 자신과 함께 길을 걷는다면 아버지보다 훌쩍 커버린 아들이 훨씬 든든해 보일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아들의 손을 잡고 구두를 사기 위해 시내로 나갔습니다.


신발가게가 여기저기 눈에 띄었습니다. 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게의 신발들을 보고 아버지는 그런 든든한 아들을 보는 것으로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아버지는 신발을 사면서도 아들에게 뭔가를 가르쳐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손을 잡고 한 신발가게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아들은 가게를 한 바퀴 휙 둘러보더니 이것저것 만져보고 요리조리 살펴보는 폼이 제법 진지했습니다. 아버지는 다른 한쪽에서 아들이 고르는 것을 보며 흐뭇해했습니다. 한참 뒤 아들은 마음에 드는 구두를 하나 골랐습니다. 아들이 흡족한 얼굴로 구두를 들고 점원에게 물었습니다.


“이 구두·· 얼마예요?”

“삼만오천 원입니다.”


점원은 의자에 삐딱하게 걸터앉아 껌을 짝짝 씹으며 건성으로 대답하고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황당한 얼굴로 아들이 쭈뼛거리며 아버지에게 돌아섰습니다. 다시 아버지가 구두를 들고 점원에게 다가섰습니다.


“아, 그래요. 잘하면 이천 원 정도는 깎아 줄 수도 있어요.”


아버지는 그 점원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다시 구두를 보며 신어보던 아들을 보며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얘야. 그 구두 벗어라. 여기서 나가자.”

“왜 그러세요. 아버지. 전 이 구두가 마음에 드는데요.”


아들은 갑자기 차가워진 아버지의 반응에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대꾸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들의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성큼성큼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아들도 할 수 없이 아버지를 뒤따라 나왔지만 왠지 모르게 아버지가 화가 나신 것이 자신이 고른 구두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아들의 생각은 곧 깨졌습니다. 바로 나와 다음 골목에 있는 다른 구두 가게에 들어간 아버지는 아까 아들이 골랐던 것과 똑같은 모양의 구두를 들고서 아들에게 들어 보였습니다. 아들은 갑자기 멍해졌지만 아까와 똑같은 구두라는 것에 마음이 들어 조금 웃어 보였습니다.


“그 구도가 마음에 드시나 보죠? 안목이 꽤 높으시네요. 요즘 유행하는 모델인데··· 아버님이신가 보죠? 아버님이 구두를 다 골라주시고 좋으시겠어요.”


어느새 부자사이에 다가온 점원은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중년 남자였는데, 아들이 나이가 어린 학생인데도 불구하고 깍듯한 존대를 하며 부드럽게 설명하고 말을 걸었습니다.


“가격은 삼만오천 원입니다만, 저희 가게의 신발은 할인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정가판매제라서···하지만, 신발에 이상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바꾸어 드리고 제가 직접 수선을 해드리겠습니다.”


점원의 태도를 지켜보던 아버지는 구두와 상관없이 그의 설명을 들으며 아들의 자랑을 하고 아까와는 달리 만족스러워 보이는 얼굴이었습니다. 그리고는 흥정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가 구두값 삼만오천 원을 내고서는 흡족한 얼굴로 아들에게 구두상자를 건네주었습니다. 가게를 나서는 두 사람을 점원인 중년남자는 따라 나오며 정중한 인사를 잊지 않았습니다.


가게를 나와서 아들은 선뜻 아버지의 흥정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아들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버지에게 물었습니다.


“아버지. 똑같은 구두가 아까 그 가게보다 이천 원이나 비싼데. 굳이 이 가게에서 산 이유가 뭐예요?”


이 말에 아버지는 기분 좋게 껄껄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얘야, 경제적으로 보면 우리가 손해를 본 게 맞지? 그렇지만 이 아버지는 네가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구나. 우리는 지금 이 가게에서 이천 원어치도 넘는 친절을 대접받았잖니. 그리고 무엇보다 네가 그런 값진 친절을 알게 되었으니 그것보다 더 큰돈을 지불한다 하더라도 이 아버지는 즐겁구나. 그러니까 우리는 결코 손해 본 것이 아니란다.”


아들은 아버지의 얘기를 쉽게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후에 그가 아버지가 된 이후에 자신의 아들에게 그와 같은 가르침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아버지의 설명을 듣고 조금은 이상해하는 아들의 입장처럼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의미 없는 얘기를 듣는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것이라는 것은 바로 존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소한 말이나 호칭을 일컫는 것에서도 그 사람의 마음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말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을 겉으로 꺼내놓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더군다나 사랑한다는 것은 이전에 사람을 대하는 것보다 그 사람에 대해 존중하고 아끼는 것이 더해야 할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가까운 사람에게 더욱 예의를 잊고, 방만한 행동을 하는 생각 없는 이들을 보면서 그것이 과연 사랑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이 생각하고 마음을 담고 있는 것이 상대방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존중하는 태도와 말로 나오는 것이 별로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지는 않으십니까?


당신은 이제 당신이 생각하는 사랑하는 이에 대한 존중을 확실히 판단 내릴 수 있겠습니까?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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