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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Oct 02. 2021

대만에 사는 악녀 - 18

주타이베이 한국대표부 부대표와의 통화 -2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319


“그래서 저도 이제 문제를 아예 키우는 것이 낫겠다는 쪽으로 결정을 했거든요. 왜냐하면 계속 주저하니까 ‘우리만 계속 당하는 것 같다.’라는 느낌이 있어요.”

“어떻게 결정을 하셨다는 거죠?”

“‘이 사실을 한국 정부에 알리고 정식으로 국가대 국가 간의 문제로 키우는 게 낫겠다.’라고요”

“아니 이걸 국가대 국가의 문제라고 말씀하시는 건 제가 이해하기 힘들구요.”

“아니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건 제 개인 의견이 아니구요.”

“이건 전적으로 박 교수님 개인적인 학교 문제신 거고, 그 다음에 명예훼손도 그렇지요. 지금 국가대 국가 문제라고 말씀하시는 거에 대해서는 제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주영희가 지금 기자 회견하면서 손에 들고 흔들었던 내용이 아무 상관없는 서울대 수학과 교수 사건까지 적어서 반한감정을 조장하자고 기자회견에서 뒤흔들고 있잖아요.”

“박 교수님이 지금 국가대 국가 문제라고 말씀하시는 거에 대해서는 제가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네요.”

“아, 그래요?”

“네.”

“그러면 마지막으로 한 번만 제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오늘 변호사랑 얘기 나눈 것을 말씀드릴 테니까 그래도 이해가 안 가면 얘기를 해주세요?”

“아, ‘법원에 갈 거냐, 안 갈 거냐?’를요?”

“아니요. 한국에서 서울대 출신 교수 이 나라 국립대에 부임해 왔어요.”

“예.”

“근데 그 사람에 대해서 학생과 뭔가 문제가 있어서 학교에서 조사를 하고 그런 게 아니라 그 나라의 입법위원이 갑자기 조사하지도 않은 사실을 가지고 이 사람이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기자회견을 하고 그 나라의 언론인이었던 사람이, 한국은 서울대학교 출신 교수 중에 이런 사람 정말 많다라고 하면서 한국에 대한 반한 감정을 조장하면서 들고 나왔어요. 그런데 그게 국가대 국가의 문제가 아니고 일개 개인의 문제라는 거지요?”

“반한감정으로 연결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저희도 모니터링을 해서 검토를 하겠습니다.”

“언제까지요?”

언제나 직접적으로 치고 들어오는 박 교수의 질문은 부대표 입장에서는 아프고 아렸다. 바로 대답하기 곤란한 핵심적인 질문을 아무렇지도 않게 그는 툭 치는데 쨉처럼 보이지만 훅처럼 멈칫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다고 느껴졌다. 그 만큼 긴 침묵이 잠시 흘렀다.

“검토를 하겠습니다.”

“아니, 이게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하는 사안인가요? 아니 지난주에 부대표님을 만나고 왔을 때만 해도 저도 문제를 크게 키우고 싶지 않아서 고소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계속 고민 중입니다. 그러면서 문건도 모두 전달을 해드렸는데 그쪽에서 먼저 기자회견 또 하고 고소장 날아오고 뭐 이랬습니다. 그랬는데 계속 이게 개인의 문제라고 하시니까...”

“아니, 일단 박 교수님의 문제지요. 그걸 어떻게 대한민국 국민의 문제라고 하는지 저는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일반인도 아니고 국립대 교수를 그 나라의 입법위원이 린치하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제 상식으로는 어 이게 사실이면 정말로 잘못한 게 있으면 그냥 처벌받으면 되는데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도와줄 수 있으면 그렇게 해가지고 나라 이미지도 관리를 하고 그러면서...”

“제가 말씀드릴게요. 도와드릴 수 있는 거는 교수님이 도와달라고 하는 거 다 도와드릴 수가 없구요. 제한된 범위 내에서 사안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 선에서 저희도 상담해 드리고 도와드리고 하는 것이지요.”

“그게 아까 말씀하신 그 나라의 법체계나 과정 정도를 설명해주는 게 다라는 거지요?”

“그, 그렇지요. 네네.”

“‘재외국민을 보호하거나 그렇게 적극적으로 서포트를 하는 거는 해줄 수 없다.’라고 이해를 하면 되는 거죠?”

“아니죠. ‘적극적으로 도와드릴 수 없다.’라고 거꾸로 말씀하시면...”

“그럼 정확하게 얘기를 해주세요.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도대체 어떻다는 건지...”

“자, 고발에 어떻게 응할지에 대해서는 판단하십시오. 스스로.”

“네.”

“그거는 우리가 가라 마라 할 것도 없구요. 할 수도 없지요.”

“네.”

“그건 뭐 우리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거 아닙니까? 그럴 권한도 없고 그렇지 않습니까?”

“네. 그리구요.”

“그리고 다시 말씀드리지만 아까 그 하여튼 그 그런 저쪽에서 고소를 해서 상황에 처한 것에 대해서는 여기 법률제도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부대표님에게 여쭤볼게요. 어느 정도까지 사안이 더 확대되고 불길이 다 번져야, ‘아! 이거는 외교부에서 적극 나서서 해결해야 될 문제다!’라고 나섭니까?”

“여보세요.”

“네.”

“박 교수님. 저 지금 적극 나서고 있는 겁니다.”

부대표가 뾰루퉁한 목소리로 퉁명스럽게 말을 끊어가며 강조했다.

“아니, 부대표님이 알고 있는 ‘적극’이랑 제가 알고 있는 ‘적극적’이라는 말의 의미가 많이 다른 건가요?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여쭤 볼게요. 금요일에 저를 도와줄 수 있는 인원을 지원해주실 수 있습니까?”

“어떤 민원이신가요?”

“조사를 받으러 가야 하는데...”

“예.”

“그게 법률적 자문이든 아니면 그냥 통역 차원의 자문이든 영사부에 소속된 사람을...”

“어, 그거 그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알아는 보겠습니다마는 왜냐하면 얘들 사법당국 경찰 당국은 자기네 사람들을 씁니다.”

“아니, 경찰 당국에서 저에게 연락이 와서 당신네 측에서 당신이 믿을만한 사람을 수배해서 대동해올 수 있겠느냐고 자기는 적당한 사람을 찾지 못했다고 그게 더 좋다고 했다구요.”

“아니 그러면은요. 저희들이 통역 요원이 있고 그런 거 아닙니다. 그러니까...”

“네.”

“원하시면 여기에서 활동하는 민간 통역 요원들을 소개를 시켜 드릴게요. 다만 유료입니다.”

“하아! 부대표님. 제가 그날도 말씀드렸지만 한국어랑 중국어랑 다 잘하는 학생들이랑 그 사람들이 없어서 제가 말씀드리는 게 아니라니까요. 제가 부대표님한테 개인적으로 화를 내거나 그럴 필요는 없는 거잖아요. 제가 무슨 부대표님에게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것도 아니구요. 그죠?”

“지금 저를 계속 몰아세우듯이 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냐? 왜 국가대 국가 간의 문제라는 걸 인정하지 않느냐고 저를 몰아치시는 거 아닙니까, 지금?”

“그래서 제가 여쭤보는 거예요. 이 정도 상황이면 그렇다라고 제 의견도 아니고 주변에서 그렇게 얘기를 해요. ‘대표부에서는 왜 이 정도 사안인데 아무도 안 나오는 거냐?’라고 계속 질문을 듣고 있어요.”

“하참! 우리가 어딜 나가서 뭘 어떻게 하라는 말씀이세요? 하하.”

“그래서 말씀드렸잖아요. ‘최소한 내가 금요일에 경찰 조사를 받는데 인적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까?’라고 여쭤봤더니 그것도 안 된다면서요?”

박 교수의 연이은 질타에 잠시 침묵이 흐르고 큰 결심을 한 듯이 부대표가 입을 열었다.

“근데 그 경찰서가 어디지요?”

“외교대학교 바로 앞 파출소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관할 경찰서는 무짜 경찰서라고 하더라구요. 원산 1취”

“그거 참 걱정됩니다. 사안이 자꾸 커지구요. 그 언론에 퍼지는 것도 자꾸 걱정이 돼요.”

“정말로 이거보다 일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생각을 안 하십니까?”

“걱정이야 되죠.”

“저는 어제 기자 회견했다는 말을 들으면서 아 내가 너무 그동안 소극적으로 대처를 해왔구나 이제 내가 고민하거나 뭔가 누군가를 양해해주면서 처리를 할 단계가 넘어버렸구나 라고 오늘 변호사랑 얘기를 하면서, ‘이거는 지금 누가 뭔가 나서 가지고 중간에 나서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라고...”

“하하! 그걸 어떻게 압니까?”

“저에게 아무런 연락이 아무에게도 안 온다고요! 외교대 측이나 교수 한 명도 하다못해 오늘 아침에 학과장과 아침 먹는 식당에서 마주쳤는데 학과장이 줄행랑을 쳤습니다. 저와 제 집사람의 얼굴을 보자마자 이런 상황이라구요, 지금. 이미 노현정 과장이 학과장과 박선병 교수와 통화까지 했다고 나에게 알려 줬구요. 지금 뭔가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제대로 돕기를 바랍니다. 그 사람들 이 일이 터지기 전부터원래부터 전화 한 통 없던 사람들이지만 이 일이 터지고 이 지경이 될때까지 저에게 연락 한번 없었습니다. 부대표님과 제가 가장 지금 궁금한 것이 그거 아닙니까? 왜 이 사람들은 자꾸 이 일을 키우지? 저는 당사자로서도 일이 너무 의아해요. 일을 이렇게까지 키워도 얘네는 상관이 없나? 누군가 나서는지 아닌지 어떻게 아냐고 물었죠? 누군가 나섰다면 내가 당사자인데 나에게 전화 한 통이라도 연락이 와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저 돕겠다고 대만대학교의 교수들이나 다른 사람들만 연락이 옵니다. 근데 그 사람들이 말을 붙이는 게 바로 그겁니다. ‘어? 당신 나라 외교부에서 연락이 오지 않냐고?’ 여보세요?”

“예. 말씀하세요.”

“예. 그런 상황이라고요. 제가 나이가 어리고 중국어를 잘 못해서 안절부절못하고 그런 상황이 아니라구요.”

또다시 원치 않는 어색한 짧지 않은 침묵이 흘렀다.

“오늘 여기 외교대 지역 원산취 입법위원 사무실에도 다녀왔어요. 근데 그쪽에서도 그렇게 얘기를 해요. 이거는 지금 상황은 개인 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일이 좀 확산된 거 같다고 대표부에서는 뭐라고 하냐고? 자기네들은 대표부에서 뭔가 액션을 취하면 연계해서 그 사람은 국민당 소속인데 연계해서라도 빨리 언론에 사실을 밝히든 아니면 이쪽에서도 뭔가...”

“그거... 제가 볼 때는, 이거 문제가 더 커집니다.”

“지금보다 얼마나 더 커집니까?”

“그렇게 생각 안 하세요? 그리고 우리가 그렇게 할 수도 없구요.”

“그럼 다시 여쭤볼게요. 부대표님은 지금 누군가가... ‘제가 지금 중간에 누가 나설 수 있는지 찾아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도 아니고 지금 이 상황에서 지난주에 만났을 때까지만 해도 제가 고민하지 않았습니까?일이 더 커지길 바라지 않아서 고소하는 걸 계속 주저하고 있습니다. ’라고 그런데 지금 고소당했잖아요. 지금보다 도대체 일이 얼마나 더 커집니까?”

“아니 그걸 왜 저한테 물어보세요?”

“아니, 내가 황당해서 묻는 거 아닙니까? 내가 보기엔 일이 완전히 커진 것 같은데 부대표님이, ‘일이 자꾸 더 커집니다. 커집니다’ 이러니까 저는 일이 이거보다 더 커질 수는 없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직접 물어보잖아요. 이거보다 더 일이 커지는 게 뭡니까? 형사고소까지 당했어요. 국회의원이 학교실명 언급하면서 카메라에다가 대고 아무 상관없는 서울대 수학과 교수가 형벌을 받은 사안이 제 사건인 것처럼 빨간색으로 이름 다 적어서 흔들어대고 그 짓을 했어요. 이거보다 뭐가 더 커진다는 거지요? 누군가가 죽는 건가요? 이거보다 더 커지는 건?”

“하하하! 나참! 아니 그런 극적인 그런 표현까지 저한테 자꾸...”

민망함을 감추려는 것인지 부대표는 헛웃음이 튀어나왔지만 그의 그런 웃음소리가 박 교수의 속을 더 긁는다는 것은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아니, 저한테 자꾸 그러시잖아요. 일이 더 커집니다, 커집니다,라고 이제 커질대로 다 커진 것 같은데.”

“커질까 봐 걱정된다는 거지요.”

“제 말이요. 어떤 게 더 커지는 겁니까? 저는 이게 최대로 커진 것 같은데... 어떤 게 더 커진다는 겁니까?”

다시 말문이 막혔는지 생각을 하는지 부대표의 침묵이 길어졌다.

“아니 클 대로 커진 거 아닙니까?”

“악화가 된 거지요.

“이거보다 더 악화가 될 게 있습니까?”

“아니 저에게 그걸 따져서 물으시면 제가 뭐라고 말씀드립니까?”

“아니, 따져 묻는 게 아니라, 저는 지금, ‘충분하게 커졌으니까 지금 적극적으로 뭔가 동행을 바랍니다.’라고 말을 했잖아요.”

“동행하는 거, 그거 어려울 것 같구요.”

“이거는 절대 그런 거 아니고 그냥 여쭤보는 건데요, 부대표님이 운신하는 폭이 원래 그렇게 좁은 건가요?”

“무슨 말씀이시죠?”

“그러니까, 뭔가 지금 적극적으로 움직이기에 한계가 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아니요. 그렇지요. 대표부하고 우리 영사라는 곳이 그렇게 다른 나라에 와서 뭐 뭐든 걸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거지요. 제한된 범위 내에서 우리 국민의 보호활동을 하는 곳이라는 거지요.”

“외교부도 똑같은 입장일지 제가 한번 라인을 통해서 정식으로 항의를 넣어볼게요.”

“지금 항의라고 말씀을 하셨나요?”

“네.”

“뭐가 항의죠? 뭐 잘못한 거라도 있나요?”

“어, 제가 지금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라고 얘기를 했어요. 그랬더니 아니...”

“아니 아니, 항의는 뭔가 잘못된 게 있을 때 하는데...”

“네.”

“지금 뭐 잘못된 게 있나요? 그 항의라는 단어를 저는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지금 저와 다른 대만의 법률전문가들이, ‘왜 당신 나라의 대표부에서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아?’라고...”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았다니요?”

“뭘 해주셨는지 그럼 일러주세요. 어제 기자회견이 나왔어요. 그런데 저에 대한 게 아니라 자꾸 다른 얘기들을 막 하고 있어요. 근데 그거에 대해서...”

“그걸 우리가 어떻게 직접 나서면 되는 겁니까? 진실 여부는 아직 알 수 없고... 진실 여부는 아직 알 수가 없잖아요.”

“예. 맞아요. 아직 조사도 끝나지 않았으니까요.”

“그걸 지금 대만 정치인이 떠드는 것을 저희가 어떻게 직접적으로 대응을 합니까?”

“어떻게 대응을 하면 되는지 지금까지 제가 말씀을 드렸는데요?”

“아니, 잘못된 걸 지적을 하는 게 하다못해 입법위원이 잘못하고 주영희가 잘못한 행동에 대해서 한국은 다 그렇고 서울대 수학과 교수도 10년간 이런 사건이 있었다는 관계없는 사건을 흔들고 이러는 거를 당연히 그 나라의 대표부에서 항의를 해야 하는 게 맞는 거 아닌가요?”

다시 코너에 몰렸다. 부대표는 다시 숨을 고르며 머리를 굴렸다.

“외교부에서의 항의방문은 그럴 때 하는 거 아닌가요? 제 상식이 잘못된 건가요? 혹시?”

“뭐... 하여튼 뭐 외교부에 항의하신다고 하니까 제가 뭐 박 부대표가 해준 것이 잘못되었다고 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나름대로 박 교수님께 대표부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뭔지 생각을 했고 나름대로 할 만큼 했다고 한 것이고 지금도 전화해서 상담에 응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 상황인데, 지금...”

“제가 지금 말씀드리잖아요. 제가 지금 필요한 건...”

“그런데 외교부에 항의하신다고 하시니까 제가...”

“제 말이요. 저는 지금 제가 원하는 게 상담받고 싶어서 전화를 드린 것이 아니라 이제 어떻게 효과적인 대응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전의 상담도 마찬가지였잖아요. 저는 제가 개인이 얘기했더니 안 듣습니다. 그러면 공문으로 증거도 남고 정식으로 그렇게 요구를 한 근거가 남도록 공문을 부탁드립니다. 똑같은 거예요. 지금도. 지금 제 개인의 목소리는 묻히고 있잖아요.”

“대표부로서 이 건에 관해서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사안들은 상황에 따라서 검토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이게 대만 내의 법적 절차든 학교의 절차든 상황 추이 상황 진행에 따라서 대표부 차원에서 대표부가 할 수 있는 그런 방안이라던가에 대해서는 검토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좀 이해를 해주세요.”

“금요일에 제가 기자회견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대표부는 함께 할 의사가 없다는 것으로 제가 이해하면 되는 거지요?”

‘기자회견을 저희가 어떻게 함께 합니까? 공개된 거를 “

“아! 비공개로만 움직일 수 있는 건가요?”

“아니 저기, 생각해보세요. 지금 그러면 박 교수님이 기자회견을 하시는데 대표부에서 와서 같이 연대를 하라는 말씀이신가요? 그, 그게 지금 가능하다고 생각하시고.. 참! 그게 지금 맞다고 생각하세요?”

“네. 저는 맞다고 생각을 합니다.”

“아니지요. 지금 사안의 진실에 판단이 안된 상황에서 대표부가 그렇게 연대가 되면 교수님이 다 맞다 라고 하는 꼴이 되는데...”

“그러면 제가 상의를 해볼게요. 청와대 쪽이랑 외교부랑.”

“네. 상의를 해보시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 법적으로 어떻게 대응을 하는 것이 조사를 어떻게 받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서는, 지금 현지 변호사에 문의하시고 내일 오전까지 저에게 알려주실 수는 있겠습니까?”

“제가 지금 외근 중인데요. 어, 모르겠습니다. 내일까지 가능한지는 장담을 못하겠네요. 외근 중이라...”

“내일도 내내 출근을 안 하세요?”

“내일 뭐 밖에 면담들이 있고...”

“지금 영사과 일을 대응하는 남자 직원에게 시킬 수 있는 사안의 일이 아닌가요?”

“아니 시키죠. 시키기는 하는데 유선으로 시킬게요. 근데 문의해보지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연락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여보세요. 교수님 제 연락처 아시지요?”

“네. 알죠.”

“필요하시면 교수님이 연락하시면 되잖아요.”

“아니, 변호사에게 물어보고 알려주는 건데 부대표님에게 자꾸 연락드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자, 그거 파악되면 내가 바쁘면 우리 직원을 통해서 연락드리라고 할게요.”

“네. 다른 직원이라도 상관없으니 연락 꼭 주세요.”

“예. 드릴게요. 문자를 드리던...”

“네. 그럼 들어가세요.”

 

그렇게 통화가 끝나고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 전 날까지도 대표부의 답변은 없었다. 전날 핸드폰으로 대표부 행정직원이라고 밝히는 메시지가 왔지만 첨부파일은 열리지를 않았다. 뭔가 중요한 가이드라인이라도 적혀 있을까 싶어 박 교수는 바로 전화를 걸어 첨부된 파일이 열리지 않으니 이메일로 다시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이메일은 조사를 받고 나와 돌아와서야 도착해 있었다. 그 내용이 박 교수에게 절망이라는 뜻을 새삼스레 일깨워주는 듯했다.

 

박 교수님이 6.28(수) 박 부대표와 통화 시 요청했던 피소사건 대응방안에 대한 법적 검토 내용 파일입니다. 관련 피소건 대응에 적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주타이베이 한국대표

 

그렇게 대단한 내용을 담고 있을 것 같은 열리지 않던 그 대단한 파일은 단 한 장의 문서였다.


(피소인 출두 관련)

ㅇ 대만 형사소송법에 의하면, 개인(외국인 포함)은 대만 경찰당국에 고소가 접수된 형사 사건의 일방이 된 경우, 경찰 당국의 조사 출두 통지 등 사법절차상 진행되는 조치에 응할 의무가 있음.

 

(변호사 선임)

ㅇ 피고소인이 자신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격을 갖춘 변호사를 선임하여 법적 자문을 받으며 대응하는 것이 중요함.

 

ㅇ 변호인은 가급적 조속히 선임하는 것이 좋으며, 경찰기관에 출두시에 변호인과 동행하는 등 함께 대응할 것을 적극 권유함.

 

(조사 관련)

ㅇ 피고소인은 피조사 과정에서 자신 관련 혐의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혐의를 반박할 수 있는 가능한 소명 자료를 최대한 제출하는 것이 필요함.

 

ㅇ 피고소인은 피조사시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 이 경우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변호인과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함.


문서의 내용을 읽고난 박 교수의 입에서 육두문자가 새어나왔다.


다음편은 여기에...

https://brunch.co.kr/@ahura/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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