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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Oct 27. 2021

화투, 좋아하시나요?

화투가 어디서 왔는지, 그 의미에 대해 한 번쯤 궁금했을 이들을 위하여

개인적으로 저는 화투를 치지 않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승부욕이 지나치게 강한 탓에 끝장을 봐야 하는 성향을 알고 있기, 그러한 이유로, 내가 져도 혹은 내가 이겨도 그 끝이 좋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앞의 이유로 인해, 소싯적 절대 지지 않겠다고 전문가를 찾아 훈련을 받았고, 카지노에서 딜러로 알바까지 뛰었던 경력이 있기에 함부로 아마추어들의 돈을 강탈하는 짓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면 한국에서는 화투를 참 접하기 쉬운 문화적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상갓집에 가면 으레 밤을 새우기 힘들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용인되었고, 명절이면 가족들 간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그런 놀이문화가 이루어졌었죠. 제대로 된 가족 놀이 문화가 부재했던 탓이 크기도 했지만 암암리에 우리 사회에 퍼뜨린, ‘놀음’이 아닌 ‘노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그 악화를 희석시켜 건전한 놀이인 양 변화시키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보급했다는 설도 있긴 합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간에, 화투라는 것은 본래 우리나라의 것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대부분 알고 계시지요? 가장 확실한 기원, 19세기 초에 일본에서 유행하던 ‘하나후다(花札)’라고 하는 놀이를, 식민지화가 진행되기 시작한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 대마도와 부산을 오가던 일본의 상인들이 자신들이 하던 놀이를 전파하며 시작하였다는 설입니다.

하나후다(花札)

독특한 점이라면, 정작 화투를 전파시킨 일본의 하나후다(花札)는 이제 그 문화가 사라졌다고 할 정도로 게임 취급도 못 받는다는 점이고, 반대로 우리나라에서는 국민 게임처럼 확산되었다는 것이죠.

 



왜 갑자기 뜬금없는 화투 이야기를 꺼내는지 황당하다고 하면서 ‘설마...’를 더듬는 분이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밑장 빼기 하는 중입니다.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요.

일요일까지 중국 10대 명차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생각보다 부담스러웠습니다.

중국 10대 명차 시리즈를 연재하던 13일 동안, 매일 A4 20페이지 분량을 연재해야 했거든요. 평소 하던 연재에서 명차 시리즈 하나 더 얹어 중량을 올린다는 약속을 하고 시작하긴 했는데, 생각보다 중량을 너무 올렸나 싶을 정도로 일상에 약간 부담이 오더군요.

그래도 약속은 약속.

그렇게 일요일에 약속한 대로 글을 마치고 이틀을 쉬었습니다.


원래 연재하던 분량에서 하루 A4 5~6장 정도가 빠지는 것이 이렇게 널널하고 편했던 것인가 싶을 정도로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게으름 아닌 게으름을 피워볼까 하는 나른한 생각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량한 책 한 권 어떻게 출판해볼까 해서 출판사에게 간택받으려고 브런치 북을 만든 것은 아닌데, 시기가 마침 브런치 북 응모기간과 겹쳐서 그래 보이는 것이 썩 맘에 들지 않더군요. 어차피 게으름 피우지 않고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쓰고 문우들에게 배달하는 것뿐인 데 말입니다.


하여, 이틀을 쉬기는커녕, 다음 새로운 연재 시리즈를 무엇으로 할까, 고르며 아이디어 메모 다이어리를 정리하던 끝에, 가벼운 것부터 시작하자 생각하여 화투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사실, 지난 추석 연휴에 시즌이 시즌이니만큼 짧고 굵게 연재해볼까 했던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제대로 알고 있지는 못한 것.

그리고 원조가 일본의 하나후다(花札)인 것은 맞지만, 분명히 한국화 된 부분이 있어 왜 그렇게 변화했는지 그리고 무엇이 다른지, 아울러 그 다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정리하여 알려드리는 글쓰기도 나름 의미 있고 재미있는 작업이지 않을까 착안했던 아이디어에서 이 이야기는 출발합니다.

명차 시리즈에 이어, 명주 시리즈와 칵테일 이야기를 고대하셨던 분들에게는 조금 그 즐거운 기다림을 늘려드릴 수밖에 없겠습니다. 하루에 A4 20장 정도가 제가 지금 본업을 유지하면서 매일 다른 생각 안 하고 다른 것 하지 않게 하는 딱 그 정도의 임펄스 수치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만, 명차 시리즈와 화투 이야기를 마치고 나서 또, 그 중량이 그리 무겁지 않다고 느껴질 즈음에는 연재 시리즈를 늘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을러지지 않도록, 부단히 한계를 넘어서도록, 함께 하는 이들에게 자극이 될 수 있도록, 중량을 어디까지 늘려갈 수 있는지 시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뭐, 퀄리티가 부족하여 양으로 승부하려는 무식한 글쟁이의 궁상맞은 변명이 길었습니다.ㅎㅎ

 

사족이 너무 길면 안 되겠지요?

자아, 그럼 묻고 더블로 갑니다.

당신이 모르고 있던, 혹은 안다고 착각했던 화투 이야기...

이제 시작합니다.


다음 이야기는 여기에...

https://brunch.co.kr/@ahura/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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