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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Jun 11. 2021

거듭되는 실패와 밀려오는 좌절감

그대에게 들려주는 좌절에서 일어난 선배들의 이야기

20여 년 전의 어느 날,

제자이자 상담환자였던 녀석을 진료 상담해주던

나른한 봄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미국에서 버젓이 대학교수를 하고 있는 녀석은,

말투부터 사고방식에 이르기까지

예나 지금이나 참 문제 투성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문제투성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문제를 객관화하지 못하는 것이 본적인 문제라면 문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내게 신뢰를 보였고,

제대로 된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고 싶다며

짧지 않은 시간 꾸준히 상담을 받았었다.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그를 편하게 해주고 싶었지만 참 강한 자아를 지니고 있던 그를 변화시키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정말 뭔가 특별한 해결책이 필요했다.

그래서 내가 생각끝에 이런 제안을 던졌다.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 보지 않겠니?


갸우뚱해하면서도 내게 전적인 믿음을 보여왔던 그는 한번 해보겠다고 했다.

결국, 그 방법이 그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켰거나

그가 그것을 준비하고 쓰고 읽는 과정을 통해

'돈오'를 얻었다고 기뻐하고 만족했던 기억은

딱히 없다.


그저 내 작은 의도를 그가 읽었다면,

실패를 경험하거나 좌절을 해보지 않았던 젊디 젊었던 그에게

굳이 실패를 경험하지 않아도

그것을 경험하기 전에

삶을 포기할 정도로

크게 좌절했던 이들의 이야기가 그에게 줄 수 있는

삶의 동기나 목표를 제시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였다.


그렇게 20여 년이 지났고,

그는 어쨌거나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의 유수한 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그곳의 대학교수로 자리매김을 하고 간혹 한국으로 출장강연까지  학자로 성장하였다.

이른바 일반인들의 눈에는

성공한 삶의 궤적이라고 할까?


그런데...

지금의 그가 일반인들의 그 동경의 눈빛에 수긍하고

자신은 어느 정도 성공한 삶을 이뤘다고 여길까?


반드시 큰 실패를 겪어야만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말 큰 성공을 거두었던 사람들이 대개 큰 실패나 슬럼프를 겪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적당히' 공부 잘한다는 말을 듣고

'적당히' 유명한 대기업에 들어가

'적당히' 수십 년을 일한 사람이라고 해서

실패나 슬럼프를 모르는 삶을 '적당히' 살았다고 할 수는 없다.

실패라는 것이, 엄청난 기업가만의 고유한 소유물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사소한 일상에서도

우리는

갑자기 다가온 공허함이나

작지만 거듭되는 실패에서 오는 좌절감

이제는 왜 해야 하는지 이유조차도 알 수 없는 순간을 맞이하곤 한다.


그러한 감정을 느끼고 있을 지금 그대에게

어느 누가 보더라도

죽고 싶을 정도로

힘겨웠던 고난을 맞이하고

도저히 다시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아 보였던

그 삶을 다시 일으켜 세웠던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하여,

그대의 지금 좌절이

결코 끝이 아님을

이야기해주려고 이 글을 시작한다.




이미 눈치챘겠지만

이 글은 앞으로 연재할

실패론에 대한 서문에 해당하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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