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어디까지 가봤니?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 들어와서 1~2년 가까이 열심히 '외노자의 삶'을 살아가다 보면 어느덧
한국으로 귀국할 날짜가 다가온다.
여기까지 와서 일만 하다가 돌아간다면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여행이라는 것은 '가지 말걸'이라는 후회보다는
'그때 간 김에 거기도 가볼걸'이라는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 법이니까.
호주에 처음 들어오자마자 여행을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아무래도 금전적인 부분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기 전까지 하는 잠시 여행에 가깝다.
또한, 처음 오는 나라에 낯선 풍경에 낯선 문화와
언어에 적응하기도 바쁠 긴장상태에서의 여행과,
이 나라가 익숙하고 편안해진 후에 하는 여행은 느낌이 사뭇 다를 것이다.
한국인들에게는 유럽이나 미국 등에 비해
인기 있는 여행지는 아니지만,
대자연과 대도시를 다 가진 호주는 충분히 매력적인 여행지이다.
7년째 호주에 살면서 가본 곳들 중 좋았던 곳이 많지만 일단 대도시로 분류되는 브리즈번, 시드니, 멜버른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여행뿐만 아니라 호주에서 어느 도시에 정착할지 고민 중이라면 참고할만할 것이다.
1. 브리즈번
호주 생활중 반 이상을 보낸 도시 브리즈번.
브리즈번시티는 아주 작다. 반나절이면 CBD부터 카지노, 사우스뱅크(인공해변)까지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다. 오히려 대도시인 멜버른이나 시드니에 비해 숨은 맛집이 많다고 느꼈는데, 아마도 코로나로 락다운이 길었던 두 도시에 비해서 락다운 기간이 짧고 식당들의 영업 제한이 많이 없었기 때문 인 듯하다.
한국인들이 많이 살고, 한인 식당이 비교적 많이 모여있는 곳은 Runcorn, Sunnybank지역인데, 장기, 단기 셰어하우스도 많아 길게 여행할 때 숙소로 이용하기 좋다.
물가가 시드니나 멜버른에 비하면 체감상 20%는 저렴한 편(한인식품, 한인 미용실, 한인식당, 셰어하우스 기준) 이런 장점들 때문에 멜버른에 정착하려고 지역 이동을 했었고, 시드니로 이사 갈 계획도 있었지만 돌고 돌아 다시 브리즈번으로 돌아가게 된 조금은 지루하지만 살기 좋은 도시이다.
2.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곳.
호주의 수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호주의 수도는 시드니에서 세 시간 정도 떨어진 '캔버라'이다.
CBD 거리 신호등에 서 있으면 오지(호주 사람)들 보다 아시아인 포함 외국인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다인종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멜버른 시티보다 시드니 시티가 더 크고 쇼핑할 곳이 많았으니 귀국 전 쇼핑 계획이 있다면 참고하시길 바란다.
또한 호주 최대 규모의 한인 타운인 스트라스필드(Sarathfiled)에 가면 한국 동네처럼 거의 모든 간판이 한국어로 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요즘 발전된 한국 느낌보다는 90년대 한국 느낌이 강하다.
사실 오페라하우스를 한번 보는 것만으로도 '호주에서 꼭 가야 할 곳' 리스트에 추가되는 곳이다.
3. 멜버른
'호주 속의 작은 유럽'이라고 불리는 멜버른은 하루에 사계절을 다 느낄 수 있는 변덕스러운 날씨로도 유명하니 여행 시 여 별 옷을 잘 챙기면 좋다. 멜버른 CBD 내에서는 트렘이 무료이기 때문에 myki카드(빅토리아 주의 교통카드; 호주는 주 별로 교통카드가 다르다.)를 터치온/오프 하지 않아도 된다. 차 없는 워홀러들도 시티에 살며 일하러 다니기에 불편함이 없다고 할 만큼 대중교통이 편리한 편.
브리즈번시티보다는 훨씬 크고 시드니 시티보다는 조금 작은 멜버른 시키지만, 특이하게도 시티 근처에 DFO(아웃렛)가 크게 있다. (시드니나 브리즈번 DFO는 공항 근처에 있다.) 하지만, 시티 중심 독방 기준으로 주에 300불이 넘는 방값이 멜버른 생활을 하려는 이들을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다.
호주 여러 도시들을 여행하고 살아보면서 한국이 얼마나 발전된 나라인가를 새삼 느끼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한국의 빠른 시스템, 늦게까지 여는 식당과 편의점등이 그립다.
모두들 순조로운 워킹홀리데이 생활을 마치고, 즐거운 여행을 한 뒤, 안전하게 귀국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