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있던지 삶은 계속된다.
좋은 글을 읽을 때에는 내가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을 그리지만 글을 씀으로써 지금의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배우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는 생각으로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이렇게 ‘외노자의 삶’이라는 첫 글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다.
호주에서 생활한 8년 남짓의 시간에 대한 글을 쓰면서
그동안의 생활이 나를 어떤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는지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호주가 낯설기만 했던 처음도, 한국이 더 어색해진 지금도 변하지 않은 것은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늘 그때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다는 것이다. 물론 나의 최선이 늘 최고는 아니었을지언정, 다시 시간을 되돌려 돌아간다고 해도 '그때의 나' 보다 더 잘 해낼 자신은 없을 만큼 늘 그 순간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처음 워킹홀리데이를 갈 때만 해도 1년 남짓 잠깐 경험 삼아 다녀오겠거니 했는데, 어느덧 8년 차 호주 생활을 하고 있는 걸 보면 호주가 참 살기 좋은 나라라는 것을 새삼 실감하면서도,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내 선택이 늘 옆에 있는 딸이 아닌, 1년에 한두 번 볼까 말까 한 딸, 늘 보고 싶은 마음을 참고 견뎌야 하는 짐을 지어준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성인으로써 가족들의 바람보다는 내가 원하는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선택한 시간이기에 후회는 하지 않는다.
늘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는 가족들과 이 글을 완성하는데 큰 도움을 준 예비남편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지금도 어디에선가 삶을 이어나가고 있을 '외노자'들에게 행복한 일이 더 많이 생기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