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외노자J Aug 04. 2022

왜 하필 호주야?

외노자의 삶 시작

24살, 5년 차 직장인, 부모님 집에서 독립하지 않아 생활비 걱정 없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삶이었다.


비행기만 타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좋은 시대에 태어나,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만 살다 죽는 건 억울하겠다는 마음에 세계일주가 하고 싶었고, 현실적으로 그건 어렵겠다는 것을 깨달은 후에는 그저 최대한 많은 나라를 다녀보고 싶은 게 꿈이었다.


캐나다는 참 아름답고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한다.

그런 나라에 한번 살아보고 싶어서 알아본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는: 비자 신청이 추첨으로 이루어지고, 1년에 워홀 비자를 주는 인원에 제한이 있고 비자 신청 후 승인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좋게 말하면 추진력이 나로호 급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성격 급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나에겐 비자를 위한 기약 없는 기다림을 견딜 능력은 없음을 알기에


차선책으로 알아본 나라들은

1.  영국(영어점수가 있어야 비자 신청 가능해서 포기)

2. 독일(독일어 불가로 포기)

다음은 뉴질랜드, 호주였는데 결국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선택한 이유는 전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높은 시급과 비교적 빠른 워홀 비자 발급이었다.


그렇게 퍼스트 비자, 세컨드 비자, 학생비자,

 코로나 이후 새로 생긴 코비드 비자(aka 408 visa)등을 전전하며  출국일로부터 8  호주 노동자가 되었다.


8년이면 처음부터 계획했다면 영주권에 시민권까지 받을 수도 있었을 시간인데  아직 코로나 비자 신세인가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굳이 설명하자면 불과 올해 초까지만 해도 호주에 눌러살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는  유일한 이유다.    있다가 한국 가야지 하는 생각이었던  호주에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코로나 이후 바뀐 한국 상황 때문에 지금은 돌아가기가 부담스러워졌다고 해야 할까? 사실 많이 바뀐 한국만큼이나 어느덧 앞자리가 2에서 3으로 바뀐 나이도 돌아가기 두려운 이유  하나다.


요즘 좋아하는 책인, 스웨덴 스님이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작가는 17년간 산에서 가족도 멀리하고, 금주, 비, 소설책, 휴일도 없이 현대 문명과 동떨어진 생활을 자발적으로 하신 분이다.

훗날 인터뷰에서 한 기자가 17년의 수행 생활로 얻은 것이 무엇 이냐고 질문하니,


17년간 깨달음을 얻고자 수행에 매진한 결과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다 믿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그게 제가 얻게 된 초능력입니다.라는 대답을 하셨다고 한다.


이 처럼 개인의 경험과 머릿속에 떠다니는 생각들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때로는 유쾌하고 가벼운 마음, 가끔은 안타깝고 화나는 마음을 담은 글을 쓰고 싶다.


'노동은 숭고하다.'라고는 하지만 한국에서 비행기로 

12시간 떨어져 있는 호주 어딘가에 있는  공장 혹은 식당, 카페, 농장 등에서 기계처럼, 운이 나쁘다면 밭일하는 가축처럼, 조금 운이 좋았다고 해도 한국에서 보다는 힘들 것이 분명한 생활을 하는 이들이 노동의 숭고함을 느끼기는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 '외노자의 삶'에서 다루게 될 나의 이야기는 처음이라 몰랐고, 낯설어서 무서웠던 시간들에서 얻은 크고 작은 경험들로 공감과 웃음을 줄 수 있는 글이 되길 바란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