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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십이월 Dec 23. 2022

노인을 위한 떡볶이는 없다?

내일의 떡볶이


노인을 위한 떡볶이는 없다?

내일의 떡볶이




삶의 막장떡볶이 장사’ 편에서 인용한 신문 기사  떡볶이집 사장님은 오늘의 떡볶이를 상상할  있었을까아니그렇게 멀리   없이 1990년대  백화점에서 떡볶이 장사를 시작하던 당시의 나도 떡볶이의 오늘을 상상할 수는 없었다

미래의 떡볶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우리는   없다 당돌하고 발랄하고 아직 새파랗게 젊은 음식이 어디로 어떻게 튀어 갈지 누가 감히 예측할  있겠는가.  

다만 50 떡볶이를 먹었고, 25 떡볶이 장사를 해온 사람으로서 떡볶이의 변화 방향이  쪽이었으면 좋겠다혹은 이런 것들도 갖췄으면 좋겠다는 바람 같은 것은  가지 있다

뜬구름 잡는 소리일  있고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진부하게 들릴지도 모르는 상상  가지로 떡볶이에 대한 글을 마무리해야겠다

 

 

1.     가을 들녘에 떡볶이 벼가 황금빛으로 익어갔으면

 

 수년  정부가 떡볶이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남아도는 쌀의 소비처로 떡볶이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소비는 줄어드는데 식량 안보를 위해 벼농사는 사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손쉬운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이미 떡볶이가 세계인의 주목을 끌고 있는 현재에 이르러서도 떡볶이 떡은 대부분 수입 쌀로 만들고 있다심지어 대기업에서 생산하는 가정용 밀키트 제품에도 수입 쌀로 만든 떡을 사용한다

가격 차이가 너무 크고  가격 차이만큼의 품질 차이가 드러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아무리 가치 소비가 트렌드가  시대이고떡볶이가  이상 길거리 싸구려 음식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가성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국산 쌀로 만든 떡볶이 떡의 품질을 수입 쌀에 비해 월등히 높이기 위해 떡볶이 떡에 최적화된  품종을 개발했으면 좋겠다쌀은 우리 농산물 최후의 보루이고 쌀농사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다각도의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  

가을 들녘에 떡볶이 벼가 황금빛으로 익어가고 벼의 추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서면 좋겠다떡볶이 쌀로만 만들어낼  있는 월등한 품질의 떡볶이 떡이  세계에 공급되었으면 좋겠다

 

 

2.     늘어선 대독에서 떡볶이장이 익어갔으면 

 

고추장 떡볶이는 사실 고추장 떡볶이가 아니라 고춧가루 떡볶이라고 불러야 한다떡볶이의 매운맛붉은색 모두 고추장보다는 고춧가루와 다른 재료들을 배합해 만든 소스에서 나오는 것이고 고추장은 소량 들어가거나 아예  들어가기도 하니까

정말 고추장제대로 발효시켜 만든 장으로 떡볶이를 만들었으면 좋겠다전통 고추장이 떡볶이에 적합하지 않다면 떡볶이를 위한 장을 담그면 어떨까다른 양념을  배합하더라도 적어도 고추장 떡볶이라는 이름에 걸맞도록 베이스가 고추장인이 떡볶이 소스가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뒷마당 좋은  아래 나란히 늘어선 대독에서 떡볶이장이 익어가는 풍경을   있었으면 좋겠다떡볶이가 발효의 맛과 만나  깊어졌으면 좋겠다.

 

 

3.     분식점 주방마다 떡볶이 김치가 익어갔으면

 

떡볶이에는 단무지가 따라 나간다분식점에 따라 어묵국물을 같이 주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단무지  조각이면 그만이다새콤달콤하고 아삭 시원하고 값도  단무지가 맵고 뜨거운 떡볶이와 그럭저럭  어울리기도 한다.  

그래도 나는 떡볶이를 먹을 때마다  불만스럽다슴슴한 동치미  그릇 같이 주면 국물도 마실  있고 좋을 텐데백김치도  어울릴 텐데 …. 물론 김치는 떡볶이에 따라 나가기엔 너무 비싼 찬이다

그럼 선택 메뉴로 추가해서라도 궁합을 맞춰  수는 없을까마치 ‘떡볶이엔 김말이가 따라와야지’, ‘국물 어묵은 필수지’ 하는 것처럼 ‘떡볶이엔 떡볶이 김치가 있어야지 유행처럼 번져  수도 있지 않을까?  

분식점 주방마다 주인장 손맛이 깃든 떡볶이 김치가 익어갔으면 좋겠다프랜차이즈 본사에서 보내줘야 하는 필수 품목으로 떡볶이 김치가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떡볶이 밀키트에 1+1으로 떡볶이 김치도 묶어 팔았으면 좋겠다.

 

 

4.     노인을 위한 떡볶이도 있었으면

 

학교  떡볶이를 먹고 자란 세대가 노년에 접어들기 시작했다노부부가 손잡고 햄버거 가게에 가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것처럼 노인들도 떡볶이를 즐기는 시대가  것이다

그런데 고혈압심장병당뇨  성인병 한두 가지는 갖고 사는 노인들이 먹기에 떡볶이는 마땅치 않은 음식이다이제는 노인들도 먹을  있는 상대적  칼로리 나트륨의 떡볶이도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떡볶이는  다양해져야 한다맛있고재미있고새로운 것으로 다양해질  아니라 다양한 필요와 다양한 가치에 부합할  있을 만큼 시장이 커졌고 성숙해졌다.  

노인을 위한 떡볶이도어린이를 위한 떡볶이도다이어트 중인 분들을 위한 떡볶이도 있었으면 좋겠다할머니들이 떡볶이집에서 모임을 갖고노인정에서 떡볶이를 배달시켜 먹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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