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a향기와 찬양Lim Feb 07. 2024

프롤로그(바야흐로...)

- 마지막 교시(7교시)는 내 생의 마지막 수업이 있었습니다

이번 [연재 브런치북]은 퇴임을 앞둔 며칠 간의 여정을 담아보려고 한다.




학생들은 알 턱이 없다. 내가 그 시간에 내 생의 마지막 수업을 하고 있는지?


"선생님, 내년에 몇 학년 맡으실 거예요?"

"몰라."

"1학년 하실 건가요?"

"몰라."

"2학년 맡으실 거죠?"

"아니."

"그럼 3학년 하시려나 보다"

"아니."

"그럼, 다른 학교로 가시나요?"

"아니."

"그럼 뭐지? 샘샘, 2학년 맡아요. 제발요."


학생들은 내가 정년 퇴임한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유명한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이 생각났다. 세상 모든 것에는 끝이 있고 마지막이 있다. 영원한 것은 없는 법이다. 하여간 어제 나는 마지막 수업을 했다. 이제 나는 교단을 떠난다. 정들었던 학교를 떠난다.


 https://youtu.be/9Njd_aJ2oTM?si=vXMnok8LlD_AGI4s


[마지막 수업] 줄거리: 프랑스 알자스에 살던 소년, 프란츠는 공부보다는 뛰어놀기를 좋아하는 아이이다.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학교에 갔으나 교실에는 무거운 분위기가 흘렀다. 또한 동네의 어른들 역시 교실에 앉아 있었다. 프랑스어 선생님인 아멜 선생님은 장학사가 학교를 방문할 때나 입던 정장을 입고 교단에 서있었다. 아멜 선생님은 "베를린에서 명령이 내려왔습니다. 독일에 귀속된 알자스-로렌 지방의 모든 학교에서는 프랑스어 수업이 아닌 독일어 수업을 하라고 말입니다."라는 말을 한다. 곧 이 수업이 마지막 수업이라는 것이다. 프란츠는 마음 깊이 자신이 프랑스어를 소홀히 배운 것을 반성한다. 그러나 아멜 선생님은 프란츠에게 "너는 이미 네 마음속으로 너를 반성하고 있을 것이다. 그걸로 만족하단다."라는 말로 프란츠를 위로한다. 수업이 끝나는 시간인 12시에 저 건너 교회탑에서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프로이센 군의 소리가 들리자 아멜 선생님은 말을 잇지 못한다. 이어서 아멜 선생님은 교실 칠판에 Vive La France!(프랑스 만세!)라고 쓰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출처: 위키백과 참고)




나의 마지막 수업은 나만 섭섭하고 나만 아는 일이었다. 그들은 마냥 신났고 '23학년도'가 끝난다는 생각으로 모두가 부풀어 있었다.


나는 아멜 선생님처럼 애국심을 심어주지는 못했다. 그냥 평상시처럼 수업하고 교실 문을 닫고 나왔다. 


굿바이 에브리원~


[사진: 픽사베이]

#마지막 수업 #알퐁스 도데 #마지막 교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