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a향기와 찬양Lim Mar 28. 2024

수족관 구경, 별천지였어요

- 수중 터널도 걸어 봤어요

'63 빌딩' 안에 수족관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올림픽 대로를 달리다 보면 63 빌딩이 코 앞에 보인다. 그래도 거길 한 번도 가보질 못했다. 늘 갈길이 바빴다. 그 지긋지긋한 교통 정체 지옥인 올림픽 대로를 무사히 빠져나오는 것이 수족관 보는 일 보다 중요했던 일상이었다.


그랬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빈원더스'에 있는 수많은 수조를 감상하니 놀라움이 꽤 컸다. 여러 가지 해양 생물을 보며 감탄을 연발했다. 열대 담수어와 황금 거북, 철갑상어 등도 봤다. 


100m나 되는 수중 터널을 지나며 와아, 와아,라고 소리 질렀다. 바닷속을 걷는 듯했다. 인간 기술의 한계는 도대체 어디까지인지? 우리가 물고기와 어우러져 노니는 기분이었다. 





'펭귄존'은 펭귄이 지낼 수 있는 환경으로 설정되어 있었다. 푸꾸옥은 일 년 내내 무더운 곳인데도 펭귄은 자신의 세상인 줄 착각한 채 잘 살고 있었다. 더운 나라에서 보는 펭귄이라니... 

[펭귄]
[출처:위키백과]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사람들이 펭귄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펭귄과 교감하고 있었다. 


펭귄도 사람들이 자기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줄 아는지 애교를 부렸다. 뽐냈다. 뒤뚱거리는 펭귄을 보고 있으니 더위가 확 가셨다. 관심을 가지고 봤더니 펭귄이 귀여운 동물이었다. 


그 귀여움 때문에 펭수가 인기 폭발이었던 모양이다. 딸내미는 펭수 덕후다. 그래서인지 딸내미는 펭귄존 앞에서 "귀여워~"라는 말을 계속 되뇌었다. 


수조마다 각양 물고기들이 평화롭게 노닐고 있었다. 그런 물고기들이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은 누군가 그것들에게 먹이를 주고 환경을 잘 관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도대체 어디에서 저 많은 물고기들을 데려왔을까? 별의별 물고기가 다 있네. 세상에 있는 모든 물고기를 총집합시킨 것 같네. 참 별천지를 다 보네." 


남편은 각양각색의 물고기를 보며 신기한 듯이 말했다. 인간이 야생에 있던 생물들을 아쿠아리움 속에 끌고 온 것이다. 그러나 그 생물들에게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여 잘 살게 하고 있었다. 그런 기술이 새삼 돋보였다. 


[무지개 빛깔의 물고기가 모여 있는 수조]

유난히 영롱한 수조 앞에서 우리는 발길을 멈췄다. 무지개 빛깔로 된 물고기들이 평화롭게 수영하고 있었다. 물고기가 꽃처럼 아름다웠다. 수조가 꽃 화분인 셈이다. 물고기를 수경재배 한다고 하면 어울리는 표현이 될까? 마치 꽃이 식물이 아니라 동물이 되어 움직이는 것 같았다. 우리는 세상에 없는 '물고기꽃'을 본 셈이다.

자연을 인간이 잘 관리하면 이토록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룰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수조만 온종일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았다. 어린아이와 함께 간다면 그 수조 앞에서 황홀경에 빠져 더 이상 다른 것은 보지 않으려고 할지도 모른다. 

[큰 물고기 / 물 반 물고기 반]

어떤 물고기는 크기가 사람만 했다. 그런데도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지 않고 한 수조 안에서 함께 살고 있었다. 그런 것까지 다 연구하여 수족관을 관리하는 것이 놀라웠다. 그런 것을 별도로 심도 있게 연구하는 물고기 박사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 반, 고기 반인 수조도 있었다. 때마침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시간이었다. 물고기들은 먹이를 따라 약속이나 한 듯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의 뇌 속에 칩이 장착되어 있는 듯했다. 물고기들끼리 소통이 되는 모양이었다. 한 몸처럼 수많은 물고기가 일제히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해파리 수조도 감상했다. 해파리는 번식력이 강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해파리 수조에 수많은 구슬을 쏟아 놓은 듯한 것이 보였다. 정녕 그것은 구슬은 아닐 터였다. 아마도 해파리 알인 것 같았다. 해파리는 수많은 알을 낳는단다. 


자연의 세계는 신비한 것이 참 많다. 수족관 투어를 하면서 새삼 별천지에 관광 온 느낌이었다. 나도 모르게 '어메이징~'이라고 중얼거렸다.


수많은 수조를 보면서 우리도 물고기가 된 기분이었다. 그것이 바로, '물고기와의 동화', 그런 것이리라.


준비해 간 삼각대를 놓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물고기를 배경으로 하여 찍기도 하고 펭귄 모형으로 꾸민 포토존에서 촬영하기도 했다.


"남는 건 사진뿐이야."

"추억을 소환하려면 사진만 한 게 없어."

"맞아요, 맞아."


우리는 하루에 500장이 넘는 사진을 찍어댔다. 여행은 사진을 찍으러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추억을 사진 속에 가두어 두려고 여행을 가는 것 같다.


이 글을 쓰려고 그때의 사진을 보니 벌써부터 추억이 새록새록하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삼각대에 폰을 올려놓은 후에 손목시계, 워치로 작동한다. 워치는 그런 것까지 해낸다. 갈수록 신기하고 묘한 세상이다. 눈만 뜨면 신 기술이 우리 앞에 도래하여 그런 것을 다 익히려니 늘 헉헉대게 된다. 신기술을 따라가기가 바쁘다. 


그러나 나는 어떤 것이든지, 나는 못해,라고 하지 않고 일단 해 본다. 그게 바로 신 기술에 대한 입문이기 때문이다. 한 번이라도 해본 것과 아예 하지 않은 것과는 천양지차다. 


사실 나는 가방 속에 셀카봉을 들고 가긴 했었다. 그런데 딸 내외가 워치로 사진 찍는 걸 보니 셀카봉은 이미 유행이 지나도 한 참 지난 것 같았다. 돌아서면 구문물이 되는 시대다.


MZ세대와 함께 여행하니 그런 신 기술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그렇다면 저 세대들은 우리와 같은 부모 세대와 함께 여행하면 재미가 있을까? 우리들에게서 뭐라도 배울 게 있을까? 그들에게 우리는 짐스러운 존재는 아닐까? 아직은 그 정도는 아니겠지? 



그렇다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여행을 다녀야겠다. 사람들도 그렇게 말하지 않는가?


그런 면에서, 기꺼이 이번 여행을 기획하고
우리와 함께 동행해 준 딸 내외가 참 고맙다. 

#아쿠아리움  #수족관  #수조  #빈원더스 


[유튜브 쇼츠 영상을 첨부합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7I99tCFaRJk





이전 09화 '인어 공주 쇼'는 쇼가 아니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