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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향기와찬양Lim Apr 30. 2022

'알고리즘'이 보내준 보석 같은 선물, <파친코>

- <토지>에 버금가는 역작, <파친코>

   <파친코>를 알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유튜브 AI가 나에게 적합하다고 여겨서 추천 영상을 띄워 주어서 뜬금없이 알게 된 것이다. 파친코에 대해서 알아 봤다.

  파친코(Pachinko)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이민진 (Min Jin Lee)의 장편소설로, 2017년 미국에서 출간됐다.

  파친코는 일제강점기 부산에서 살던 훈이와 양진 부부와 그들의 딸 선자에서부터 시작해 선자가 일본으로 이주해 간 후 낳은 아들과 그의 아들에 이르기까지 4대에 걸친 일가족과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런 재일교포들이 일본에서 겪는 멸시와 차별과 그 속의 처절한 삶을 그리고 있다. 소설의 제목인 파친코는 일본의 대표적인 사행사업으로, '자이니치'의 삶에서 그나마 가능했던 직업인 파친코 사업과 이 사업을 둘러싼 그들의 처절한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중심 소재다. [출처: 나무 위키]



  알고리즘으로 영상 접한 후에, 그 작품을 한 번 읽고 싶었다. 왜냐하면 내가 최고의 대하소설로 여기고 있는 책이, 박경리의 <토지>였는데 그것에 버금갈 작품일 것 같았다.

  퇴임 후의 버킷 리스트로, '대하소설 쓰기'라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한 적이 있다. 시대적으로 누군가는 그 시대의 그 일들을 적어야 한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겪은 격동의 일들을 소설로 쓰겠다는 소명  의식을 가지고 있다.

 <파친코>는 올해 3월 말부터 '애플TV'에서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다. 그래서 TV드라마 본방 사수 하듯 쉽게 그걸 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넷플릭스, 웨이브 등과 같은, 인터넷 영화의 스트리밍 엔터테인먼트에 조금씩 겨우 접근해 가고 있는데, 내게는 생소한 '애플TV'라는 것에서 이 <파친코>를 우리 앞에 내민 격이다.

  무엇을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그래서 망설이고 주저하며, 유튜브가 제공하는 요약본 영상 클립만 보고 있었다. 그게 감질나서 '애플TV'에 회원 가입을 하고 생소한 플랫폼에 발을 들여 놓았다. 순전히 <파친코> 시청하는 일, 그 한가지 때문이었다.

  이민진 작가는 역사 학자라고 들었, 역사를 깊이 연구하면 그 역사 속 인물에게 감성을 입히고 시대적 갈등 구조 속에 생명을 불어넣어서 그 시대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줄 수도 있다는 것을 <파친코>를 보면서 느꼈다.  박경리의 <토지>와  이민진의 <파친코>... 그런 역사 속의 대적 소설 처럼 , 내가 겪은 역사적인 에피소드를,<후남이: 그대 다시 고향에 서다>라는 제목으로 구상 중이다.


  <파친코>라는 드라마의 참신함은, 매 회마다 등장 인물들이 시대를 넘나드는 기법이었다. 할머니와 손자가 병렬 구조로 동시에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는 것이다.  다소 산만한 듯 하지만, 100년 전쯤의 고루함과 현대의 급박함을 잘 조절하고 있었다.

  감히 세기적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런 작품을 만난 것은, 알고리즘이 내게 보낸 보석 같은 선물이다. 당연히 정주행을 했고 시청하는 동안, 나의 몰입도는 100%였으며 삶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작품이다.


   <기생충>, <오징어 게임>, <지옥 >과 같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작품들에게서 느낀 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잔인성과 심한 허구성이 주는 허망함이 <파친코>에서는 느껴지지 않았다. 논픽션 다큐를 보는 느낌이었다. <파친코>와 색깔이 비슷한 영화, <미나리>와 비교하면 또 다른 감동의 깊이가 있었다.


8회로 방영되었는데 각 에피소드의 내용 요약과 함께,  인상 깊었던 명대사를 한 대목씩 소개해 본다.


* 에피소드 1

 1920년대의 한국, 양진과 훈이는 어렵게 얻었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자식인 '선자'를 식민지 지배하의 현실로부터 보호한다. 한편, 그로부터 약 70년 후인, 1989년, 선자의 손자인 솔로몬은 중요한 계약을 체결하러 미국에서 일본으로 온다.


(시장 행인) "야, 앞으로 잘 두고 보이소. 하숙집 주인으로 성에 찰 아가 아입니데이"


* 에피소드 2

한수는 선자가 세상에 대해서 눈을 뜨도록 하지만 선자의 사랑은 가시밭길이 예고된다. 솔로몬은 자신의 정체성을 이용하여 계약을 따내려고 한다.


(솔로몬) "1955년에 수박 반통 값으로 샀던 땅을 10억 엔에 파시라는 겁니다. 자손들이 돈 걱정 평생 하지 않고 지낼 수 있는 돈입니다."


* 에피소드 3

선자는 한수의 생각지 못했던 모습을 알고 놀란다. 솔로몬은 할머니에게 자신의 계약을 무난히 체결하기 위해서 도움을 구한다.


(한수) "다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난 결혼 못해. 난 가정이 있어."


* 에피소드 4

한수와는 결혼 생활을 할 수 없는 것을 알게 된 선자는, 한수의 자식을 잉태한 채로 이삭이라는 전도사와 결혼을 결심한다. 신혼인 선자는 안락한 가정과는 거리가 먼 험난한 여정을 떠난다. 솔로몬은 중요한 날을 준비한다.


 (주례 목사) "용서는 내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니 기도를 듣고 해 주시는 기다."

 (선자 친구) "그 짝에 가서도 잘 살아야 된데이, 알았지?"


* 에피소드 5

남편과 함께 일본에 도착한 선자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에 의존해야 한다. 솔로몬은 자신의 계약의 여파를 처리한다.


(선자) "근데, 빚이란 건, 가만 두면 한도 끝도 없이 불어나는 깁니더. 나는 그런 거 마이 봤으예"


* 에피소드 6

이삭은 정치적 자각 때문에 고심하고, 선자는 조산으로 산고를 치른다. 솔로몬은 오랫동안 보지 못한 연인, 하나를 찾는다.


(이삭) "나도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우리 아이는 이런 세상에 살게 하고 싶지 않아, 형. 나는 내 자식 자신의 몸의 윤곽을 똑바로 알고 당당하게 재량껏 살았으면 좋겠어."


* 에피소드 7

1923년 요코하마, 대지진이 나서 청년 한수의 모든 것이 바뀌어 버린다. 그리고 엄청난 불행에 빠지게 된다.


(한수 아버지) "가라, 가, 멀리멀리 가라. 이 통시에서 기어나, 가거든 또신 돌아오지 말라."


* 에피소드 8

선자는 이삭이 체포된 걸 알고 어린 아들의 도움을 받아 그를 찾는다. 솔로몬은 운명적인 결정을 내린다.


(어린 노아) "아빠 데려가지 마요, 아빠 데려가면 안되요. 아빠, 아빠 가지 마요."



  영화의 에필로그에는 실존하고 있는 수많은 '선자'가 그들이 걸어왔던 지난날의 얘기를 들려준다. 그들은 웃고 있다. 그러나 그 모습을 보면  아린다. 모두가 고령이다. 시대가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그들은 그곳을 고향이라고 여긴다고 했다. 역사의 산물처럼, 타향을 고향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선자와 한수]


 [출처: 모든 사진은 '애플TV' 앱의 <파친코> 드라마에서 가져왔고, 매회 줄거리 요약도 '애플TV'에서 가져왔음을 밝혀 둡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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