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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향기와찬양Lim May 20. 2022

병실에 울려퍼진 바이올린 라이브 연주

- You raise me up ~

지금으로부터 7년 전에 썼던 일기다. 

음력 정월 초 이튿날


  분주히, 연휴 3박 4일을 위한 짐을 꾸렸다. 병원에서 명절 연휴를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나주 임 씨 장수 공파 17대 종손 맏며느리지만, 기독교 집안이라 제사는 지내지 않는다. 그래도 명절이면 최대 33명이나 되는 동기간이 어울려서 즐겁게 지냈었다. 아들의 사고 이후로는 명절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었다. 음력 설날을 병원에서 보내야만 한다. 


  매주 짧은 여행 아닌 여행을 해오고 있었다. 퇴원을 꿈꾸지 못하고 장기 입원 환자로 지내는 아들에게 가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병원에서는 모든 것이 불편하다. 준 전시 상태다. 온통 아픈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고통과 벗이 된다. 그 와중에도 끊임없이 이웃들이 보내주는 응원으로 감사에 젖는다. 세상은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 후원자들의 사랑은, 놀이기구를 탔을 때처럼 싫지 않은 멀미처럼 느껴진다.


  명절에는 대부분의 간병인들이 자택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에는 우리 부부가 아들 간병을 도맡아야 한다. 온종일 아들의 운동 치료와 뒤치다꺼리를 끝내고 병실로 들어서는데 어떤 한 가족이 방문해 있었다. 

  국립 베를린 대학에 유학 중인 신찬*양의 가족이다. 그녀의 등에는 이국풍이면서도 예술혼이 가득한 바이올린이 메어져 있다. 아들 한 사람을 위한 연주의 발걸음이 독일에서부터 시작되었단다. 간호사실에서는, 병원 규칙대로라면 그 연주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아쉬운 말이라고는 못하는 성격의 남편이 간호사실로 갔다.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부탁의 말을 해서 병실에서 잠깐 바이올린 연주를 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아 나온다. 쬑쫙쫙... (병원 근무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명절이고 다른 환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 아니겠느냐? 이런 기회는 쉽지 않은 것이지 않나? 이렇게 말을 하지 않았을까?)

[출처: dearhunter 티스토리]

  아들은, 4 곡의 바이올린 라이브 연주가 울려 퍼지는 동안 샛별같이 눈을 반짝거리고 있었다. 가장 감동적인 곡은, 그 유명한 "You raise me up"이었다.


  어둡고 칙칙한 절망의 영역에서,  응원의 혼이 담긴 바이올린은 애절하게 우리 모두를 대신하여 울었다. 


   정월 초 이튿날, 신 씨 가문의 무거운 며느리로서 할 일을 다 제쳐두고, 우는 자를 향하여 총총총 발걸음 해준 신찬*양의 모친이 존경스러웠다. 

 

  아들은  이 일기를 쓰는 동안 얌전히 잘 자고 있다.  음악 후원이 우리를 다시 한번 격려해준 날이다.

[베를린에서 달려온 바이올린 연주자]

  그 해 또 다른 응원이 있었다. 알지도 못하는 어떤 분이 내 아들의 소식을 듣고, 응원 영상과 두 개의 곡을 만들어서 유튜브에 올려 주셨다. 그리고 댓글에 다른 분들의 응원과 기도를 독려하고 있었다. 참 따뜻한 세상이다. 다른 사람의 환난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으로 관심을 보여주는 분들로 인하여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꼬마 선교사들의 응원


 예수님 나무


감사해

  아들의 침묵 앞에서,  혹시 아들이 좋아하는 가수가 직접 방문하여 노래를 해준다면 혹시 정신을 차리려나? 그렇다면 아마 '소향'이나 '정엽'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사고 났던 해에, 가족 모임에서 제 누나의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서 아들은, Nothing Better이라는 노래를 불렀으니 그 노래가 약발이 있으려나 하고 자주 그 노래를 들려준다.

https://www.youtube.com/watch?v=4uxdqwkvfN0

[정엽, Nothing Better]

 그동안 간병해온 이 어미에게는,  '임영웅' '어느 날 문득'이나 '이 솔로몬'의 '오래전 그날'이라는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기적이 있다면 큰 위로 가 될 것 같다. 이런 걸 꿈이라고 하는 거겠지.


[사진 출처: PIXABAY]


[후원 영상 3개('꼬마 선교사', '예수님 나무', '감사해')는 유튜브에 탑재된 것이지만 영상만을 다운 로드하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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