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보내며
2024년 마지막 날, 남편이 편지를 썼다.
한 자 한 자 예쁘게 눌러 담은 글씨와
그보다 더 아름다운 마음씨가 나의 마음을 울렸다.
울진 않았다. 웃으며 읽었지만
다만 보고 또 보고 싶어 가방에 몰래
넣어두고 다녔다. 결국 가방 속에서
편지지가 긁히고 상처가 나고 나서야 고히 꺼내
편지함 속으로 넣기 전 이렇게 인터넷에 글로 옮긴다.
"저번에 단풍 구경 겸 북한산 산책을 할 때 당신이 나이게 미안하다며 투자 손실이 난 부동산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때, 나는 고마웠어. 당신이 이런 별 것도 아닌 문제에 대해 혼자 끙끙 앓는 게 나는 싫었거든. 우리는 부부니까, 인생의 동반자니까 뭐든 다 말하고 서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되는데, 우리끼리도 주저하고 말 못 하는 것들이 있는 것은 싫었거든. 뭐든 마주하는 문제를 같이 풀어나가는 부부가 되자.
요즘 고민이 많은 당신을 보며 내가 뭘 해줄 수 있을까? 란 생각을 해. 투자와 별개로 당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들을 나는 뭐든 응원해주고 싶지만, 이런 무한한 응원이 당신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 뭐든 해낼 수 있는 나의 아내 ㅇㅇ아! 그래도 응원할래!
요즘 나도 여러 생각에 고민이 많아. 그러면서 문득 '인생'이란 뭘까?라는 생각으로 끝날 때가 많아. 우리 인생에서 가진 게 많으면 행복할까? 나는 잘 모르겠어. 지금 우리처럼 살 집이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는 차가 있고, 소박하지만 가끔 사고 싶은 것을 사고, 맛있는 걸 먹고, 이 정도면 행복하게 사는 데엔 문제가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해. 정말 중요한 건, '하고 싶은 것'을 해보는 게 아닐까 싶어.
한 번뿐인 내 인생인데, 내가 주인공인 이야기에서 기쁜 일, 슬픈 일, 모두 내 이야기인데, 기쁜 일만 소중할까? 그러면 인생이라는 이야기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얼마나 될까?
우리가 함께 써 내려가는 '우리 이야기'에도 희비가 갈리는 일이 많을 것 같아. 기쁜 일도 슬픈 일도 훗날 추억할 수 있는 소중한 일로 기억할 수 있게, 하고 싶은 일에 관해 들어주고 응원해 주고 성취했을 때 함께 기뻐하고, 조금 실패하더라도 같이 훌훌 털고 일어나자! '우리 이야기'를 재미있게 써 내려가보자! 24년도 소고생했고, 25년에는 더 행복하자! 여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