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아름답고 희망으로 가득 찬 거라고 믿었던 때가 있었다.
많은 일을 겪고 사람들을 만나고 나이가 들어가며 나에게
세상은 점점 두려운 곳으로 변해갔다.
사람들 틈에서 상처를 받고 삶의 어두운 면을 조금씩 겪어보니 폭풍에 지친 나비처럼
희망의 날개는 찢기고 젖어 더 이상 세상은 동경의 대상이 아닌 춥고 힘겨운 두려움의 대상으로 변해갔다.
지금도 알 수 없는 세상의 두려움에 휩싸여 불안한 마음으로 떨고 있는 밤이 여러 날이다.
초조하고 불안해 가만히 있을 수 없지만 무엇도 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캄캄하고 좁은 동굴 속으로 숨어 두려움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고만 싶다.
무엇이 두려운 걸까? 눈앞에 두려운 존재가 위협하는 것도 아니고
폭풍, 지진, 해일과 같은 천재지변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상황도 아닌데 말이다.
생각 끝에 나의 두려움의 이유는 알 수 없음에서 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을 살아보니 무엇하나 확실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은 변수 투성이이며 어떤 일이 일어날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작은 나라는 존재를
깨달은 순간부터 불확실성이 가져오는 두려움이 이따금씩 나를 찾아온다.
불확실하다는 건 어두운 면만 가지고 있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쉽사리 밝은 면을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건 두려움에 끝은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려움 자체는 나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두려워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모두 나에게 달린 일이다.
나는 살아갈 것이고 앞으로도 수많은 두려움 앞에 서게 될게 분명하다.
하지만 그때마다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면
두려움을 떨쳐내며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