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은 위스키 그리고 커피 같은 것인데
이유는 향이 좋아서이다.
맛있는 커피나 위스키를 마신 후 입과 코에 남아있는 향기를 음미하는 것이
너무 좋은데 위스키도 그렇고 커피도 그렇고 너무 자주 마시다 보니
향이 익숙해져 버려 처음의 그 강렬함은 느끼기 어렵다.
얼마 전 전부터 눈여겨보고 있던 카페에 방문해서 처음으로
사이폰 추출 커피를 마셔봤는데 정말이지 놀라운 맛과 향이었다.
이곳은 안양역 근처에 있는 '시하커피'라는 곳이다.
바리스타 교육 수강생을 모집한다고 하여
전부터 바리스타의 관심을 두고 계셨던 장인어른께 소개해 드리기 전에
맛이나 볼까 하는 마음으로 방문해 보았다.
그런데....
이곳에서 커피의 문화충격 신세계를 맛보게 될 줄은 몰랐다.
처음 카페에 들어섰을 때 느낌은 깔끔하고 잘 정돈된 느낌이었다.
햇살이 비추는 오후 조용히 앉아서 맛있는 커피 한잔을 하기에 더하나위 없이
좋은 느낌이었다.
우리 가족은 창가 쪽에 앉아 각자 커피를 주문했다.
나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이폰커피를 주문했고
와이프는 아이스 바닐라빈 라테 딸아이는 따뜻한 초코라테를 주문했다.
기다리면서 메뉴와 자격증 등을 둘러보았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많은 자격증을 보유하고 계셔서
믿고 커피를 배워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바리스타 과정 외에도 핸드드립 체험 과정 같은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계시다고 하셨다.
예전 스타벅스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봐서 커피에 대해 나름 조금은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이폰 커피를 준비하고 커피를 만드는 과정을 보니 전혀 다른 세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화학실험을 하는 것처럼 여러 유리용기에 물과 그라인딩 한 커피가루가 담기고
(커피를 주문하면 원두를 바로 갈아서 만들어 주신다.)
램프로 가열해 끓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커피를 마시기 전부터
기대감이 잔뜩 들었다.
완성된 커피를 저렇게 유리용기채로 가져다주시는데 이것도 굉장히 신선했다.
커피를 커피잔에 따르는데 커피 향이 넘치듯 내 코를 적셨다.
개인적으로 일반 커피보다 5배 정도는 더 향기로운 듯했다.
나는 커피 향에 취해 커피를 마시기도 전에 이미 만족했다.
커피잔을 들고 코에 가까이 데어보니 향기의 바다의 빠진 듯
커피 향이 더욱 깊숙하게 들어왔다.
한 모금 마셔보니 고소하면서도 신선하고 향 극하면서 풍성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사이폰 커피가 일반 커피 보다 가격이 조금 비싸긴 했지만
이런 향이라면 가끔 몸과 마음을 힐링하기 위해
그리고 여유롭게 커피 한잔을 만끽하기 위해서
다시 찾고 싶은 맛과 향이었다.
향수 같은 커피를 즐기고 싶은 분들이시라면
한 번쯤 사이폰커피를 권해드리고 싶다.
나는 그 향에 사로 잡혀 지금도 정신이 아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