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묻는 것이보편적이었다면 이젠 MBTI 성격유형을 묻는 게 일반적인 것 같다. 요즘 한국 젊은 세대를 보면 특히 본인의 MBTI 정도는 다들 알고 있다.
딸내미가 전해 준 성격 테스트를 해 보니 난 잇프제 ISFJ이다. 여기에 맞는 성격, 궁합, 설명, 특징, 인간관계 등등을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끝이 없다. 너무나 재미있다. 마치 내가 몰랐던 나의 성격을 다 꽤 뚫어 보는 듯한 설명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의 약점인 듯 위축되었던 나의 성격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도 바꿀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성격 유형에는 장단점이 있다는 걸. 내가 문제가 아니고 그냥 내가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이란 걸. 그리고 '그래서 내가 이랬구나'를 이해하니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난 쉽게 정을 주지는 않지만 한 번 내 사람이라 생각한 사람에게는 웬만해서는 절대 내가 먼저 등을 보이는 일이 잘 없다.
그리고 웬만하면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은 평화주의자이기 때문에 딱히 적을 만들고 싶지도 않다.
그리고 그랬었다.
딱히 그다지 마음에 담아 두고 미워하는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 나의 의도와 내 잘못과는 상관없이, 30대 후반 30년 지기 친구한테서 배신을 당했다. 30년 지기라지만 솔직히십 대 때까지 알던 친구였고 십 대 시절 이후 대학, 일본 유학, 영국 유학, 결혼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그 친구를 30대 중반에야 우연히 다시 만났을 뿐이다. 그런데 30년 지기? 친구라는 명목 때문에 내가 너무 믿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친구는 모든 곳에서 그리고 본인이 모든 상황들 속에 주인공이 되어야 했고 그걸 방해하는 장애물을 견디지 못했던 성향은 초등학교 때부터 있었었다. 난 그 방해물이었던 듯하다.
그 친구를 15년 만에 다시 만난 건 내가 아이들 한국어 교육 때문에 영국에서 한국으로 들어갔었던 해였다. 15년 만에 우연히 만난 우리는 너무나도 그 상황이 신기하고 즐거웠다. 하지만 그 긴 몇 년간, 내 앞에서는 너무나도 좋은 친구인 척 연기를 하면서 내가 없는 자리에서는사회에서 매장을 시킬 정도의 말도 안 되는거짓말들을 지어내어 다른 수많은 친구들에게 나에 대한 소문을 이상하게 퍼뜨렸던 친구. 내가 뭘 어떻게 한 것도 없는데 그 친구는 도대체 나한테 왜 그랬을까.
아직까지도 이해할 수 없다.
이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그냥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안 만나는 게 나았고 웬만하면 피하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우리는 또 사람을 믿고 그게 진실인 듯 마음을 주게 된다. 나 또한 또 그러했다.
몇 번의 이러한 악연들을 마주치고 마음을 다치게 되고또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제는 나 자신을 보호해야 했다.
그래서 '마음 쉽게 내어주지 않기 연습'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되는 거 같다.
난 마음이 쉽게 바뀌는 사람들이 너무너무 싫다. 그리고 눈물을 너무 쉽게 잘 흘리는 사람들도 싫다. 몇 안 되지만 나에게 배신과 아픔을 줬던 사람들의 공통점이 눈물을 잘 흘리는 사람들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런 사람들의 대부분은 쉽게 사랑을 말하고 쉽게 울고 쉽게 모든 부분에 감정적이 된다. 그리고 그런 사람일수록 사람에 대한 감정도 쉽게 바뀌는 것 같다.
초등학교 때부터 울면 모든 게 해결됨을 배웠던 그 30년 지기 친구도 그러했다. 항상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내 말을 들어줬고 그러니 주변 사람들도 더 그 친구 앞에서 솔직해졌다.
하지만 항상 사랑한다 눈물 흘리고 감정적이었던 사람들은 그 감정적인 기복이 냄비처럼업 다운이 심했다.
오늘도 나에게 다짐한다.
그냥 물 흘러가는 데로 인간관계 너무 애쓰지 말자 그리고 너무 사람을 믿지 말자 그 감정 기복에 휩쓸리지 말고 평정심을 갖자 모든 사람이 네 친구일 필요 없어 모든 사람들이랑 잘 지낼 필요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