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아프지만, 오늘까진 살아보겠습니다.

by 작은콩










[보이지 않는 아픔을 가진 모든 이들을 위한 투병일기]



가만히 손을 들여다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손이 아니라 굽어진 손가락을 보고 있죠. 20대 초반 젊은 나이에 발병한 '류마티스 관절염'(류머티즘성 관절염)으로 지금까지 약 9년 차 투병 중이거든요.



류마티스는 자가면역질환(자신의 면역세포가 스스로의 몸을 공격하는 병)의 일종으로, 퇴행성 관절염과는 달리 젊은 사람도 많이 걸리는 원인 불명의 난치병입니다.

염증이 지속되면 결국 관절이 변형되는데, 저도 몇 개 손가락이 조금씩 변형되어 있습니다. 전쟁에서 싸우고 돌아온 개선장군의 영광의 상처처럼, 염증과 싸우며 살아온 삶의 흔적 같은 거랄까요.



작은 관절이 아픈 병인지라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서 병자라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굽어진 오른쪽 손가락 두 개는 조용히 그러나 명확하게, 몸에 깊게 뿌리내린 병의 존재를 확인시켜줍니다. 마치 너는 여기까지야,라고 한계를 정해주는 것처럼요.






이 일기의 처음 시작은 그냥 조그만 기록이었습니다. 갑갑한 마음을 어디 털어놓을 곳이 없어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 일기처럼 만화를 그렸습니다.


그런데 점차 독자님들이 생겼고, 만화를 통해 정말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당뇨나 암 투병을 하는 분들부터 신체 곳곳에 생기는 만성 염증질환(우리 몸에 그렇게 많은 기관이 있는지 병을 통해 알았습니다..), 기분장애가 있는 분, 가족이 아픈 분, 마음에 병이 있는 분들까지.



그분들과 대화를 나누며 알게 된 사실은, 같은 질병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그저 같은 처지에서 힘껏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라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 우리는 큰 위로를 받을 수 있고 다시 일어날 힘을 얻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몸과 마음에 아픔을 가진 모든 분을 바라보기로 했습니다. 병이라는 개념을 넓게 확장하여, 누구나 하나쯤 묵묵히 끌어안고 가는 자신만의 짐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가갑니다.

아픈 사람이 더 이상 혼자 외롭지 않도록.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님을 말해주고 싶어서.






우리, 병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숨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신체에서부터 마음의 병까지,

보이지 않는 곯은 부분들을 이제는 조금 돌아보고 보듬어 줍시다.







류마티스 투병일기, 시작합니다.





인스타툰: https://www.instagram.com/small_kong_/

블로그: https://blog.naver.com/vege_b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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