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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콩 Nov 23. 2023

서른의 꿈 (1)



오늘은 서른이 다 되어 시작한 '꿈'에 대한 이야기예요!


원래 저는 디자인과를 나와 그림을 그리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류마티스 관절염이 생겼고, 그때부터 그림 같은 손을 많이 쓰는 작업은 할 수가 없게 됐고요.

그래도 하던 일이 있으니 디자인 일을 계속했는데, 병이 악화되면서 결국은 일도 그만두고 집에서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좋아하던 일도 못하지, 염증에 안좋다며 좋아하던 음식도 못 먹지, 몸은 힘들지... 정말 삶을 통째로 빼앗긴 기분이었어요. 이럴 거면 대체 왜 사는 건지, 하루하루 부스러지듯이 무너졌었죠.

바로 그 시기였어요. 이렇게 가벼운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건.


치료하는 기간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제 소중한 삶의 일부이기도 하잖아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시간이, 기록하지 않으면 그냥 사라져버릴까 두려웠어요. 그래서 인스타툰을 시작했고, 정말 일기처럼 그렸어요. 진짜 만화처럼 그릴 분량이 많지 않으니 무리하지 않아도 할 수 있었고, 읽는 사람과 바로바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재밌고 위로가 되었는지요. 그렇게 점차 제 글과 그림을 사랑해 주는 분들이 생겼고, 그 덕에 진짜 작가가 되어보고 싶다는 꿈을 다시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호기롭게 작가의 삶을 시작했지만…!! 제가 진짜 재능이 있는 건진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어요.

아니 잘하면서 열심히 하기까지 하는 사람들 왜 이렇게 많은 걸까요?!

20대는 시간 자산이 많아서 실패해도 괜찮은 나이였는데, 서른이 넘어 실패하면 진짜 끝날 것 같아서… 나이가 들수록 자꾸 겁이 납니다. 저는 병도 있고, 당장 현실도 불확실한데 하고 싶은 일을 좇는다는 건 멍청한 일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무거운 불안감을 벗고 다시 작업을 시작합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화에 이어서 할게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목요일 저녁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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