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도 혹은 언어의 온도

by millmul

마을에서 운영했던 카페 자리를 이제야 내 이름으로 사업자를 냈다. 그 자리를 물려주었던 친구가 그랬다. 너무 인기가 많으면 사람들이 눈독을 들일 것이니 적당히 하라고. 그래서 아주 아주 적당히 일을 했다. 한동안 오래오래. 지인이나 인스타를 통한 빵수업, 주빵문만 받아가며 거의 작업실로 이어갔다.

그렇게 마을에서 시와의 계약 기간이 끝나고 난 그 자리를 내 이름으로 계약을 했다. 하지만 근성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전에 익숙했던 방식으로 운영을 하다가 긴 여행을 다녀오게 됐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걸으면서 아주 간단한 식사를 판매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순례자의 길을 걸으면 열 살의 딸은 방학 동안에 키오스크 카페를 운영하겠다는 사업구상을 했다. 실제로 여행에서 돌아와서 메뉴를 짜고 오픈 시간, 판매 가격, 전단지 등을 꼼꼼히 챙겨 문을 열었다. 결과는 성공에 가까웠다. 마을 주민들이 꾸준히 찾아왔다. 다행히 적자를 넘어 흑자를 보면서 마무리했다. 20일간의 영업 기간 동안 그녀가 번 돈은 10만 원이 채 되지 않았지만 겨울에 또다시 할 생각을 하고 있다.

아이를 보면 나도 자극을 받았다. 일주일에 하루라도 좋으니 한번 시작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추진했다. 이틀 동안 디저트와 빵 반죽을 하고 오픈 전에 수프를 끓였다. 조식 메뉴에는 수프와 갓 구운 빵 몇 조각, 커피와 디저트를 구성했다. 하루 전에 만들어야 맛이 나는 수프는 금요일 저녁에 준비했다. 오픈 날엔 새벽 3시에 일어나 빵을 굽기 시작했다. 그렇게 9시에 문을 열고 3시 반에 닿았지만 정리를 하다 보면 5시가 넘었다. 집에 돌아와 저녁 먹기가 힘들 정도로 피곤했고 12시간을 내리 잤다. 평소 이렇게 일을 하면 보내지 않았던 터라 그런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몸에서 신호가 왔다.

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이 시큰거리며 아프기 시작했고 오른쪽 발도 내디딜 때마다 뭔가 찌릿한 한 줄기가 느껴졌다. 병원에 가기엔 애매한 상황이라 나아지겠거니 했다. 일주일이 가도록 낫지 않아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남편에게 말을 꺼냈다.

"한 달을 일해보니 몸에서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아. 손가락이랑 발이 아파"

남편은 얘기를 듣더니 이런 말을 했다.

"왜 그런지 알려줄까? 몸에 염증이 있어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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