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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리는 것

by 재홍

사랑은 언제나 명확한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랑은 오묘하고 예측 불가능한 그림퍼즐 맞추기에 가깝죠. 각자 다른 조각을 들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맞춰보려 애쓰는 과정이랄까요. 언뜻 맞지 않는 듯 보여도 하나의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하기도 합니다.


제 친구는 얼마 전 소개팅을 했습니다. 풋풋하고 설레는 기대감으로 첫 만남에 나섰겠죠. 그러나 돌아온 친구의 반응은 한숨이었습니다. “여자분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하고, 연락도 띄엄띄엄 온다"는 것이었죠. 친구는 며칠을 고민하다 친구는 결국 아무래도 인연이 아닌가 보다, 라며 애써 마음을 접더군요.


시간이 흘러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친구가 두 사람을 연결해 준 공통의 지인과 만났을 때였습니다. 지인은 그 여성분이 친구를 ‘정말 마음에 들어 했다’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친구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이야기였을 겁니다. 자신에게 냉랭해 보였던 반응에 그런 진심이 숨어있었다니... 마치 잘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용히 덮어두었던 퍼즐 조각이 사실은 가장 중요한 연결 지점이었던 것이죠.


이처럼 우리는 각자 사랑을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릅니다. 누군가는 따뜻한 눈빛과 살가운 행동에서 진심을 느끼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그것이 단순히 친절의 영역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친구에게는 연락의 빈도가 사랑의 중요한 요소일 수 있지만, 그 여성분에게는 천천히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더 중요했을지도 모릅니다.


다행히도 친구의 사랑은 이 오해를 넘어설 수 있었습니다. 좌절감 대신 새로운 용기를 얻은 친구는 다시 한번 여성분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고, 두 사람은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엇갈림으로 끝날 뻔했던 이야기가 맞물림으로 해피엔딩을 맞이한 것입니다!


사랑은 때로 복잡한 얽힘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숨겨진 진심을 파악하려는 노력, 소통의 다리를 놓아줄 수 있는 주변의 환경, 그리고 다시 한번 다가갈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해결할 수 있는 퍼즐임을 보여주죠. 사랑은 수많은 엇갈림 속에서도 결국 서로를 알아보고 찾아가는 과정의 연속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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