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손가락에 시위를 겨눈다
화살처럼 날으는 언어들
현대판 큐피드들은 예전보다 훨씬 바쁘다
대화창 안에 있는 말들은
빨리 피고 지는 것 같다
일상의 파도에 스크롤이 썰물처럼
떠올라간다
편지밖에 없던 시절엔
연필로 써야 했겠지
동동 발을 굴러야 했겠지
부딪혀야 했겠지
지워지지 않는 자국이 있었겠지
아무리 두드려도 삐뚤어지지 않는 글씨
해지지 않는 팔꿈치
천천히 누르는 자판에 오타는 나지 않지만
오늘은 오타가 있는 문자를 보내본다
꾹꾹 눌러쓴 탓에 부러진 연필심이 튀었다 변명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