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캡틴 아메리카 : 브레이브 뉴 월드>
사람들은 늘 비교 속에서 살아간다. 자신과 타인을 견주며 동경하거나, 질투하거나, 혹은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기도 한다. 비교는 때때로 멘토를 찾는 과정이 되기도 하고, 상대를 깎아내리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비교하지 말고 자기 자신만 바라보라는 조언이 있지만, 오히려 비교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고, 그것을 건강하게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비교를 어떤 방식으로 소화하느냐이다.
어제 지인의 지인이 마포에 아파트를 샀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포라니. 서울에서 손꼽히는 핫한 지역에 내 또래가 아파트를 척하고 샀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나는 교외 지역의 작은 아파트 하나에 매달려 다달이 대출금을 줄여가며 살고 있는데, 그 사람은 무려 8억의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고 한다. DSR을 고려하면 소득 수준도 상당하다는 것이고, 마포의 국평이면 담보 가치 역시 어마어마할 것이다. 대단한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여기서 뭘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며 작아진다.
그런데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누군가는 ‘배부른 소리’라고 말한다. 집이 있는 것만으로도 부럽다고도 한다. 내 메인 콤플렉스인 학력도 비슷한 케이스다. 내가 졸업한 대학이 어떤 사람에게는 "거기가 어디에 있어요?" 수준이지만, 또 어떤 사람에게는 "와, 공부 잘하셨네요"라는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대학 입결 순으로 줄을 세웠을 때, 내 뒤에 서 있는 사람이 앞서 있는 사람보다 더 많으니 ‘잘했다’는 말이 꼭 틀렸다곤 할 수 없다. 다른 의견이야 있겠지만.
이런 자세와 논리로 만족하면 되는 걸까? 콤플렉스는 본인 스스로 지정하는 포인트다. 남들의 평가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이런 감정이야말로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일 수도 있다. 학력에 대한 열등감을 지우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결심할 수도 있고, 무시당하기 싫어서 꾸준히 공부하다 보면 어느새 있어 보이는 말도 제법 하는 사람이 되어 있을 수도 있다. 비교가 단순한 열등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연료가 된다. 그나저나 남과 비교하며 움츠러드는 건 우리나라만 심하다고 생각했는데, 10년 가까이 샘 윌슨이 스티브 로저스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걸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