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의 시작을 앞두고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한부를 사는 요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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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0년 동안 나와 아이들의 그 많은 이야기를 품어
끝끝내 부화시켜 낸 곳.
계절마다 황홀할 만큼의 단아함으로 흡족했던 곳.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지요?
참으로 오랜 인고의 시간을 지나,
부화한 저와 사랑하는 아이들은
새로운 세계로의 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도전일 테고 또 응전이 되겠지요.
언제나 그렇듯 설레면서도 낯선 느낌이 드는 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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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석이 지구의 대기권을 뚫고 들어올 때면
대부분 엄청난 마찰로 소멸되곤 해요.
하지만 그 압력을 끝내 이겨낸 운석은
지구상에서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유일한 가치를 지닌 물체가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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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타주의의 실현을 위해 아이러니하게도
그 반대급부일 수 있는 자본주의자의 세계로 진입할 계획이고,
아이들은 건강한 사회인이 되기 위한 세계로의 진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제가 살아온 만큼의 시간과 아이들이 살아온 만큼의 시간들은
존재했던 고난의 총량만큼, 어쩌면 그 이상의 보호막이 되겠지요.
그리고 언제나처럼 새로이 진입하려는 세계에 각자를 안착시키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기대됩니다.
그렇게 안착한 새로운 세계에서 얻게 될
각자의 유일한 가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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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모두에게 시한부가 공유됐고,
각자이면서 함께 보내는 이 시간이 찬란하게 기억 속에 남도록,
그래서 각자의 시간에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응원이 될 수 있도록,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시한부를 보내는 요즘입니다.
# 로맨틱한 도시에서의 일단은 마지막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