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두기로

by Dr Wolfgang H

어떤 이미지나 정서가 찾아오면,

그 특징을 잡아 바로 글을 쓰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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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의치 않을 때는

그 끈을 놓지 않으려 되뇌이나,

어느 정도의 시간,

혹은 그 순간이 지나면

비슷한 것들만 떠오르지

뇌리나 가슴에 꽂히던

그 천둥과 번개는 사라진 지 오래임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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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소제를 잡으면,

그것에 대해 상술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요구되지 않지만,


기록하던 도중,

혹은 그전에 그 느낌이 증발해 버리면,

낭패다.


나조차도 다시 기억해 내거나,

느낄 수 없는,

소멸되어진 그것.


내 뇌리에서 발생된 중요한 가치를

잃은 느낌에 허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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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등록란에 5개의 쓰다만 글들이 있다.

다시 읽어 보니,

이미 그 소제를 바투 잡았을 때의

정서들은 부재한 상태다.


삭제하자니 아깝고,

그렇다고 퇴고하거나 덧대어 보자니,

구색이 안 맞는다.


어쨌든 그냥 두기로 결정했다.

내 새끼를 버리는 것만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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