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지 단상들
# 1
프랑스의 한 중증질환을 가진 여성이,
안락사가 합법인 벨기에로 건너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결정을 내렸다.
자신의 죽음을 주체적으로 결정한 듯 보이나,
이유야 어쨌건,
실은 중증질환으로 인한 고통과
그로 인한 우울에 떠밀린 결정이지 않나.
# 2
창의성에 대한 오해가 있는 듯하다.
흡사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뭔가를
그것으로 이해하는 것과 같은.
무에서 유는,
오직 창조주만 가능한 일.
피조물의 창의란 이미 존재하는
유무형의 재료들에 기인하고,
그로 말이암은 또 다른 유무형의 실체가
만들어지는 것일 뿐이다.
그러니 인간의 창의도 주체적인 것이라 못 박기 그렇다.
# 3
인생 또한 그렇지
무척 주체적으로 하나하나 결정해 온 듯하나.
장기하 말마따나.
그냥 가다 보니 내 길이 된 케이스가 대부분이지.
성공했다 여겨지는 인사들의 강연을 들으면,
뭐 대단히 뭘 알고 온 듯하나.
어찌어찌 인생에 떠밀려 오다 보니
어찌어찌 그 자리에 섰다는 것이 훨씬 설득력 있게 들린다.
불혹 중반에 거의 다다르니
인생이 조금 알아지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