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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림 Jun 05. 2021

차생활 참고서적 및 자료

굳이....그렇게까지... 인간을 위한 보충자료

차라는 게 마시다 보면 이것저것 알아봐야 할 일이 많다. 특히 서양식 차보다 역사가 길고 우리는 방법이 더 복잡한 동양권 중국 지역의 차라면 더욱 그렇다. 차를 만든 지역의 맥락에 대해 알고싶어질 때도, 정확한 우리는 방법에 대해 알고 싶어질 때도 있다. 나는 책으로 한번 쫙 개괄을 해야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는 종류의 옛날 사람이라, 온/오프라인 서점을 통해 나름 책들을 탐색했고 몇 가지의 책을 읽었다. 그 중 좋았던 책들 및 차에 대한 전문가인 저자들이 운영하고 있는 매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차쟁이 진제형의 중국차 공부 - 진제형

한국 사람이 쓴 책 가운데, 중국차에 대해 현지에서 얻은 최신의 지식 및 데이터 기반으로 설명하고 있는 유일한 책이다. 차 회사에 다니면서 중국차를 덕질하는 덕업일치 오덕이라서 가능하신 듯. 차의 맛 성분, 물의 맛 성분 등에 대해 꽤 명쾌한 답을 내놓는 책이다. 또 차의 보관 조건 및 차 우리는 방법에 대해서도 정량화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직접 발로 뛰어 차 산지의 제조 방법, 환경 등을 풍부한 사진과 함께 소개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단지 초보자 기준으로는 중국 지리 기반으로 다양한 명차를 소개한다는 컨셉이 낯설고 (이 책에 무슨 차가 소개되어 있었는데... 하면 중국 지리를 외우고 있지 않으니 찾기가 좀 어려운 편) 보이차에 편중된 시장을 안타까워하면서도 막상 우리는 법은 보이생/숙차, 무이암차... 정도밖에 없어 아쉽다. 하긴 클럽하우스 책을 열심히 빨리 썼는데 출판과정 등등 다 거치고 나면 클럽하우스 붐이 더 광속으로 꺼지는 게 현실의 속도니 이해는 된다.


진제형님은 블로그, 유튜브 등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블로그에 차에 대한 실용적인 좋은 글을 많이 업로드하고 있다.


대만차의 이해 - 왕명상

오랫동안 한국어로 읽을 만한 대만 우롱차 관련 책이 없었는데 요즘 솔솔 몇 가지가 나오고 있다. 현지인인 차 전문가가 작정하고 해외 덕구들에게 영업하고자 쓴 책이기 때문에 용어 선정이나 설명 등에서 고뇌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이 책 또한 차의 맛 성분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어떤 조건이 따라 사람이 느끼는 맛과 향이 달라지는지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는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하고, 비율 기반의 정량으로 찻잎과 물의 비율을 소개하고 있어 도움이 되었다. 대만차의 품종, 제다 방법, 역사 등 가장 한국어 서적으로서는 가장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으나(소록엽선의 진짜 작용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았다) 번역 및 편집 품질은 다소 아쉬움이 있다.


처음 읽는 보이차 경제사 - 신정현

중국차로는 국내에 가장 큰 시장을 가진 보이차를 안 알아본 건 아닌데, 보이차는 차 그 자체보다도 왜 생차와 숙차가 나뉘어져 있으며 골동품 차테크와 가짜 차 사기가 난무하는 4차원 시장이 되었는지, 고수차라고 하는 건 뭔데 더럽게 비싼 건지, 30년 40년씩 된 썩은낙엽(a.k.a 노차) 같은 건 왜 비싸게 사서들 배탈을 감수하고 마시고 있는지, 일부러 썩히는 숙차 같은 건 정말로 배탈이 안 나는지(...) 같은 게 궁금했다. 보이차에 열정을 가진 한국인 저자가, 지식 연구 및 현지 경험을 통해 역사적인 맥락을 기반으로 내가 이 시장에 대해 가진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 주고 있다. 차를 떠나서 중국 역사서로 읽어도 재미있는 책이다.


신정현 님은 부산에서 죽로재라는 보이차 수입 업체를 운영하고 있고, 네이버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지만 유튜브 채널의 컨텐츠 품질이 좋았다. 죽로재의 홈페이지에 가보면 상품상세에 차 산지에 가서 직접 고르는 장면이 나오고, 한국의 빡.. 아니 엄격한 검역 통관을 거쳤다고 명시되어 있어 믿을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국내 수입되는 보이차들이 그러하듯 대부분 내가 마실 만한 가격이 아니라 사마셔본 적은 없다.


죽로재의 유튜브 채널

죽로재 http://www.chagage.co.kr/ 


기초부터 배우는 중국차 - 젠룽

한국에 유통되는 책 중 유일하게 중국인이 쓴 중국차 책이라는 데 가치가 있다. 중국차에 대해 먹거리x파일적 이미지를 심어주기도 했으나, 중국의 10대 명차를 기반으로 상세한 우리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다만 찻잎 양과 물의 비율이 정량화되지 않아, 책만 보고 차를 우리기는 어려운 점이 아쉽다.


트차덕 친구들과 만나봐요

원래 이런 실용 분야는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 온라인으로라도 봐야 의욕도 생기고 시행착오를 미리 경험하고 수정할 수 있으며 사람 만나는 재미도 있건만, 네이버 카페 위주의 차 커뮤니티는 내 인적 특성 및 성향과 그다지 맞지 않았다.


한국어 트위터는 엄마 및 현생 사람들에게 내 취미를 들키고 싶지 않은 오타쿠들의 sns이므로, 당연히 차를 그렇게까지... 마시는 젊은 사람들 중 많은 수가 트위터에 모여 있다. 하지만 트위터는 타임라인 기반의 서비스에 검색이 매우 불친절하고, 익명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써방(서치방지) 문화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그래서 현생 사람들을 피해 주접 및 아무말 대잔치를 할 수 있다) 그래서 특정 매니아군으로의 접근을 위해서는 꽤 의외의 검색어를 돌린 다음, 계정을 직접 봐가며 링크를 싸이월드 파도타기처럼 타넘고 들어가야 한다. 나는 위버스라는 팬 프로덕트의 UX/UI 디자인을 담당하며 유저에 대해 알고 싶을 때 이 방법을 많이 썼던 것 같다. 물론 이런 키워드가 외부에 알려지면 써방 용어를 알음알음 바꿔버리는 특징도 있다.


그래서 듣보잡 찬스로 몰래 추천하고 싶은 헤비 차 유저들의 해시태그 검색 키워드는 #트차덕장터 이다. 여기엔 이미 찻잔이나 티팟 같은 걸 잔뜩 사서 쓴 다음 취향의 한 턴을 거치고 새 취향으로 넘어가기 위해 다기를 중고판매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해시를 쓰는 사람들의 계정을 보면 대부분 “차계”라고 부르는 찻말 전용 계정이며, 이런 걸 만들 정도면 거의 매일 차 마시는 예쁜 사진을 올리는 헤비 유저일 가능성이 높다.


개완으로 검색하면, 특별히 동양차를 헤비하게 마시는 사람을 찾을 확률이 높다. 개완 자체가 난이도 높은 덜 대중적인 도구이기 때문이다.


트위터의 장르 덕후들은 이미지로 만든 자기소개표와 함께 자신을 소개하는 문화가 있다. 나는 아무래도 잡상인같은 아무말 잠금 계정이나 하는 처지라 올리지 못했는데 여기에라도 소개표를 올려보고자 한다.

요즘은 거의 동양차 8 서양차 2 비중인 듯

이걸로 내가 동양차로 호명되는 중국 대만 지역의 차에 입문하며 소소하게 했던 경험에 대해서는 전부 글로 옮긴 것 같다. 다음에는 여담 및 차를 마시게 되면 흔히 듣는 질문, 글을 올리면서 쌓인 특징적 검색어에 대한 글 하나 정도를 써서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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