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큼한 성장 위에 부드러운 위로를
빨간색도 아닌것이, 그렇다고 크림 소스도 아닌,,
매운것도 아니고, 순한맛도 아니지만 계속 끌리는 맛,,
바로 분홍 빛의 로제소스다.
토마토 소스의 강한 맛을 부드러운 크림이 잡아 주면서 새로운 감칠맛이 어우러 지는 맛,,
어쩌면 시큼 텁텁한 실수 투성이의 어린 시절에 성장하면서 만나는 부드러운 위로가 어우러 져 '나'가 성장하는 모습 아닐까? 어쩌면 쨍 하게 영롱한 붉은 빛이 좌절과 위로를 통해 나만의 분홍 색이 되는 모습이 아닐까?
"찹쌀떡을 먹으면 입이 척 들러 붙고, 꿀떡을 먹으면 달콤한 말이 술술 나온다고?"
김리리 작가님의 <만복이네 떡집>은 걸핏하면 친구들과 싸워서, 욕쟁이 만복이, 심술쟁이 만복이라고 불리는 주인공이 나온다. 생각과 다른 나쁜 말이 나오는 만복이는 우연히 자신의 이름과 같은 떡집에서 신기한 떡을 통해 친구들과 사이 좋게 지내게 된다. 토마토처럼 시큼하고 선명한 만복이가 '만복이네 떡집'을 통해 모두와 잘 어울리는 로제가 되었다고나 할까?
우리 학원 유림이는 옆 동네에서 전학을 왔다. 우리 동네도 시골인데 더 시골에서 살다가 읍내로 나왔더니 이곳 친구들과 다른 자신의 모습에 위축되어 있었다.
나는 이 작은 친구에게 '캐런 사이먼'의 <줄무늬가 생겼어요> 책을 추천해주었다.
아욱콩을 좋아하지만, 친구들이 아욱콩을 좋아 하지 않는 걸 알고 자기도 아욱콩을 싫어한다며 친구들의 시선을 과하게 신경쓰는 소녀가 주인공이다.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실한 나머지 피부색이 줄무늬를 시작으로 매일마다 주변의 모습으로 바뀌는 소녀는 결국 아욱콩을 먹고 원래대로 돌아 온다.
나는 우리 유림이도 주변 친구들의 모습으로 위축되기 보다, 순수한 유림이 모습 그대로 지냈으면 싶었다. 유림이가 유림이 스러울 때, 다른 사람과도 잘 어울릴 수 있는 것이다. 마치 로제소스 처럼, 토마토 소스 고유의 선명한 맛이 있을 때, 크림 소스와 만나 로제라 맛이 감칠맛 나게 만들어 진다.
"쌤~ 요즘 자꾸 무서운 꿈을 꿔요. 분명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자꾸 시험을 보면 30점이 나와요."
한숨을 푹푹 쉬는 호진이.
안다. 호진이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독서도 최선을 다 한다. 글쓰기를 할 땐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최대한 꺼내서 연결 짓느라 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 하는 아이,, 그러나 늘 불안한가 보다.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 책을 추천했다.
너무 몽한적이라 중2 남학생이 힘들어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꿈 속에서 얽히고 설킨 문제들이 풀어지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주인공인 냥 푹~ 빠져 읽었다.
이젠 쿨쿨 잘 때 꾸는 꿈도 멋진 꿈을 꾸고, 호진이가 앞으로 이룰 꿈도 멋지게 이루어 내길!
토마토 소스 같은 쿨쿨 꿈과 크림 소스 같은 이룰 꿈이 잘 어울러져 멋진 너만의 로제가 되길!
'호진아~ 꿈 꾸는 대로 모두 이루렴~'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 장승수
아 뭐래??
1996년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는 책이 출간 되었다.
제목 부터 위화감이 확! 들었다. 게다가 그때 난 고등학생이었다.
뉴스에도 나오고, 광고도 계속 나오고, 여러 프로그램에도 나왔다. 급기야. 아버지께서 이 책을 직접 사다 주셨다. 아니 어떻게 공부가 가장 쉬울 수 있냐고!!
책은 고이 책장에 꽂아 두고 몇년이 지났다. 대학생활을 마치고 대학원을 거쳐 사회에 나왔을 때, 그 책이 생각났다. 아,, 그렇구나. 공부가 가장 쉬운거였구나...
엄마가 해 주시는 밥 먹고, 학교라는 담벼락 안에서 주어진 공부만 할 때가 가장 쉬웠구나.
그제서야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희귀한 독종’이 아니다. 그저 하고 싶은 일이 있어 그것에 몰두했을 뿐이이다. 나는 일을 잘하고 싶어 일을 열심히 하니 막노동판 최고의 ‘일꾼’이 되었고 공부를 잘하고 싶어 공부를 열심히 하니 서울대에 수석으로 합격했다. ‘사람의 정신과 육체는 쓰면 쓸수록 강해진다.’ 이것은 지난 몇 년간 일을 하고 공부를 하면서 내가 몸으로 터득한 확신이다"-작가 장승수
아버지께서 사 주셨을 그 때, 이 책을 읽었다면 더 열심히 노력할 수 있었을까?
어쩌면 그땐 지금처럼 이해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오늘도 고등어들에게(고등학생) 우리 아버지가 내게 그랬던 것 처럼 넌지시 건내본다.
당장 코앞에 있는 입시가 토마토처럼 시큼텁텁 하겠지만, 공부를 잘 하고 싶다는 크림을 잘 섞어서 오늘의 노력이 꼭 핑크 빛 합격으로 이루어 내길 바라본다.
미움 받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을까?
요즘 학원 파트 선생님의 얼굴에서 생기가 사라졌다.
아직 20대, 예쁘고 씩씩한 MZ세대인데… 무슨 일이 있는 걸까?”
나의 20대를 돌아 보면 인간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대부분의 고민이었다. 남자친구와의 관계, 친구들과의 관계, 알바 사장님과의 관계까지,, 그들의 표정 하나, 말과 행동 하나에 과민반응 했던 나날이었다.
어쩌면 우리 선생님도 그렇지 않을까 싶어 넌지시 기시미 이치로 <미움 받을 용기> 책을 건냈다.
며칠 후 한결 가벼워진 얼굴로 책을 돌려 줬다.
MZ 세대는 자신의 감정을 솔찍히 표현할 줄 알았는데,, 다 그런건 아닌가보다.
시간이 지난 후 남자친구와 헤어진 썰을 풀어주는 우리 알바쌔미~
헤어져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 그때 내가 준 책이 기준을 잡아줬다고 한다.
작은 동네다보니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이 실시간으로 퍼진다. 가십거리가 되어 친구들 사이에 퍼지는게 싫어서 그동안 질질 끌었다고 한다. 하지만 미움 받을 용기! 자기 자신을 위해 용기를 낸 젊음이 그저 싱그럽기만 했다.
쓰린 빨간 소스 위에 한 권의 크림같은 책이 얹혀 지니 젊음의 싱그러움이 살아 났다.
'쌤~ 잘~ 했어!'
마지막으로 내 이야기를 한 소절 해볼란다.
코로나가 한창인 2020년 겨울,
12년차 공무원이었던 나는 너무나도 퇴사가 마려웠다.
그때 김미경 작가의 <리부트>를 읽고 결심 했다.
'지금이다! 판이 바뀌는 지금! 모두가 출발 선 앞에 서 있는 지금 이 새로운 흐름을 타야 한다'
뭔가에 홀린 듯 사표를 내고, 멋지게 백수가 되었다.
독서지도사 자격증만 온라인으로 하나 취득하고는 호기롭게 퇴사 했다! 내 나이 마흔이었다.
공무원 남편이 있지만, 가게 소득이 반으로 줄었다. 초등학생인 두 명의 자녀도 있는데 말이다.
그때 유튜브에서 김미경 선생님께서 이렇게 외치셨다.
"빤스만 입었으면 나가!"
넵! 부끄러운 부분만 가려졌다면 나가서 그걸 써먹으란 얘기였다.
어차피 초보인걸, 현장에서 성장하라는 말이었다.
또 뭔가 홀린듯,, 독서지도사 자격증 하나 달랑 가지고 동네 애들 몇명 모아다 수업을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미친 짓이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긴건지~
수업 전에 열심히 준비해서 마치 전문가인냥 아이들 앞에 섰다. 그리고 또 열심히 공부해서 다음 수업을 진행했다. 그러다보니 이젠 내복 정도 갖춰 입은 것 같다.
'리부트'
컴퓨터가 작동을 안하면 우린 다시 껐다 킨다.
내 인생이 뭔가 잘못 된 것 같을 때, 다시 시작해야 할 때, 난 이책을 통해 내 삶을 리부트 했다.
쉰내 나는 공무원 생활을, 코로나라는 현실과 리부트라는 책 덕분에 정리하게 되었다. 그리고 빤스만 입고 부족한 날 것 그대로 나가서 독서수업 현장을 통해 핑크핑크 한 로제가 되어 가고 있다.
누구나 실수하고, 상처 받고, 때로는 혼자 울기도 한다.
그 시큼한 시간들이 언젠가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 나를 위로해 준 한 권의 책과 만나 부드럽게 어울릴 때, 우리는 조금씩 자라고 자신만의 맛을 내게 된다.
그래, 그렇게 토마토 같던 시간들이 크림처럼 감싸져 나만의 분홍빛으로 맛을 내는 것.
그게 바로 성장의 맛, 로제의 맛 아닐까?
읽고, 느끼고, 생각하는 오늘 이 시간이 당신만의 로제 소스로 숙성되길..
오늘 이 글이 당신의 로제에 감칠맛 한 스푼이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