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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몸을 일으켜 볼까

250507 수요일 일기

by 피연

아침마다 늦잠을 자는 것도 이젠 지겹다. 슬슬 한 달쯤 남은 기말고사가 두려웠다. 어젠 잡화와 문구류를 싹 정리해서 치우고 깔끔한 방을 만들었다. 올해 유독 다이어리가 중구난방이다. 너무 여러 목적의 여러 권을 시작해 버리곤 뭐부터 써야 할지 몰라 방치해 뒀다. 문득 일기를 관성에 의해 써왔던 것 같아서 유튜브에 일기 쓰는 방법을 검색했다. 목적성을 가지고 무엇을 기록할지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 것치곤 꽤 오래 쓴 것 같아 다행이다. 밀리의 서재에서 기록 관련 책을 읽다 잠이 들었다.


햇살이 밝은 오늘 아침 알람이 울리고, 잠을 덜 잤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늘 차라리 피곤하게 만들어 밤에 일찍 잠에 들겠다는 심산으로 일어났다. 평소에도 알람을 듣지 못한 날은 없다. 시간을 확인하곤 배 째라 심보로 다시 자버렸을 뿐. 눈을 떴는데 하루를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막막해서 멍하니 있다 몇 시간이 지난 후 비로소 일어난 날도 많았다. 오늘은 그냥, 바로 몸을 일으켰다.


어제 정리 정돈한 책상 위엔 아무것도 없었고, 새롭게 기록할 내용들이 적힌 노트가 날 반겼다. 오늘의 계획을 간단히 적고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늘 계획대로 되는 법은 없지만, 바로 할 일을 생각해 두고 실행에 옮기는 건 훨씬 안정적이다. 중간에 배고파서 햄버거를 먹으러 갔지만 계획한 일은 끝냈고, 예상치 못한 인물과 뜻밖의 시간을 보냈다. 참 재밌는 하루다. 언니에게 전화해서 애기 보는 건 어떤지 묻고 집에 와 밥을 먹었다. 방 안에서 할 일을 켜놓고 이 글을 잠시 쓴다. 내일은 하루를 일찍 시작해야 한다. 아침엔 라떼를 사들고 가볼까, 그럼 조금은 더 힘이 나겠지. 점심은 집밥을 먹고 저녁은 가능하면 친구랑 먹어야겠다. 말보단 행동으로 옮기는 내가 되어야지. 그러려면 내일 아침에도 일단 몸부터 찬찬히 일으켜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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