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말보다 질문이 강한 이유

좋은 말보다 좋은 질문이 관계를 바꾼다


“넌 잘하고 있어. 걱정하지 마.”

나는 아이가 속상해할 때면 이렇게 말했다.

위로하고 싶었고, 아이의 마음이 무너지지 않기를 바랐다. 좋은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이가 말했다.

“엄마는 맨날 괜찮다고만 해. 진짜 내 마음은 안 물어보잖아.”

그 말에 나는 멈췄다.

아이를 위로한 줄 알았는데, 정작 아이는 나와 멀어졌다고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말을 했고, 아이는 외로움을 느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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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이 마음을 닫게 할 수도 있다




우리는 누군가를 위로할 때, 격려하고 싶을 때 ‘좋은 말’을 찾는다.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너는 할 수 있어.”


그런데 이런 말들이 때로는 상대를 더 외롭게 만든다.

이유는 그 말이 상대의 감정을 듣지 않고 덮어버리기 때문이다.

위로는 감정을 알아채주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

좋은 말은 ‘이해받았다’는 느낌이 들 때만 위로가 된다.



질문은 말보다 관계를 가깝게 만든다




그 후 나는 말보다 ‘질문’을 해보기로 했다.


“속상했겠다. 무슨 일이 있었어?”

“그 상황에서 어떤 마음이 들었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이런 질문을 하자, 아이는 말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천천히, 그러다 감정을 담아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질문은 상대를 향한 여백을 만들어주었다.

말은 내 마음을 전달하지만, 질문은 상대의 마음을 꺼낼 수 있도록 돕는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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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서는 인간의 마음이 방어적으로 닫히는 가장 큰 원인이 평가와 조언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하면 안 되지”, “그럴 줄 알았어” 같은 말은 관계를 단절시킨다.


반대로, “무슨 일이 있었어?”, “어떤 기분이었어?”와 같은 질문은

자율성을 보장하고 감정을 존중한다.

이 질문은 판단을 유보하고, 그 사람의 입장을 들으려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그렇기에 질문은 관계를 회복시키는 가장 강력한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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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질문은 신뢰를 만든다




나는 한 번은 남편과의 갈등 상황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평소엔 “그게 뭐가 힘들다고 그래?”라고 말하곤 했다. 말은 했지만, 공감은 없었다.

그날은 이렇게 물었다.
“오늘 무슨 일 있었던 거야?”

남편은 잠시 침묵하다가, 직장에서 있었던 불편한 상황을 털어놨다. 그리고 말했다.
“그냥 누가 내 말 좀 들어줬으면 했어.”


그 순간 나는 상대는 ‘해결책’보다 ‘공감’을 원하고 있었음을 알았다.

그리고 그 공감은 말이 아니라 질문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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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단지 대화의 기술이 아니다.

마음을 연결하는 태도다. 질문은 내 생각을 강요하지 않고, 상대의 세계를 이해하려는 시도다.

특히 감정이 얽힌 상황일수록, 말보다 질문이 필요하다.


“왜 그랬어?” 대신 “어떤 기분이었을까?”

“그게 뭐가 힘들다고 그래?” 대신 “무엇이 가장 부담스러웠어?”


질문은 그 사람의 말문을 열게 한다. 감정을 열고, 신뢰를 쌓게 만든다.

그리고 그 신뢰는 관계를 다시 살리는 힘이 된다.


말은 정보, 질문은 연결


말은 정보를 준다. 하지만 질문은 연결을 만든다.

특히 아이를 키우면서 이 차이를 절실히 느꼈다.

지시와 조언, 정보만 주는 말은 아이를 수동적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질문은 아이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고, 감정을 인식하게 했다.


“공부 좀 해!”보다 “공부가 재미없게 느껴지는 건 언제야?”

이렇게 묻자 아이는 처음으로 공부에 대한 속마음을 꺼냈다.

“시험은 싫은데, 그림책 읽는 건 좋아”라는 말.

그 말을 듣고 나서야 나는 아이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질문을 잘 던지는 데에도 기본 원칙이 있다.


질문 대화 구조

공감부터 : “그랬구나, 힘들었겠다.”
감정 중심 질문 : “그때 어떤 기분이었어?”
의미 탐색 질문 : “무엇이 가장 아쉬웠어?”
확장 질문 : “다시 그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하고 싶어?”


이 구조를 익히면, 단순한 질문이 아니라 대화의 흐름을 이끄는 질문을 할 수 있다.

질문은 리드하는 기술이다. 동시에, 연결을 이어주는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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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질문


오늘, 당신은 누군가에게 말했나요? 아니면 질문했나요?

“이 말을 하면 도움이 될까?”보다
“이 질문을 하면 마음이 열릴까?”라고 생각해보세요.


좋은 말보다 더 좋은 질문이, 관계를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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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으로 생각을 열고, 대화로 성장을 설계하는 교육 퍼실리테이터 이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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