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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상규 Jan 25. 2024

4. 스페셜티 : 착즙 주스의 최고점

나를 성장시키는 과학기술과 집요함

커피씬에서 1의 물결은 '스타벅스'이다.

스타벅스는 모든 사람들에게 커피를 대중화시키기도 했으며, '카페'가 브랜드로써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도와준 기업이다. 그전까지 우리나라는 '다방'이라는 것은 있었으나 어디 다방이 나의 취향이다!라는 것은 없었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 스타벅스의 굿즈들은 스멀스멀 우리를 집어삼켜 이제는 다이어리와 텀블러 하나쯤은 방에서 뒹굴고 있는 시대를 맞이했다.

이렇듯 모든 산업은 그 시대를 이끌어가는 키워드가 있다. 그런 면에서 스타벅스는 여전히 이끌어가고 있지만, 그런 스타벅스에게도 변화를 선사한 키워드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스페셜티'이다.

'스페셜티'라는 것은 5년 전부터 뜨기 시작해 이제는 대중화가 된 키워드가 있다.

"스페셜 티 커피(Special Tea Coffee)"는 소비자에게 신기할 정도의 여러 가지 공정을 통해 여타 평범한 커피와는 차별화를 두려고 한다.


우선 스페셜티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보자면, ( 이 부분을 건너 띄고 10초 앞으로 하고 싶다면, 5가지 소항목을 건너뛰면 된다.)



1. 윤리적으로 생산하려 한다.

 스페셜 티 커피는 윤리적으로 생산하려 한다. 농부들에게 공정한 보상을 주려고 한다. (노동력) 또 한 환경에 있어서 지속가능하며, 공정한 무역관행을 지원하려 한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고품질을 넘어 '책임감' 이 있는 음식을 생산하고자 한다.


2. 치밀한 블랜딩과 프로파일링.

 아메리카노를 원두가 섞인 블랜딩과 섞이지 않은 싱글로 나눈다면, 블랜딩은 하나하나 개성 있는 원두들을 섞은 것이다. 그런데 스페셜티에서는 이 또 한 세심하게 전문 바리스타가 블랜딩 하며, 전문 바리스타는 1kg~10kg 내외 정도의 적은 양을 로스팅할 때 세심하게 프로파일링 (기록)을 통해 맛과 향을 향상한다.


3. 소규모 일괄 생산:

 스타벅스가 대량으로 로스팅하는 것을 쇼맨쉽으로 보인다면, 스페셜티커피는 소규모로 아주 세밀하게 원두의 개성을 담아내려고 노력한다. 이런 로스팅은


4. 혁신적인 맛 조합:

스페셜티는 발효도 진행하며, 무산소발효, 또 다양한 차 혹은 향미료를 섞어서 숙성을 진행한다.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지만.) 이를 통해 원두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독특한 향을 입히게 된다. 그러나 단순히 실험적인 것을 하는 것이 아닌 원두가 베이스가 되고, 그 위에 향을 입힘으로써 도전적으로 커피를 즐기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킨다.


5. 교육 및 투명성:

덕분인지 스페셜티로 인해 커피교육의 다양성은 증가했다. 와인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필자 또 한 커피를 15년 전에 배울 때는 그저 라테아트뿐이었다. 에스프레소는 '몇 초' 안에 추출해야만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그런 것이 아니다. 드립을 할 때 얼음의 무게, 얼음의 크기, 마지막에 물 10g 추가하는 '레시피'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바리스타들이 그것을 공개하는 것이 두렵지 않은 이유는 어차피 원두는 또 변하기 때문이다. 원두는 또 변하고, 원두는 또 변한다. 변할 때마다 레시피를 개발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필자가 이를 통해 본 것은 이것이다. 커피는 결국 '즉석음료' 다. 이 즉석음료는 엄청난 과학기술이 집약된 약 200ml 정도의 한 컵이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엄청난 압력을 통해 그 원두의 가루들에서 맛을 뽑아낸다. 그 가루들은 어떻게 나오나. 홀 빈 (원두 그 자체)에서 분쇄도를 정밀하게 조정해 낸다. 그 분쇄도는 공기와의 마찰과 물과의 마찰의 면적을 결정하는 요소이므로 여기에서 물이 빠르게 내려가냐 느리게 내려 가냐가 맛을 또 결정한다. 그러면 그전에 로스팅된 홀빈은 초록색 커피열매를 볶은 것이다. 내가 이전에 한 로스터리카페에서 본 로스팅 기계는 1kg씩 볶는데 (거의 가장 적은 양이다.) 1000만 원 상당이었다. 아니 이건 굴러가지도 않는데 스파크 값이다. 그 로스터리카페 사장님은 분 단위로 조정해서 1kg 당 약 15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로스팅 동안 계속되는 프로파일링 노트로 맛을 잡아낸다.


 그러면 끝나냐? 아니다. 추출된 에스프레소를 모두 넣냐 아니면 적정량을 넣냐. 각얼음을 쓰냐 간얼음을 쓰냐. 아 이미 복잡하다.


나의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감귤주스를 뽑으면 어떻게 될까?

 즉석음료 / 착즙음료의 대표라고 하는 과일주스들을 이렇게 뽑으면 어떻게 될까?

혹시 이 질문에 걔네는 커피랑 다르지.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면, 우리는 스페셜티커피를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누군가는 집요하게 파고든 것이다. 집요하게 끝까지 파고들어서 색다름을 만들어낸 것이다. 자몽과 오렌지 모두 시트러스계열이지만, 전혀 다른 맛이다. 나에게 충격을 선사한 시트러스계열의 과일은 '스위티'였다. 자몽같이 생겼지만, 달달함이 이름 그대로였다.

 이 친구들은 단당류이기 때문에 발효? 가능하다. 발효를 통해서 맛을 낼 수 있다. 오렌지주스를 5000원에 사 먹는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어딘가에선 990원짜리 아메리카노와 19000원짜리 핸드드립이 동시에 공존하는 것이 이 나라 이 땅이다.




 우리는 하나의 음식을 통해서 우리의 성장하는 길을 볼 수 있다. 과학기술 / 기록 / 프로파일링 모두 중요하지만 결국은 집요함이 아닐까.

 나를 성장시키는 것은 나를 바라보는 내가. 집요하게 나의 어디를 성장시켜야 하나 궁금해할 때 성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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