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Aspen' 공정 시뮬레이션에 관심이 많았다.
처음부터 '건설인'을 꿈꿔왔던 건 아니었다.
초등학교 시절 부모님의 꿈인 판사, 검사가 나의 꿈이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고등학교 이과를 오면서 그 꿈은 좌절되고 그 이후로 꿈을 가지지 않았다.
나의 대학교 전공은 화학 계통이다.
수업시간에 'Aspen'이라는 공정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사용하는 법을 배웠다.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돌리며 최적을 찾아가는 건데
며칠간의 고민 끝에 최적의 투입량과 기기의 위치를 찾을 때면 짜릿했다.
그래서 친구들과 여러 대회에 참가하여 발표도 하면서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취업을 눈앞에 둔 대학교 4학년 여름 무렵,
취업 정보를 얻기 위해 취업부스를 어슬렁거리고 있었는데
건설사 부스가 눈에 띄어 바로 들어가 상담을 했다.
그때 당시 Aspen을 사용하고 있어 건설업의 시운전에 관심이 많았다.
친절한 설명을 듣고 지원을 권유하여 고민 없이 바로 지원을 했다.
상담해 주신 선배의 힘이 작용했는지는 몰라도 최종합격 했고
합격 소식을 부모님께 말씀드리니 고생했다고 눈물을 흘리셨다.
첫 근무지에서 현장소장님과 면담을 하는데 자꾸 이상한 말씀을 하였다.
"기계과에서 무엇을 배웠지?"
나는 당황했다.
그 이유는 내가 기계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이를 확인해 보니 나의 정보가 아니라 동명이인의 정보가 전달이 되었다.
잘못 전달되었지만 이미 '기계설치 시공관리자'로 배정이 완료된 상태라 변경이 어려웠다.
신입사원 때 새로운 걸 경험해 보면 좋겠지라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했지만
역시나 그라우팅, 패딩, 볼트, 너트 모든 게 낯설었다.
하지만 며칠간의 고생 끝에 수백 톤의 기계 설치가 끝나면 흐뭇함이 몰려왔다.
이런 맛에 건설업에 종사한다.
주위에서 "탈건(탈 건설업)"을 외치지만, 나는 생각보다 건설업과 궁합이 좋다.
밖에서 일하는 거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아침 일찍 7시에 시작해서 해질녘 17시에 종료하여 저녁 있는 삶을 즐길 수 있다.
다시 대학시절로 되돌아가도 건설업을 선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