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이거나 이타적이거나.
남자:우리 끝난 거야? 그런 거야?
여자:그런 말은 안 했지만 이런 일로 싸울 거면 자길 뭐하러 만나?
남자:나한테 배표까지 사게 만들고 널 위해 직장도 들어갔어. 난 자기한테 청혼까지 했었어.
여자:그러라고 시키지도 않았어. 뭘 바란 적도 없고.
호랑이 담배 좀 피우던 시절,
내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 때부터 여자는 자기를 더 좋아해 주는 남자를 만나야 행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유치원 때부터 양성애적 기질이 있었던 탓인지. 장난감이나 인형을 가져다주는 노관심의 아이들보다. 나는 내가 먼저 관심이 가거나 이쁘고 잘생긴 사람이 좋았다.
성인이 되어 연애 좀 해보던 시절. 그러니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할수록 만족감이 좋았고 더불어 행복했다.
짝사랑에 아픔을 호되게 겪고 난 후. 눈물 밴 베개 밑에 부적처럼 쓰여있던 그때의 말.
'여자는 자기를 더 좋아해 주는 남자를 만나야 한다는 주문'
나는 식품영양학을 전공했고 그는 치기공과 학생답게 치아가 잘 생긴 사람이었다.
나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그런 나를 정말 특별하게 생각해주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랬는지 그가 나에게 주는 사랑에 비해 나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다 주지 않는 콧대 센 가시내였다.
이미 답이 정해진 끝을 향하는 관계에 그가 그의 소중한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너무도 안타까워 이별을 계속 생각했다.
'꼭 그렇게 불타야 하는 것만이 사랑이 아니야'
'착한 사람을 만나기가 어디 쉬운 줄 알아?'
'그만하면 준수하고 괜찮지 않아?'
친구들은 철없다 나를 타일렀다.
헤어지는 타이밍에 휘슬을 불지 못하고 후반전으로 넘어갈 때쯤. 나는 그에게 용기를 내어 어렵사리 이야기를 꺼냈다.
'누군가 너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을 꼭 만나길 바래.'
그날 소주 앞에 놓인 황태포처럼 바짝 마른 입술로 미안하다. 그동안 고마웠다는 말을 했던 것도 같고.
헤어지자는 나에게 내 앞에서 절대 피지 않던 담배를 물며 그가 말했다.
'넌 참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이야'
참으로 맞는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이다.
본인보다 더 사랑할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긴 하지만.
결국 중력과 자기애는 벤자민 버튼의 시계처럼 스스로를 향한다.
그래서 더더욱 내가 좋은 사람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야 행복할 수 있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이기심의 심지로부터 불꽃이 발화되어. 저 멀리 그대의 이타심을 알아보게 되는 불빛으로부터의 신호가 사랑의 기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나를 사랑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해야. 그래서 내가 행복하다는데.
누가 감히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