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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lumnlist Jan 25. 2024

소리란 무엇일까?

사운드로 음악 듣는 법 (3)

종이는 육안으로 볼 수 있죠. 거기에 글이 쓰여있다면 읽을 수도 있습니다. 그림이 그려져 있다면 그림을 볼 수 있죠. 빌딩도 볼 수 있고, 강도 볼 수 있고, 나무도 볼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눈을 맞출 수도 있고, 반려동물의 귀여운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리는 형태가 없습니다. 소리를 상상해 보세요. 어떤 모양입니까? 애초에 모양이란 게 존재하나요? 존재한다고 한들 비가시적이죠. 눈으로 확인할 수조차 없습니다. 한데, 우리는 어떤 소리를 들으면 ‘아, 이건 무슨 소리다’라고 알아차립니다. 자동차가 지면을 달리는 소리를 들으면 보이지 않더라도 자동차인 줄 알고, 개가 짖는 소리를 들으면 개인 줄 압니다. 세상엔 짖는 동물이 많은데도 ‘강아지’라고 콕 집어서 대답할 수 있죠. 심지어 사람의 목소리만 듣고도 누구인지 알아차립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를 받아도 목소리를 들으면 ‘아, 걔구나’하고 알아채죠. 잘 생각해 보시면 굉장히 신기하다 생각이 드실 겁니다. 소리란 결국 헤르츠, 다시 말해 물리적인 공기의 진동일뿐인데 우린 그걸 어떻게 알아차리는 걸까요? 모양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 신비한 현상을 이해하기 전, 우리는 일단 소리가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소리란 무엇일까요?


소리란 진동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음파이죠. 공기나 물 같은 매질의 진동을 통해 전달되는 종파입니다. 다시 말해, 공기가 없으면 소리를 들을 수 없죠(그전에, 공기가 없으면 다 죽겠지만요). 소리는 다양한 특징이 있는데, ‘사운드로 음악 듣기’를 위해 알아야 할 소리의 특징은 단 3가지면 충분합니다.     


1. 음량 2. 음정 3. 음색     



음량은 다들 아시죠? 데시벨. 소리가 크면 시끄러워서 잘 안 들리고 작으면 작아서 안 들립니다. 항상 적당한 음량이 좋습니다.     



두 번째는 음정입니다. 음정은 음의 높낮이죠. 보통 우리는 음의 높이를 고음과 저음, 중음으로 나눕니다. 자, 여기서 위에 언급한 진동이란 개념이 다시 나오게 됩니다. 음의 높낮이는 발생한 소리의 진동수(주파수)로 결정됩니다. 주파수의 단위는 헤르츠(hz)인데, 헤르츠는 1초 동안의 진동 횟수를 말합니다. 1 헤르츠(hz) 면 1초에 한 번 진동한 소리인 것이죠.

각주 : 앞으로 나올 헤르츠는 주파수, 프리퀀시와 같은 뜻입니다. 프리퀀시 = 주파수 = 헤르츠.


인간의 가청 주파수는 20hz – 20,000hz입니다. 이보다 더 낮은 주파수나 더 높은 주파수는 인간이 들을 수가 없습니다. 앞서 말한 1hz의 소리는 들을 수가 없습니다. 1초에 20번 진동한 소리를 20hz라고 합니다. 200번 진동하면 200hz, 2,000번 진동하면 2khz가 되겠군요. 진동수가 낮을수록 낮은음, 높을수록 높은음이 됩니다. 영상을 한 번 볼까요?

‘어? 저는 102hz 밑으로는 아무것도 못 들었어요.’ 하시는 분이 계실 겁니다. 그건 대체로 스피커/이어폰의 문제입니다. 스피커나 이어폰이 20hz – 20,000hz의 스펙트럼을 구현해내지 못하는 거죠.


‘어? 저는 16,000 - 17,000hz 위로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요. 전에 어디서 봤는데, 나이가 들수록 청력이 낮아져 높은 주파수는 못 듣는다던데, 저 늙은 건가요?’ 하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바로 이런 hearing test 영상처럼요.

이 영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나이가 들수록 청력이 낮아져 고음역대를 듣지 못합니다. 다만, 저번 시간에 설명했듯이 유튜브는 음질을 압축시켜 놓았기 때문에 16000hz 이상의 소리는 구현을 못 합니다. 어차피 안 들리는 겁니다.


자, 이런 식으로 진동 횟수가 음의 높낮이를 결정짓습니다. 기타 줄을 보면, 6번 줄은 두껍고 1번 줄은 얇습니다. 두꺼울수록 진동 횟수가 낮으니 낮은 소리가 나고, 얇을수록 진동 횟수가 높아지니 높은 소리가 나게 되는 겁니다. 피아노 소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건반에 연결된 해머가 피아노 내부에 있는 현을 때리면서 발생하는 소리죠. 낮은음일수록 그 현의 두께가 굵직하고, 높은음일수록 그 현의 두께가 얇습니다.


 우리는 낮은음을 낼 때 주로 흉성을 씁니다. 높은음을 낼 때는 두성을 쓰죠. 발성법을 배우건 배우지 않았건 음의 높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흉부/두부를 울리게 됩니다. 낮은음은 아래로, 높은음은 위로. 자, 방금 가청 주파수를 체크하기 위해 봤던 헤르츠 영상을 다시 떠올려보세요. 낮은음에서 높은음으로 올라갈 때, 음 위치의 변화를 느끼셨나요? 10,000hz를 기준으로 그 밑의 음은 낮은 위치에서 들리는 것 같고, 그 위의 음은 높은 위치에서 들리는 것 같지 않으셨나요? 맞습니다. 소리는 낮은음일수록 밑으로 향하고 높은음일수록 위로 향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낮은 목소리를 낼 때 가슴이 울리던 이유, 높은 목소리를 낼 때 머리가 가끔 어질 했던 이유. 그렇습니다. 높은 진동일수록 소리는 위로 향하고, 낮은 진동일수록 소리는 밑으로 향합니다. 목소리 역시 마찬가지죠.

 사람들이 가득 찬 술집에서 종업원을 부를 때, 우리는 어떻게 하죠? 벨을 누르신다고요? 아 맞네요. 벨이 없는 식당이라면 보통 손을 들고 ‘저기요!’라고 외치죠. 이때, 보통 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사람의 말소리는 가게 소음에 쉽게 묻힙니다. 낮은 소리일수록 아래로 가기 때문에 서 있는 종업원의 귀까지 도달하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죠. 그래서 낮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이 종업원을 부르려면 진짜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야 합니다. 하지만, 얇고 날카로운 목소리를 가진 사람은 쉽습니다. 종업원이 금방금방 소리를 듣고 테이블로 오죠. 높은 소리일수록 위로 향하기 때문입니다. 종업원은 보통 서 있으니까요. 우리는 진동이 높을수록(헤르츠가 높을수록) 소리가 위로 향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게,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음이 낮을수록 밑에 있고 높을수록 위에 있다.     


세 번째인 음색. 다시 앞으로 돌아가 볼까요?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소리만 듣고도 그 소리의 정체를 알아차리나?’ 그것은 3번인 음색 때문입니다. 제 목소리와 여러분의 목소리가 다른 이유도, 차 소리와 호랑이 울음소리를 구별할 수 있는 이유도 다 이 음색 때문입니다. 음색, 다시 말해 톤이란 무엇일까요(톤과 음색은 같은 말입니다)? 톤은 물체가 가진 고유의 소리입니다. 그럼 물체는 왜 각자마다의 고유의 소리를 가지고 있을까요? 아주 짧고 간결하게 설명해 드리자면, 바로 배음의 차이 때문입니다. 자연의 소리 중 배음이 없는 소리는 없습니다.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술의 발전 덕분에 배음이 없는 소리를 인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게 됐습니다. 배음이 없는 소리를 ‘사인(sine) 파’라고 부르고, 이 사인파의 소리는 앞서 들으셨던 헤르츠 체크 영상에 나오는 소리와 같죠. 아무런 배음이 없는 소리. 이외의 소리는 전-부, 단언컨대 전-부 배음이 존재합니다. 비교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보셨다시피 각각의 음마다 주파수의 모양이 다릅니다. 배음이 없는 사인파는 기음을 기준으로 봉우리가 하나만 솟아오릅니다. 그 외의 다른 악기들은 각각의 주파수 영역대를 보유하고 있죠. 자, 이건 그냥 비교를 위하여 이렇게 보여주는 것뿐입니다. 배음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유튜브를 참고해 주세요.         

이런 식으로 음색의 차이를 느끼게 해주는 건 배음입니다. 이제 왜 우리는 소리를 구별할 수 있는지 아시겠죠?

각주 : 사실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소리가 다르게 들리는 이유는 배음 때문이고, 우리가 소리를 구별할 수 있는 이유는 기억력 때문입니다. 생전 듣도듣도 못한 소리를 들으면 다른 소리인 줄은 알지만 그게 무슨 소리인 줄은 모릅니다. 처음 들어본 소리는 정체를 알 수 없으니까요. 여러분들이 헷갈리시지 않게 미리 첨언합니다.    



자, 이렇게 우리는 소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사전적 정의와 ‘사운드로 음악을 들을 때’ 알아둬야 할 소리의 3가지 특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아직 음악을 듣지도 못했으니까요. 다음 시간에는 프리퀀시(주파수)와 패닝, 볼륨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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